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가 지중해 난민 수용 문제를 두고 유럽 지도자들을 강하게 비난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유럽연합(EU)이 이탈리아와 그리스로부터 4만명의 난민을 분담해 수용하는 방안을 둘러싼 합의가 난항을 겪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브뤼셀에서 열리고 있는 EU 정상회의에 참석한 한 소식통은 이날 로이터통신에 "렌치 총리가 이날 회의에서 EU 지도자들에게 '여러분들이 4만명의 난민을 수용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스스로 유럽인이라고 불릴만한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 ⓒ로이터=뉴스1이 소식통에 따르면 렌치 총리는 "만약 이것이 유럽의 생각이라면 이런 것에는 흥미가 없다"며 "합의를 하거나 시간을 낭비하지 말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이 논란이 여전히 논쟁의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위원회는 당초 난민 수용 문제가 자발적인 것이며 강제적인 의무를 갖고 있지 않다고 제안했기 때문이라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올 들어 리비아 등에서 목숨을 걸고 지중해를 건너다 사망한 난민수는 2000명에 달한다. 이에 EU는 국가별로 난민을 분산해 수용한다는 방침을 마련했다.

로이터통신은 EU성명 초안을 인용해 EU는 향후 2년간 보호를 필요로하는 난민 4만명을 수용하는 데 합의했다. 그러나 헝가리, 영국 등 일부 국가들은 이탈리아, 그리스와 연대하겠다면서도 이는 자발적인 결정에 따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난민을 의무적으로 할당하는 방안에 대해 합의을 도출하지 못했다"며 "어떠한 희생 없이 합의를 이루겠다는 것은 순전히 위선"이라고 밝혔다.

EU가 마련한 성명 초안에는 회원국의 경제 및 인구 규모를 고려해 오는 7월 말까지 난민 수용 규모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번 초안에는 시리아,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출신의 난민 2만명에 대해 재정착을 지원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는 아프리카와 중동 출신 난민들이 지중해를 통해 쉥겐조약을 맺은 국가들로 향하면서 지역 내 갈등을 촉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스트리아는 최근 헝가리와 영국에 영국으로 통하는 관문인 프랑스 칼레항의 보안을 강화해 줄 것을 촉구했고 헝가리 역시 유럽위원회의 난민 수용 정책이 '터무니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스페인 역시 난민 문제와 관련해 더 큰 범위에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외신

료녕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