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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룡]벼농사—우리의 희망산업

[길림신문] | 발행시간: 2015.02.09일 14:16

어릴 때 가을철이면 논밭의 벼가 누렇게 익어서 해님을 향해 구십도 경례를 하는 모습이 너무나도 가관이여서 그걸 마구 어루쓸어주면 이삭끝머리의 보슴털가시에 야들야들한 살결이 긁히여 알싸한 아픔이 간지럼을 타며 오동통한 팔뚝에 닭살이 돋힌다. 아프다고 앵앵거리면 외할아버지의 굵직한 바스음성이 들려오군 한다.

《아서라, 너희들 아빠엄마까지 농사에 신세를 망쳐준것만 해도 가슴 저린데 너희들 손마저 벼가지를 주물럭거리게 해서야 되겠냐!》

벼농사가 얼마나 힘들고 고생스러웠으면 자식들에게는, 후대들에게는 그 업을 물려주지 말자는것이 그 당시 할아버지세대의 희망이였다. 모내기철이면 먼동이 트기전부터 온집안이 부산을 떨며 나가 새벽추위에 떨군 했고 가을철이면 허리가 두동강이 나고 밤중까지 뽀얀 북데기먼지속에서 탈곡기와 함께 뱅뱅 돌아쳐야 했다. 헌데 뒤마을 한족농민 팡씨네는 늘 선들선들하게 밭일을 해나갔다. 노새목덜미로부터 궁둥이꼬랭이끝머리까지 멍에끈을 길게 드리워 쟁기나 써레를 달고 달달 달리며 여유있는 채찍질로 노오란 먼지를 일쿠며 일한다. 보기에도 재밋고 재치있어 보인다.

그들의 한전일과 우리들의 수전일은 보기에도 그 형식이 달랐고 후과도 달랐다. 한전곡식은 흙속에서 자라지만 수전에서 자라는 벼는 물속에 잠긴 흙에 붙어 살아난다. 물속에서 하는 작업이기에 그만큼 요구도 높고 공력도 더 많이 들어야 했다. 물론 요구가 높고 공력이 더 든것만큼 수확도 곱배로 났다. 때문에 우리의 조상들은 벼농사를 선택했고 벼농사를 했기에 살기 좋은 고장에다 뿌리를 박을수 있었고 남보다 윤택한 살림을 꾸릴수 있게 되였다. 수전개발은 또한 서로의 배합과 합작이 있어야 가능한 농사였기에 한집두집 모여서 동네를 이루고 품앗이나 두레형식으로 벼생산을 확대해 나간것이다. 이렇게 동네를 이룰수 있었기에 서로간의 교류가 있었고 교류가 있었기에 문화가 생겨날수 있었고 문화가 생겼기에 교육이 필요했던것이다.

그런데 우리의 벼농사가 이 대지에 대한 공헌이 얼마나 컸겠는가에 대해서는 별도로 자랑해 본적도 없었고 누구의 찬양도 크게 받아보지 못했었다. 기실 우리의 벼농사가 이 대지에 대한 공헌은 이루 다 말할수 없을만큼 큰것이다.

작년에 《검은 대지》라고 불리우는 흑룡강성 조선족농촌을 한바퀴 빙 돌면서 많은 감동과 충격을 받았었다. 렬차에 앉아서 달리고 달려도 끝머리가 보이지 않는 논밭, 특히 삼강평원의 드넓은 대지로 펼쳐지는 논밭, 감탄이 저절로 터져나왔고 욕망이 저절로 부풀어 올랐다. 도시와 향진의 외곽마다에는 겉벼로 그득그득 차넘치는 신형의 쌀뒤주가 줄느런히 세워져있었고 몇십톤짜리 차량들이 수없이 드나들고 있었다. 곡창의 또다른 풍경이였다. 백여년 이민사가 그려낸 걸작이였다. 지금까지는 맨손으로, 투지와 의력으로, 집체화거나 가정적으로 명작을 그려냈다면 앞으로는?

아직도 다 그려내지 못한 화면들도 많고 또한 붓끝이 닿지 않은 백지도 많다. 전반 중국이란 이 땅에서 아직 수전개발이 되지 못한 땅이 얼마나 되겠는가! 특히 북방의 가루음식이(吃面) 주식으로 되고있는 현실이 음식결구의 개변을 수요하고 전반 국가의 량식안보전략방침이 단위당 수확고의 최대치를 이룩할것을 요구하고있다. 이런 수요와 요구에 걸맞을 농업산업가운데서 앞자리를 차지할수 있는 항목이 바로 벼농사이다.

또한 벼농사가 우리 민족의 적성에 알맞는 산업인것이다. 때문에 앞으로는 맨손으로 아니고 전자화된 지능적인 기계화로, 규모적이고 공능적인 집약화로, 고품질로 체계화된 생태과학화로, 가공과 판매가 결합된 고수익으로 벼농사를 발전시켜 나갈야 할것이다. 동시에 뭉치고 조직된 일체화관리모식으로 우리의 후대들이 벼농사를 이어나갈수 있고 국가의 지속적인 지지를 받을수 있는 새롭고 더 높은 차원에서 벼농사를 바라봐야 할것이다. 그러자면 우리가 지금부터 이 방면에 대한 연구가 있어야 하고 관념갱신이 있어야 하고 자본축적이 있어야 하고 실력을 다지기에 노력해야 한다.

편집/기자: [ 리철수 ] 원고래원: [ 길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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