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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송정 푸른 솔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5.01.15일 08:59
작성자: 김혁

  (흑룡강신문=하얼빈) 양처럼, 수굿이 걸음을 옮겨 을미년 새해의 첫 등산을 했다. 고도(古都) 용정에서 서남쪽방향으로 약 4키로메터쯤에서 용정을 보듬어 안은 세전이벌과 평강벌의 복판에 분수령으로 솟았는 비암산이라는 고운 이름의 산에 올랐다.

  막상 이 산의 이름을 세상에 알린것은 한 그루의 나무때문이다. 물론 산에 오르면 사처에 사철 푸른 소나무 투성이지만 이 소나무만은 그 위상이 남다르다.

  1930년대에 이미 있었던 이 소나무는 흡사 큰 기둥에 청기와를 얹은 정자와 비슷하다고 하여 많은 사람들은 "일송정(一松亭)"이라고 부른다.

  일송정 푸른 솔은 흘러 흘러 갔어도

  한줄기 해란강은 천년두고 흐른다

  저 유명한 '용정의 노래'의 첫구절에 나오며 세간에 더욱 알려진 나무, 용정사람들에게 있어서 일송정은 그야말로 용정을 징표하는 '마스코드'이다.

  일찍 용정사람들에게 있어서 이 고색찬연한 일송정은 용정을 지켜주는 "당산나무"격이였다. 결혼하여 젊은 여인들은 "일송정"이 뿌리를 박은 바위를 기자석(祈子石. 아들 낳기를 기원하는 바위)으로 삼았고 가물이 들면 농부들은 일송정을 기우제를 지내는 신주나무로 모셨다.

  비암산은 언젠가부터는 반일투사들의 비밀아지트 역할도 했다. 반일지사와 학생들이 일제의 감시의 눈초리를 피해 멀리 산에 올라 일제를 쳐부시고 독립에 대한 결의를 다지고 기원하던 곳이 일송정나무 아래였다.

  일송정이 용정사람들의 드높은 기상을 보여주는 징표로 부상하자 불안한 일제는 나무에 마수를 뻗치기 시작했다.

  잔악한 일제경찰은 일송정에 대못을 박아넣고 구멍을 내고 후춧가루를 넣고 급기야는 나무에 대고 사격연습을 하는등 악랄한 수단으로 나무를 고사(枯死)시켰다.

  1930년대 '조선일보' 기자로 활약하면서 취재차 용정행차를 하였던 김기림의 "간도기행" (조선일보 1930년 6월13일~26일) 에서도 당시 일송정의 모습을 찾아 볼수 있다.

  "평강령 남단을 가로막고 앉은 일송정 봉오리는 고절을 자랑하던 소나무도 옛이야기. 지금은 마른 거루만 남아있다고 한다. 이리하여 간도에 남아있던 최후이며 유일한 소나무도 다만 일송정 이름속에 남아있는것이다."

  1980년대 용정시의 사회단체들은 그 옛날 민족의 기상을 상징하는 설화가 담긴 소나무를 복원하기로 합의를 보고 복원식수를 하였다. 소나무를 떠다 심었고 나무곁에 팔각정자도 세웠다. 하늘향해 비첨이 건뜩 들리고 단청무늬가 아름다운 정자의 천정에는 가곡 '용정의 노래'에 나오는 주요한 줄거리를 소재로 하여 우물, 말 탄 사람, 달빛 어린 해란강, 용주사, 용문교, 대성중학교등 용정의 경관들을 그려넣었다. 이후 일송정이 섰는 산정에로 오르는 돌층계, 일송정 기념비, 팔각정자, 조선족 유명 작가 시인들이 지은 용정관련 시구를 새긴 노래비등을 건립하여 한동안 인적기 드물던 산정에 제법 하나의 풍경구가 조성되였다.

  지금 용정시의 텔레비중계탑, 강경애 문학비와 함께 비암산에 자리잡은 일송정은 용정의 빠칠수 없는 하나의 주요한 경관으로 되였고 일송정은 정녕 유서깊은 용정과 더불어 중국조선민족의 애환과 분발을 상징하는 문화유물로 민족의 전설과 역사를 이야기 해주는 신목(神木)으로 사람들의 마음속에 각인되였다.

  지난해 말, 용정시에서는 또 한번 일송정을 새롭게 수선하였다. 300여만원을 투입하였고 한국의 저명한 조경사를 초빙하여 일송정기념비주변을 새롭게 조경하였다.

  사철 푸르른 잎새, 철갑을 두른 듯한 몸체, 소나무는 우리 민족이 가장 좋아하는 나무이다. 혹독한 추위와 매서운 바람도 잘 견뎌내며 허연 눈발을 떠이고도 푸름을 잃지 않는 소나무는 그래서 모진 역사의 시련을 견디며 오늘에 이른 우리 민족정신과도 많이 닮았다.

  새롭게 조경한 일송정은 오늘도 비암산의 창공 한 자락을 떠인채 그 전설을 읽으며 찾아드는 유람객들을 맞아 주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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