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자 앱 | | 모바일버전
뉴스 > 사회 > 사회일반
  • 작게
  • 원본
  • 크게

일부 조선족, 위명여권 때문에 '국제미아' 돼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5.01.14일 09:41

중국동포 가게 몰린 가리봉시장.

  합법 여권 갖고도 출국 않고 '불체자'로…불법 악순환

  (흑룡강신문=하얼빈) 한국 정부는 위명 여권 사용자가 적발되면 법정에 세워 형사 처벌을 하고 추방해 10년간 한국에 들어올 수 없게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많은 중국동포들이 어떻게든 적발되는 것을 피하려고 음지로 숨어들고 있고, 상당수의 중국동포가 '과거'에 발목이 잡힌 채 불안한 나날 속에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 국적 잃고 가족과도 생이별 = 한국에 귀화해 가정을 꾸리고 평범한 삶을 살던 중국동포 출신 이송화(40·여·가명) 씨에게 2013년은 악몽 같은 한 해로 기억된다. 위명 여권을 쓴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출입국관리사무소에 붙잡혀 간 것이다.

  2005년 불법체류로 강제추방된 전력을 숨기기 위해 중국에서 이름 끝자와 생년월일을 고쳐 여권을 만들어 2007년 입국한 것이 화근이었다. 당시는 이미 불법체류로 인한 입국규제 기간이 지나 자신의 실제 이름으로도 합법적인 입국이 가능했지만 이 씨는 과거의 불체자 전력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위명 여권을 만든 것이다.

  법무부는 이 씨의 국적을 박탈하고 강제출국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이 씨는 이미 중국 국적을 포기한 지 오래였다.

  '국제 미아'가 된 이 씨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귀화취소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소송을 내 강제추방은 일단 면했다. 법무부가 소송 기간 강제추방 집행을 유보한 것이다. 1심에서 지고 최근 항소심에서 승소했다. 하지만 대법원 상고심에서 지면 이 씨는 한중 양국 국적을 모두 잃고 어느 곳도 갈 수 없는 처지로 전락한다.

  귀화를 했다가 위명 여권 사용 전력 때문에 국적을 박탈당한 박옥화(40·여·가명) 씨도 이 씨처럼 두 나라의 국적을 모두 잃은 경우다. 이 씨도 현재 소송을 진행 중이다.

  중국은 국적을 한 번 포기한 이들에게 좀처럼 다시 국적을 내주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한국 정부는 일단 이들을 출신 국가로 돌려보내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이 때문에 중국 등 원래 국적을 이미 포기한 상태에서 불법 체류자로 전락한 이들은 무국적자로 살아가면서 당국의 단속에 걸리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위명 여권 문제 때문에 졸지에 이산가족이 된 이들도 적지 않다.

  중국동포 최향옥(70·여·가명) 씨는 남편, 자녀와 함께 몇 년 전 영주권을 얻어 한국에서 노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나 위명 여권 전력이 드러나 지난달 출입국 당국에 붙잡혀 중국으로 강제 추방당했다. 중국 국적이 있어 돌아갈 나라가 있는 것이 불행 중 다행이지만 가족이 모두 한국에서 새 터전을 마련한 상황에서 홀로 중국에서 최소 10년을 살아야 할 처지다.

  ◇ "걸리느니 차라리 불체자로"…불법의 악순환 = 10년 전, 20년 전의 일이 언제 자신의 발목을 잡을 줄 모른다는 두려움은 중국동포사회에 보이지 않는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2012년 정부가 얼굴과 지문 인식 시스템을 전면 가동하면서 과거 두 개 이상의 여권 정보를 썼던 중국동포들은 출입국심사대를 거쳐 외국에 나가는 일은 꿈도 못 꾼다.

  정동주 행정사는 "우리 사무실을 통해 한국 국적을 딴 중국동포가 뒤늦게 위명 여권을 쓴 적이 있다고 고백하면서 중국에 갔다 올 수 있느냐고 묻기에, 나가지 말고 그냥 머물러 있으라고 권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합법 체류 신분임에도 과거 위명 여권 문제가 드러날까 봐 기한 내에 출국하지 않고 불법체류자가 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방문취업(H-2) 등 합법적인 비자를 얻어 한국내에 들어왔지만 출입국사무소를 찾아 체류 기간을 연장하거나 중국으로 귀국하려는 과정에서 위명 여권 사용 전력이 드러날까 봐 아예 기한 내 출국을 포기하는 것이다.

  이러다보니 출입국사무소나 공항 등 관청 근처에는 가지 않는 것이 상책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정 행정사는 "위명 여권은 사건 발생 시점이 언제든 시효 없이 처벌한다는 것이 출입국관리사무소의 입장"이라며 "정상 비자를 받고 들어온 사람도 주변 사람이 공항 같은 곳에서 위명 여권으로 잡혀 10년 동안 못 들어오게 되는 것을 보면서 아예 장기 불법체류의 길을 택하는 케이스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장기 불법 체류자로 지내다 보면, 생활에 여러 신분상의 제약이 따르고 정신적으로도 위축되면서 범죄자로 전락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유봉순 재한조선족연합회 회장은 "박춘봉 사람 같은 경우도 위명여권을 쓴 적이 있고 불법체류 상황에서 범죄를 저질렀다"며 "불법체류가 아니고 가족과 함께 잘 살고 있었으면 이런 사건을 벌이지 않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뉴스조회 이용자 (연령)비율 표시 값 회원 정보를 정확하게 입력해 주시면 통계에 도움이 됩니다.

남성 59%
10대 6%
20대 0%
30대 29%
40대 18%
50대 6%
60대 0%
70대 0%
여성 41%
10대 0%
20대 0%
30대 35%
40대 0%
50대 6%
60대 0%
70대 0%

네티즌 의견 1

의견을 남겨주세요. 0 / 300 자
WangJiese남자
신고에 의해 관리자가 2017-03-20 13:50:09 에 블라인드 처리를 하였습니다. [사유보기]
답글 (0)

- 관련 태그 기사

관심 많은 뉴스

관심 필요 뉴스

영원한 '오빠', 그리고 '가황' 나훈아가 가수 생활 은퇴를 밝혀 화제가 되고 있다. 27일, 인천 연수구 송도컴벤션시아에서 나훈아는 데뷔 58년 생활을 마무리하는 단독 공연을 펼쳤다. 그는 이날 "이제 진짜 마이크를 내려놓는다"며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오후 3
1/3
모이자114

추천 많은 뉴스

댓글 많은 뉴스

1/3
'빙설의 꿈, 하나로 잇는 아시아'... 2024년 할빈시조선족중소학생 랑독대회 개최

'빙설의 꿈, 하나로 잇는 아시아'... 2024년 할빈시조선족중소학생 랑독대회 개최

도리조선족학교 초중부 김가영, 소학부 하의연 학생 특등상 아성조중 두사기, 오상시조선족실험소학교 강봉혁 학생 1등상 2025년 제9차동계아시안게임과 할빈빙설문화의 풍채 및 2024년 세계독서의 날을 맞아 최근 할빈시조선민족예술관, 할빈시교육연구원민족교연부,

중국 의학계, 인재 육성∙AI 접목한 교육 강화에 박차

중국 의학계, 인재 육성∙AI 접목한 교육 강화에 박차

"현대의학은 단일 질병에서 동반 질환으로, 질병에 대한 관심에서 건강에 대한 관심으로, 즉각적 효과에서 장기적 효과로, 개체에서 단체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의료 업무는 '질병 치료 중심'에서 '환자 중심'으로, 더 나아가 '사람과 인류 중심'으로 전환돼야 합니다.

중국 로동절 련휴 겨냥, 소비 진작 위한 다양한 활동 전개

중국 로동절 련휴 겨냥, 소비 진작 위한 다양한 활동 전개

지난 21일 하북성 석가장시 정정(正定)현의 한 야시장에 사람들이 북적이는 모습을 드론 사진에 담았다. (사진/신화통신) 중국 정부가 로동절(5월 1일) 련휴를 앞두고 소비 진작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하아동(何亞東)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25일 상무부 정례브리핑

모이자 소개|모이자 모바일|운영원칙|개인정보 보호정책|모이자 연혁|광고안내|제휴안내|제휴사 소개
기사송고: news@moyiza.kr
Copyright © Moyiza.kr 2000~2024 All Rights Reserved.
모이자 모바일
광고 차단 기능 끄기
광고 차단 기능을 사용하면 모이자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모이자를 정상적으로 이용하려면 광고 차단 기능을 꺼 두세요.
광고 차단 해지방법을 참조하시거나 서비스 센터에 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