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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 한 방으로 지방 배설·연소·분해 비만 막는 백신 개발 ‘백가쟁명’

[기타] | 발행시간: 2015.11.29일 01:35

비만은 건강생활을 가로막는 최대의 장애물 중 하나다. 고혈압·당뇨·뇌졸중 등 다양한 성인병의 핵심 요인으로 지적될 뿐만 아니라 한국인에게 많은 대장암·직장암의 원인도 제공한다. 게다가 최근 들어 삶의 디지털화로 인체의 생활 운동량이 갈수록 줄면서 비만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법으로 운동, 식생활 개선 등 생활습관 변화는 물론 다양한 약물이 제시돼 왔다. 정신신경계에 작용하는 식욕억제제, 위장관이나 내분비계에 작용하는 지방흡수억제제나 지방분해촉진제 등 다양한 의약품이 개발돼 왔다. 하지만 불면·불안·가슴두근거림·부정맥 등 정신신경계나 심장혈관계 등에 부담을 줄 수 있는 것은 물론 장기 복용에 따른 경제적 부담도 만만치 않았다.한국 연구팀, 비만 개선 백신 개발이런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는 획기적인 비만 치료 메커니즘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김효준(과기대·분자생명) 교수팀은 지난 13일 인체 면역기능을 활용하는 획기적인 비만 개선 백신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이 백신은 혈액 속에서 지질을 운반하는 데 쓰이는 아포리포단백질의 한 종류인 아포-B100과 구조가 비슷하다. 구조적 유사체(mimotope)로 불리는 이런 물질이 인체에 들어오면 우리 몸의 면역시스템은 이를 이물질로 인식해 항체를 만들게 된다. 이 항체는 그렇게 정밀한 무기는 아니어서 백신은 물론 지방입자를 둘러싸고 운반하는 아포B-100과도 결합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아포B-100에 붙어 있던 지방입자는 몸의 이물질을 먹어치우는 대(大)식세포가 삼키게 된다. 혈액 속에 있던 지방은 저장되지 않고 인체 밖으로 배설되는 것이다. 사람이 섭취해 혈액까지 들어간 지방이 몸에 저장되는 것을 막아 결과적으로 비만을 막는 메커니즘이다. 기름진 음식을 어지간히 먹어도 살로 가지 않게 하는 것이다.

이 같은 내용은 지난 10월 30일자 임상과학(Clinical Science)지 인터넷판에 실렸다. 이를 통해 비만 억제는 물론 당뇨, 고지질혈증을 비롯한 대사성 질환의 치료제 개발로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인체에 적용하려면 임상시험을 통해 효과와 부작용, 독성을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 여기에는 오랜 시간과 많은 비용이 든다.

사실 인체의 면역체계나 호르몬을 이용한 비만 예방백신은 선진국에서는 오랫동안 개발돼 왔다. 2008년 미국 사우스다코타주에서 설립된 브라슈 바이오테크가 대표적인 업체다. 생물의약품 개발 전문 개인기업인 이 회사는 2012년 세계 최초로 비만 예방백신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플랩비만 예방은 물론 성장을 촉진하며 제2형 당뇨(후천성 당뇨)에도 효과가 있어 비만·당뇨·성장부진의 세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을 기대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소마토스타틴, 비만·당뇨·성장부진 개선 기대 이 회사는 소마토스타틴이라는 호르몬을 전문적으로 연구해 왔다. 소마토스타틴은 뇌하수체에서 만들어지는 성장호르몬의 분비와 작용을 억제한다. 성장호르몬의 작용이 억제되면 성장이 부진해지는 것은 물론 비만과 제2형 당뇨가 유발될 수 있다. 여기에 착안한 브라슈사는 바로 이 소마토스타틴의 작용을 억제하는 항(抗)소마토스타틴 백신을 만들었다. 이를 주사하면 체내에서 성장호르몬이 더 많이 분비되며, 다량 분비된 성장호르몬은 당뇨·비만을 동시에 막는 인슐린 유사 성장호르몬(IGF-1)이 간에서 더 많이 분비되도록 촉진한다. 두 가지 호르몬이 폭포처럼 쏟아지면 인체 대사가 증가해 비만과 제1형 당뇨가 동시에 예방 또는 치료될 수 있다. 이론적으로 먹은 지방이 짧은 시간 안에 대부분 타버려 몸에 지방이 축적될 일이 별로 없으며, 가만히 앉아서도 운동한 것 같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인체 적용은 아직 시험 중이지만 동물실험에서는 가축의 빠른 성장을 돕고 개·고양이 같은 애완동물은 물론 말 같이 큰 동물의 비만도 막아주는 효과가 확인됐다. 이 회사는 지금까지의 연구로 확보한 지적 자산을 바탕으로 심근경색을 막는 백신을 비롯해 다양한 호르몬 응용 백신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유토피아냐 디스토피아냐, 플랩잡의 두 얼굴 비만 인구가 많은 영국에선 2012년 소마토스타틴의 작용을 억제하는 항소마코스타틴 백신의 동물실험 결과가 발표되면서 상당한 관심을 모았다. ‘뚱보 찌르기’라는 뜻의 ‘플랩잡’이라는 별명으로 불린 이 비만 예방백신은 지방을 실컷 먹어도 전혀 살로 가지 않는 것으로 보도되면서 많은 관심을 모았다. 동물실험 결과, 불과 며칠 만에 체중이 10%나 줄어드는 등 엄청난 효과를 보였다. <그래픽 참조>



하지만 문제도 적지 않았다. 당시 플랩잡 소동을 비판적으로 보도한 데일리 메일은 전문가들을 동원해 플랩잡의 문제점을 집중 조명했다. 신문은 우선 인간이 같은 효과를 얻기 위해 투입해야 할 백신의 양이 지나치게 많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백신 접종량은 체중과 비례하는데 쥐보다 수십 배가 무거운 인간이 비슷한 효과를 얻으려면 1L 정도를 접종받아야 한다.


채인택 중앙일보 논설위원ciimcc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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