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암 투병 중이라고 속여 수천만 원의 기금을 모금해 가로챈 미국의 미인대회 우승자가 체포됐습니다.
항암 치료를 받는 것처럼 머리도 깎는 등 치밀한 계획으로 친구는 물론 가족들까지 감쪽같이 속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LA 정재훈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올해 미스 펜실베이니아 US 인터내셔널로 뽑힌 23살의 위버-게이츠.
위버-게이츠의 거짓말은 지난 2013년부터 시작됐습니다.
백혈병 2기 진단을 받았다고 가족과 친구들에게 알린 위버-게이츠는 여러 차례 치료 기금 마련 모금 행사를 열었습니다.
가장 최근에 열린 지난 4월 모금 행사에서만 만 4천 달러, 약 천 6백만 원을 모았습니다.
[토마스 스톡, 펜실베이니아 주 경찰관]
"암 투병 소식에 가족과 친구, 이웃들이 많이 모였습니다. 불행하게도 이들은 이용당한 겁니다."
언니를 유명 병원 로비에서 기다리게 한 뒤 항암 치료를 받은 것처럼 몇 시간 뒤에 나타나는가 하면 암 환자처럼 머리를 깎은 뒤 SNS에 사진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완벽한 것처럼 보였던 거짓말은 익명의 편지가 경찰에 배달되면서 드러났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백혈병 진단은커녕 해당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적도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토마스 스톡, 펜실베이니아 주 경찰관]
"위버-게이츠가 언급한 모든 병원과 접촉했는데 이들 병원에서 어떤 치료도 받은 적이 없었습니다."
경찰은 위버-게이츠를 체포해 사기 등 중죄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미인대회 주최 측은 위버-게이츠의 지역 대회 우승자 자격을 박탈하고 왕관 등을 돌려받기로 했습니다.
암과 꿋꿋이 싸우는 모습으로 지역 사회의 우상으로 떠올랐던 미인 대회 우승자의 거짓말에 미국인들은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LA에서 YTN 정재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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