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71·사진)이 다음달 3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2차대전 승리 70주년 기념 열병식에 참석하기로 하자 이를 비판하는 일본과 반 총장을 옹호하는 중국 간에 신경전이 뜨겁다. 신화통신과 국영 CCTV 등 중국 언론은 반 총장이 지난 28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중국 기자들과 만나 “베이징 열병식에 참석하는 것은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올바른 도리”라고 말했다고 29일 보도했다.
반 총장은 “과거를 되돌아보고 그로부터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더 밝은 미래로 나아가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며 “열병식에 참석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이 2차대전 승리에 공헌하고 희생을 치렀음은 세계가 인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언론들이 반 총장을 직접 만나 그의 발언을 부각시킨 것은 일본이 반 총장의 열병식 참석을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외무성은 지난 28일 반 총장이 열병식에 참석하기로 한 것은 경솔한 결정이며 그가 정치적 중립을 유지하길 요구한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중국 열병식에 반 총장이 참석한다면 그가 중국에 편향적임을 보여주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산케이는 30일 “중국이 국제사회의 규범을 무시하는 해양 진출로 역내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며 “반 총장이 우크라이나 사태로 비판을 받은 러시아의 종전기념 행사에 참석한 데 이어 중국의 열병식까지 참석하는 것은 유엔의 신뢰를 손상할 수도 있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서방 주요국 지도자들이 열병식에 대거 불참하는 상황에서 반 총장은 중국에 귀빈이다. 일본이 그의 참석을 물고 늘어지는 것에 중국은 불쾌할 수밖에 없다. 중국 언론들은 반 총장이 올해 폴란드와 우크라이나, 러시아에서 열린 종전 기념 행사에도 참석했으며 지난 8월6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평화기념식에는 유엔 고위 인사를 파견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출처:료녕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