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지난 2011년 동일본대지진과 쓰나미 여파로 폭발한 후쿠시마 원전사고 피해 지역이 이번엔 너구리 습격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피해지역이 너구리 서식지로전락하면서 주민 귀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최근 “후쿠시마현에서 너구리가 포획되거나 발견된 보고가 지난해 14개 시정촌(일본 행정구역)에서 올해 4곳 추가됐다”고 보도했다.
미나미소우마 시(市)의 경우, 포획된 너구리 수가 원전사고 이후 올해까지 3년새 26마리(새끼 6마리 포함)로 증가했다. 앞서 12년간 포획된 너구리는 8마리(새끼 2마리 포함)에 불과했다.
신문은 “어미 너구리 1마리당 연간 3~4마리의 새끼를 출산하기 때문에 새끼가 많이 발견됐다는 것은 번식률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피해지역에서 포획된 너구리. [출처:마이니치신문]
피해지에 출몰하는 너구리는 ‘귀환곤란구역’의 민가에 배설물을 뿌리면서 주변지역을 오염시키고 있다. 또 건물 기둥 등을 갉아 먹는 등 훼손 피해도 심각하다.
피해지역 출신 주민들은 “이대로는 가다간 고향에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사라질 것 같다”고 걱정했다.
후쿠시마현 산업ㆍ보상 대책과는 “현지 엽우회에 구제를 부탁하고 있지만, 멧돼지 구제 문제가 심각해 일손이 부족하다”고 난색을 표했다.
일본 수의생명과학대 가토 타쿠야 조교수는 “피해를 줄이려면 야생 너구리를 한마리라도 더 포획해야 하지만,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개체수 증가는 막을 수 없다”고 우려했다.
한편 일본 전역에서의 너구리 피해도 커지고 있다. 2012년에는 너구리로 인한 농작물 피해는 3억3000만엔에 달했다.
환경부가 전국적으로 포획한 너구리 수는 1991년 9마리에서 2010년 2만5000명으로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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