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자 앱 | | 모바일버전
뉴스 > 한민족 > 인물기업
  • 작게
  • 원본
  • 크게

'어린이 마음, 좋은 책 많이 읽혀 옥토로 가꿔야'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4.12.05일 09:53

안병렬 옌볜과기대 교수가 중국 옌지에 있는 사무실에서

조선족학교 독서운동과 고아 돌봄사역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인물이름 : 안병렬

 (흑룡강신문=하얼빈) 팔순을 앞둔 안병렬(78·옌볜과기대) 교수가 살을 에는 중국 북간도의 칼바람을 마주한 지는 올해로 15년째다. 안동대 국문학과 교수로 재직하던 1999년 안식년을 맞아 옌볜 땅을 처음 밟으면서 인생행로를 틀었다. 이듬해 사표를 던진 그는 옌볜과기대 한국어과 교수로 봉사하면서 현지 조선족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10년 넘게 독서운동을 펼치고 있다.

  최근 옌볜조선족자치주 주도인 옌지에서 안 교수를 만났다. 옌지 시내 한 오피스텔에 있는 그의 사무실은 사랑방처럼 꾸며져 있었다. 한글 동화·동시와 소설, 수필집 등이 책장에 가득했다. 창고에 보관된 책까지 2만권 가까이 된다고 했다.

  “독서운동을 시작하면서 서울 동대문시장 중고책방에서 들여오고 때로 기증도 받은 책들이 대부분이에요. 이 책들을 조선족 소학교(초등학교) 20여곳을 순회하면서 매달 100∼200권씩 상자에 담아 빌려주고 있어요.”

  그가 독서운동을 시작한 사연 같은 게 있을 법했다. “안식년 때였어요. 명색이 국문학 교수인지라 조선족 학교 학생들이 쓰는 교과서가 궁금해서 한번 봤는데, 충격을 받았어요. 어문교과서(국어)에 소개된 동화 상당수가 전쟁 내용이었어요. 여리고 순수한 마음에 적개심을 불러일으키는 이야기들이 너무 많았어요. ‘저 어린애들 마음이 자갈밭으로 변하기 전에 옥토를 만들어주자’고 다짐하면서 일을 벌이게 된 거죠.”

  그는 현지 자원봉사자 3명과 함께 수십㎞ 떨어진 오지 마을 학교까지 찾아다니면서 한글 도서 보급에 안간힘을 썼다. “여기저기 흩어진 학교를 찾아가서 책을 전달하는 것보다 한글 책을 읽히지 않으려는 조선족 교사나 교장들의 저항과 냉대가 더 힘들었어요.”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오히려 주말독서학교를 운영하면서 독서 교사도 길러냈다. 수시로 문화강좌도 열어 조선족 교사나 학생들과 교류하며 독서운동을 확산시키는 데 정성을 쏟았다.

  독서운동을 펼치면서 안 교수는 또 다른 사명을 발견했다. 책을 전달하러 조선족 소학교에 들렀다가 열악한 형편에 처한 고아들의 실상을 목격한 것이다. 중국에 불법 입국한 부모들이 낳은 뒤 방치한 아이들이었다. 수년 전에는 이 같은 학생들에 대한 단속 때문에 조선족학교가 폐교 위기에 몰린 적도 있었다. “그들의 사정을 알게 된 이상 기독교인으로서 모른 척 할 수는 없었어요.” 안 교수는 한국의 지인들과 몇몇 교회들의 십시일반 도움으로 고아 200명을 돕기 시작했다. 그때가 칠순 즈음이었다. 친구들은 인생을 정리하는데, 그는 독서운동 외에 일거리 하나가 더 늘어난 것이다.

  안 교수는 “이 나이에 후원자들을 모으느라 여기저기 ‘구걸’하는 신세가 됐는데, 근래 들어 다들 형편이 어려운지 후원이 끊기고 있다”면서 “한국교회가 관심을 갖고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출처: 조글로

뉴스조회 이용자 (연령)비율 표시 값 회원 정보를 정확하게 입력해 주시면 통계에 도움이 됩니다.

남성 67%
10대 0%
20대 17%
30대 50%
40대 0%
50대 0%
60대 0%
70대 0%
여성 33%
10대 0%
20대 17%
30대 17%
40대 0%
50대 0%
60대 0%
70대 0%

네티즌 의견

첫 의견을 남겨주세요. 0 / 300 자

- 관련 태그 기사

관심 많은 뉴스

관심 필요 뉴스

모이자114

추천 많은 뉴스

댓글 많은 뉴스

1/3
“공개하자마자 좋아요 1만 개” 임영웅, 상암콘서트 포스터 공개

“공개하자마자 좋아요 1만 개” 임영웅, 상암콘서트 포스터 공개

가수 임영웅(32) 이달 말 공연을 앞두고 있는 가수 임영웅(32)이 상암콘서트 포스터를 공개하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앞서 임영웅의 소속사 물고기뮤직은 지난 5월 1일(수)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을 통해 임영웅의 상암콘서트 포스터를 공개했다. 이번 콘서트의 타이틀

“열심히 준비했다” 하지원, 정호철 커플 결혼식서 생애 첫 주례

“열심히 준비했다” 하지원, 정호철 커플 결혼식서 생애 첫 주례

배우 하지원(45) 배우 하지원(45)이 코미디언 커플인 정호철(36), 이혜지(31) 커플의 결혼식장에서 생애 처음으로 주례를 맡았던 사연을 공개했다. 하지원은 지난 5월 1일(수) 오후 8시 10분에 처음으로 방송된 채널A의 새 프로그램 ‘인간적으로’에 첫 게스트로 출연했

"임영웅 효과" 정관장, 광고모델 바꾸자마자 멤버십 2만명 신규 대박

"임영웅 효과" 정관장, 광고모델 바꾸자마자 멤버십 2만명 신규 대박

정관장 "8일 만에 멤버십 신규가입 2만명…임영웅 효과"[연합뉴스] KGC인삼공사는 가정의 달 프로모션 시작일인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일까지 8일간 정관장 멤버십에 새로 가입한 멤버스 고객이 2만명을 넘었다고 2일 밝혔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는 작년 가정의

모이자 소개|모이자 모바일|운영원칙|개인정보 보호정책|모이자 연혁|광고안내|제휴안내|제휴사 소개
기사송고: news@moyiza.kr
Copyright © Moyiza.kr 2000~2024 All Rights Reserved.
모이자 모바일
광고 차단 기능 끄기
광고 차단 기능을 사용하면 모이자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모이자를 정상적으로 이용하려면 광고 차단 기능을 꺼 두세요.
광고 차단 해지방법을 참조하시거나 서비스 센터에 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