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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류 기브니 칼럼] 만치니와 퍼거슨의 결정적 차이점

[기타] | 발행시간: 2012.04.12일 11:49

악동 발로텔리 때문에 골치를 썩고 있는 만치니 (사진제공 : 게티이미지)

[앤드류 기브니 : 데일리미러 칼럼니스트] 에미리츠 스타디움에서 경기 종료 휘슬이 울렸을 때, 맨체스터 시티에게 그건 또다른 긴 여름의 시작을 의미했다. 아스널의 미켈 아르테타가 막판 결승골을 터뜨리면서 맨시티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승점차는 여섯 경기만 남은 가운데 8점으로 벌어졌다. 앞선 경기에서 맨유가 퀸즈 파크 레인저스를 2-0으로 물리쳤기 때문에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이 이끄는 맨시티는 큰 부담을 안고 경기를 치러야 했다.

그런 상황에서 마리오 발로텔리가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리자 모두들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발로텔리의 이름이 자동차 사고나 염문설 등 경기 외적인 일들로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렇게 기복이 심한 선수를 기용한다는 건 말썽을 자초하는 것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맨시티의 1-0 패배로 끝난 그 경기에서 발로텔리는 슈팅 수보다 더 많은 파울을 기록했는데 그건 분명 감독이 공격수로부터 기대할 만한 수치가 아니었다. 맨체스터 시티 소속으로 58경기에 출전한 발로텔리는 경고 20회와 퇴장 4회를 기록했다. 그가 말썽꾸러기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기록이다.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발로텔리를 이적시킬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라고 대답했는데 그건 발로텔리보다는 감독 본인의 입지를 말해주는 것처럼 들렸다.

카를로스 테베스가 맨시티에서 다시는 뛰지 못할 거라고 단언했을 때와는 달리 만치니 감독은 대답하기 전에 잠시 뜸을 들이는 것처럼 보였다. 발로텔리가 반성할 여지를 주고 싶어서 그랬을 수도 있고, 아니면 만치니 본인이 떠날 시기가 임박해서 그랬을 수도 있다.

최근 몇 주 동안 만치니의 축구 스타일, 전술, 선수기용 등 모든 결정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맨체스터 시티에서 감독의 입지가 좁아진 건 사실이다. 프리미어 리그의 다른 팀들이 경기장을 좁게 쓰는 맨시티의 스타일을 파악하면서 선덜랜드와 스토크 시티 같은 팀들도 맨시티의 공격을 원천봉쇄할 수 있었지만 만치니에겐 별다른 대안이 없었다.

만치니가 리그 정상에 도전할 수 있는 뛰어난 선수들을 보유한 건 분명하지만 맨시티는 그들의 잠재 능력을 최대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예를 들면 아담 존슨 같은 선수는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윙어이지만 만치니의 스타일 때문에 잠재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프리미어 리그에는 풀백과 미드필더가 경기장을 폭넓게 쓸 수 있도록 미드필더 네 명이 나란히 포진하거나 4-5-1 포메이션을 쓰는 팀들이 많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그런 전술을 사용하는데, 나니, 안토니오 발렌시아, 파트리스 에브라, 하파엘 같은 선수들이 측면을 공략하면서 중앙의 웨인 루니와 폴 스콜스에게 공간을 만들어 주면 경기를 지배할 수 있게 된다.

프리미어 리그 우승을 원하는 맨시티 감독이라면 알렉스 퍼거슨을 뛰어넘어야 한다. 만약 “퍼기”가 만치니의 입장에 있었다면 그와 같은 실수를 저지르진 않았을 것이다.

아스널전에서 사냐에게 살인적인 태클을 했던 발로텔리 (사진제공 : 게티이미지)

카를로스 테베스가 바이에른 뮌헨과의 경기에 출전하길 거부하고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일광욕을 즐기는 모습을 봤다면 퍼거슨 감독은 그를 절대로 기용하지 않았을 것이다. 테베스가 맨시티에서 다시는 뛰지 못할 거라고 말했던 만치니 감독은 다른 선수들이 그 발언을 어떻게 받아들였을지를 생각해봐야 했다.

감독이 말을 바꾸고 그런 말썽꾸러기를 받아들인다면 권위가 땅에 떨어질 수 밖에 없다. 테베스가 돌아온 건 그가 사과했기 때문만이 아니라 맨시티가 그를 겨울 이적시장에서 팔아치울 수 없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테베스 사건에서 약점을 드러냈던 만치니가 발로텔리를 어떻게 휘어잡을 수 있었겠는가. 퍼거슨 감독이었다면 아스널전에 그를 출전시키지도 않았을 테고, 전반전에 보여준 무모한 태클을 지켜보고도 그를 후반전에 계속 내보내지도 않았을 거다.

맨체스터 시티가 우승을 놓치고 2위로 시즌을 마감하더라도 그건 어느 정도 발전을 이룬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지난 시즌 맨유와 승점 9점 차이로 3위에 그쳤던 맨시티가 2위로 올 시즌을 마친다면 그 동안의 발전을 간과할 순 없을 것이다.

어쩌면 만치니 감독의 문제는 구단주의 졸부 근성에서 비롯된 건지도 모른다. 장기적인 관점의 성장보다 빠른 성공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맨체스터 시티는 올 여름 또 한번의 전쟁을 치러야 할 것이다. 만치니가 테베스와 발로텔리를 다루는 과정에서 약점을 보여줬다면 그가 다음 시즌에 맨시티를 이끌고 맨유에 도전할 수 있는 적임자인지를 심사숙고해야 한다.

선수단 자체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지만 결정적인 요인 몇 가지가 부족하고 만치니 감독의 전술과 스타일은 효율적이지 못하다. 수비진은 4개 대회 일정을 모두 소화하기엔 힘과 깊이가 부족하다. 미드필더진은 다양한 시스템에 적응하느라 제 구실을 못하고 있으며, 공격진은 테베스와 발로텔리 같은 골칫덩어리들에게 의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몇 년 동안 셰이크 만수르처럼 큰 돈을 투자한 구단주라면 과연 감독이 2위 팀을 우승 팀으로 바꿀 수 있는 인물일지 궁금할 것이다. 선수들과 자본이 적재적소에 사용된다면 가능성은 충분하다. 부유한 구단주들은 생각대로 일이 풀리지 않으면 일단 바꾸고 본다. 올 여름이 끝나고 신임 감독의 지휘 아래 맨시티가 잠재력을 발휘하더라도 그건 놀랄 일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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