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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10분 만에 푼 특목고 '전교1등' 퇴학, 왜?

[기타] | 발행시간: 2012.04.09일 03:16
어느 학부모의 제보 - "문제 10분 만에 다 풀고 자, 틀린 정답도 똑같이 썼다더라"

CCTV에 찍힌 범행 - 시험 전 한밤중 USB 들고 가 교사 컴퓨터의 시험문제 복사

"누나가 간 서울대, 나도 가야…" - 과도한 내신 부담이 범죄로… 유명 사립학교 문제유출 많아

2학기 기말고사를 일주일 앞둔 지난해 12월 8일 밤 11시 37분 서울 A외고. '전교 1등' 2학년 B(17)군이 1층 교무실 문을 열고 들어갔다. 스페인어 교사가 기말고사 시험문제를 컴퓨터 화면에 띄워둔 채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였다. 컴퓨터에는 암호 설정이 되어 있지 않았다. B군은 가져간 USB를 컴퓨터에 꽂아 시험문제를 저장하고 교무실에서 나왔다. B군은 '완전 범죄'라 생각했지만 1층 복도 한쪽에 설치된 CCTV에 찍혔다.

A학교는 특목고 중에서도 명문으로 꼽혀 이 사건 소식은 다른 학교 학부모들 사이에 급속히 퍼졌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일까.

◇명문고에서 발생한 충격적 사건

교육청의 감사 보고서와 본지 취재에 따르면 B군은 이날 말고도 기말고사를 치기 전에 최소 두 번 더 한밤중에 교무실에 침입했다. 10시30분 야간자율학습이 끝난 뒤 집에 가지 않고 허술한 틈을 기다린 것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이 학교 현관과 교무실 문에는 다른 학교처럼 보안장치가 되어 있지 않아 학생들의 출입이 자유로웠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급우들이 B군을 의심한 것은 이미 2학기 중간고사 때부터였다. 1학년 때 중간쯤이었던 B군 성적이 2학년 1학기 때는 조금 오르더니 2학기 중간고사 때는 전교 1등으로 껑충 뛰었기 때문이다.

특히 기말고사 기간에 B군의 행동은 매우 수상했다고 급우들은 전했다. B군은 시험문제를 10분 만에 다 풀고 엎드려 자버렸다. 한 급우는 "시험을 친 뒤 보니 영어 문제 중 학교에서 알려준 정답 중 잘못된 것이 2개 있었는데, B군은 2문제 모두 틀린 답까지 똑같이 써내고 자기 답이 맞다고 우기기도 했다"고 말했다.

기말고사 기간에 B군에 대한 소문이 번지자 다른 학부모가 항의했다.

B군은 학교가 CCTV를 보여주자 "스페인어 과목 시험문제를 훔쳤다"고 시인했다. 학교는 12월 29일 B군을 퇴학시키기로 결정해놓고도 퇴학 처리는 하지 않고 있었다. 서울시교육청이 1월에 학교에 나가 감사를 벌인 뒤에야 B군은 퇴학 처리됐다.

◇성적 부담이 학생들의 일탈 초래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외고에는 워낙 최상위권 학생들이 모여 있으니까 내신 경쟁이 치열해 B군이 이런 일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A학교 관계자는 "B군은 누나가 서울대에 다니기 때문에 자기도 서울대에 가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던 것 같다"고 말했다.

A학교에서는 B군 사건만 있었던 게 아니다. 교사 4명이 2010년부터 2011년까지 자기 자녀를 직접 가르치고 시험문제를 출제하고 검토까지 한 것으로 서울시교육청 감사에서 드러났다. 서울시교육청 감사관실은 "시험의 공정성을 위해서는 자녀가 학교에 다니면 다른 학년을 가르치거나 다른 반을 가르치도록 해야 하는데, A학교는 그것을 지키지 않았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A학교처럼 유명 사립학교에서 시험문제가 유출되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에는 명문대를 많이 보내기로 유명한 W고에서 교사가 자기가 가르치던 학생들을 집으로 불러 돈을 받고 과외를 하고 시험문제를 미리 알려줘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게 한 일이 적발되기도 했다. 교육계 관계자는 "내신이 치열하다 보니 서울 강남지역에서는 교사에게 한 달에 수백만원을 주고 과외를 받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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