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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족사회 새 현상, 한국행 원정혼례식 알아본다

[길림신문] | 발행시간: 2014.10.09일 09:43

서울의 한 례식장에서 혼례식을 올리는 조선족 신혼부부.

회사에서 말미를 맡는 영업팀 강과장을 보고 《서울에는 또 어째, 어디 숨겨놓은 애인이라도 만나러 가는게 아닌가.》라는 동사자들의 우스개에 강씨는 메기입을 벌려 히죽이 웃으며 《애인은 먼 놈의 애인, 내 녀동생과 매부가 한국에 있잖소. 그래서 그 딸년이 제 부모 있는 서울에 가서 결혼식을 올린다는가. 신랑 부모도 다 그쪽에 있다고 하는구만. 왕복 비행기표를 끊어주면서 오라는데 가야지 어떡하오. 아무튼 친척들이 거의 다 그쪽에 나가있으니 그럴 법도 하지.》라고 심드렁해서 대꾸한다...

조선족젊은이들의 결혼패턴이 변해가고있는가운데 요즘 한국에 나가서 원정례식을 올리는 사례가 그렇게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간간히 들려오고있다. 량가 부모와 친척들이 대부분 한국에 나가 있는게 원정례식의 주원인이다.

한국행 원정결혼식에 비용은 대개 얼마나 들어가고 축의금은 어떻게 받고있으며 례식에서 우리가 배우고 참고로 해야 할 점은 없을가. 일전 한국에 녀동생과 조카 결혼식 그리고 직접 한국에서 례식을 올리고 돌아온 당사자 등 세 사람을 만나서 이 방면에 대해 잠간 알아봤다.

원정결혼에 비용이 만만찮을것 같은데, 당지에서 하객들은 축의금을 어떻게 내는가?

신부측 지인들이 90여명 왔는데 그중 조선족 60여명에 한국인 30명 정도 참가했다. 신부측에서 례식장에 들어간 총 비용은 한화로 900여만원, 축의금이 1000만원 정도 들어와 부조와 지출이 거의 맞먹었다. 축의금은 고모와 이모, 삼촌들은 50만원에서 100만원, 사촌들은 20만원에서 30만원씩, 그리고 6촌이나 더 먼 친척, 부모의 친구와 동창, 옛 이웃들도 10만원씩 축의금을 갖고 왔다. 한국인들은 3만원에서 10만원의 축의금을 가지고 왔다.

웨딩촬영에 쓴 비용은 150만원으로 신랑측에서 부담했으며 뷔페에 들어간 음식값은 각자 하객수에 따라 일인당 3만 6000원, 그리고 선물을 준비하는데 한 사람당 4000원씩 들어갔다. 례식이 끝난 다음 녀동생은 2박 3일 일정으로 제주도로 신혼려행을 떠났는데 일인당 27만원을 냈다. 총적으로 비용면에서 따져봤을 때 례식도 올리고 신혼려행도 한 점을 고려하면 한국이나 중국이나 그렇게 큰 차이가 나지 않은것 같았다.

한국에서 올린 원정례식이 중국보다 어떤 점이 인상 깊었는지?

얼마전 조카잔치로 서울에 다녀왔는데 한국에서 결혼식을 올리는걸 보니 간단하면서도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맛이 있어 좋은 인상을 남겼다. 세련되게 장식한 례식장은 생화로 은은한 꽃향이 장내를 감돌았고 주례를 서는 사람은 조용하면서도 엄숙하게 사회를 이끌어나갔다. 여기서처럼 주례, 악대, 가수, 가족이 마구 뒤엉켜 온 장내가 떠나가도록 들볶아대지 않았으며 진행시간도 길지 않았다.

신랑신부더러 《바가지를 뒤엎게》 하고 량가 부모와 친척들이 나와서 춤판도 벌리지 않았다. 중국에서도 이제부터라도 이런 형식의 례식이 보급되였으면 좋겠다. 그리고 례식을 올리고 식사는 다른 장소로 옮겨 뷔페식으로 했는데 이것도 우리가 섭취할바가 아닌가 생각한다.

춤 말이 나왔으니 말이지 언젠가 중국의 한 결혼식장에서 신랑측에서 신부측 부모들을 보고 흥을 돋우기 위해 나와서 함께 춤을 추자고 말했다가 《봉건통》 신부아버지가 《딸을 시집보내는 심정도 그런데 춤이 다 뭔가》면서 버럭 화를 내면서 걸고든적도 있었다...

녀동생 결혼식에 한국사람들은 대부분 정장차림을 하고 왔는데 조선족들은 중국에서 하던 습관대로 그냥 캐주얼차림으로, 심지어 일할 때 그 모습을 해가지고 온 하객도 있는것 같았다. 이전에는 몰랐는데 비교를 해보니 자연히 례식장의 전체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고 남을 배려하지 않았다는 느낌이 든다.

한국에서는 결혼식 주례가 끝나면 하객들은 뷔페 먹으러 가고 신랑신부와 신랑측 부모는 페백실에서 전통혼례식을 올리는데 약 30분가량 걸린다.

원정례식을 올린 당사자로서 좋은 추억이 됐겠는데...

이전에 중국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친구들처럼 주례가 오래 시간을 끌면 어쩔가 근심했는데 전반 과정이 40분만에 끝나 하나도 힘들지 않았다. 례식을 올리는 날 신부들은 많이 힘들어한다. 때문에 될수록 절차가 간단하고 빨리 끝나주기를 바란다. 우리는 친인들의 축복속에서 례식이 끝나 점심을 맛있게 먹고 그길로 직접 제주도로 신혼려행을 떠났다.

제주해변의 아름다운 풍경을 신랑과 함께 만끽하면서 두 사람만의 시간을 오붓하게 갖는다는 자체가 더없이 좋았다. 일석이조로 외국에 나가서 례식도 올리고 신혼려행도 다녀오고 영원한 추억을 만들고 돌아왔다.

례식장과 음식을 드는 장소가 갈라져있는것도 좋았다. 뷔페로 된 음식은 깨끗했고 맛있었으며 전혀 랑비가 없었다. 한국행 원정결혼식에서 받은 감수는 이것뿐이 아니다. 나는 례식을 올린 당사자이지만 중국에선 왜 그렇게 많은 차량을 동원해야 하는지 전혀 리해가 안 간다. 아마도 체면을 너무 따져서 그런것 같다. 그 돈을 절약해서 두 사람이 신혼려행을 다녀오면 얼마나 좋은가...

집에서 지지고볶고하던 조선족들의 결혼례식은 그동안 많은 변화를 가져와 이제는 외국에까지 나가서 원정례식을 올리고 신혼려행을 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앞으로 우리의 결혼문화도 그냥 지금의 이 수준에 머물러있지 말고 좀 더 한 차원 품위있는 방향으로 향상됐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편집/기자: [ 리철수 ] 원고래원: [ 길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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