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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종작가, 까페에서 팬을 만나다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6.01.06일 10:39
김성종작가, 까페에서 팬을 만나다  

정 세 봉

  2015년 12월 23일 오후, “한국추리문학관 문예교육연구회”와 “중국연변소설가학회” 공동주최로 연길서 “'김성종문학의 중국에서의 영향' 연구세미나”가 열렸었다.

  “류경호텔”에서의 저녁연회 뒤끝에 나는 무작정 한국측에서 오신 김성종작가 일행 5명과 소설가학회 멤버들을 이끌고 애단로 소재(所在), “흠전빌딩(鑫田大廈)”으로 향하였다. 엘레베이터를 타고 5층에 내리자 “C.E.O(西艺欧)”라는 까페간판이 몽환적인 빛을 발산하면서 유혹하듯이 명멸하고 있었다.

  까페에 들어서자 “마담(madame)” 김금복씨가 나를 보고 “아, 선생님!”하고 반색을 하며 맞아주었다.

  나는 내심 어떤 음모(陰謀) 같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면서 우선 마음에 드는 좌석을 골라 손님들을 착석(着席)을 시켰다.

  그리고는 마담을 불러서 우선 손님들에게 소개했다.

  “까페 마담 김금복씨인데, 제가 살았던 ‘룡수평’ 시골, 말하자면 저의 ‘고향 후배’이지요.”

  “아~하!......” 모두들 일제히 이 까페로 “끌고온” 리유를 알겠다는 표정들이였다.

  “이 분이 누구신지 아나?.....” 나는 마치 수수께끼를 출제하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하면서 마담에게 손님을 소개했다.

  “이 분이 바로 금복이가 그처럼 숭배해마지 않던 김성종작가님이시다.”

  “아, 그러세요! 이렇게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저도 김성종작가님의 팬(fan)이랍니다!.....중학교 때, ‘제5 사나이’, ‘일곱송이 장미’를 밤을 새며 읽었지요.”

  “아, 그러신가?....반가워요, 반가워!....”

  김성종작가도 몹씨 놀래는 표정이였다. “작가”와 “팬” 두 사람의 열정적인 악수장면에 금방 박수갈채(拍手喝采)가 터졌다.

  몇해전의 어느날 나는 친구와 함께 처음으로 “C.E.O(西艺欧)” 까페에 들린적이 있었다. 김금복 마담은 나를 금방 알아보았고, 25년 전 어느 여름날 오후의 기억을 떠올려주었다. 시인 현규동선생, 소설가 차룡순선생, 나, 이렇게 셋이서 “룡수1중”에 가서 학생들한테 “문학강연”을 한 적이 있었던 것이다.

  “저도 그날 선생님의 강연을 들었던 학생이였습니다.”

  그런 인연으로 “C.E.O” 까페의 단골손님으로 되었던 것이고, 김성종작가의 팬이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던 터였다.

  아무튼 나의 “깜짝쇼”는 성공한 셈이었다. ‘작가“와 ”팬“은 물론이고 좌중일동(座中一同)이 덩달아 흥분하고 있었던 것이다.

  “오늘 저녁 ‘뒤풀이(2차)’는 제가 쏩니다!”

  마침내 연변대(大) 우상렬교수가 이렇게 선언하고 나섰다.

  까페 마담과 녀종업원 둘, 이렇게 셋이서 종종걸음을 치면서 주문받은대로 커피를 주루루 올리고 잇따라 버드와이저(白威小甁) 맥주와 안주들이 푸짐하게 올려졌다. 12명이 둘러앉은지라 거창한 술자리였다.

  소설가학회 회장 우광훈씨가 먼저 건배를 제의했다.

  “사실 재중동포들 가운데에 김성종작가님을 모르는 사람이 별반 없습니다. 'C.E.O' 까페에 오니까 여기도 팬이 있지 않습니까. 제가 개막사에서 얘기했지만, 김성종작가님의 작품이 보여준 세계는 참으로 참신하고 현란한 창밖의 세상이였지요. 오늘저녁, 김성종작가님의 새로운 팬과의 만남을 축하하여 건배!“

  분위기는 금방 달아올랐고, 화제는 자연스레 추리소설문학으로 이어졌다. 김성종작가님 곁에 앉았던 나는 세미나 연단에서의 김성종작가의 강연에 매료되었던 소감을 이야기 하였다. 추리문학이 홀대받는 “현실”에 대해서 안타까워하시면서 김성종작가는 이런 질문을 던졌던 것이다.

  -- 그럼 영국문학에서 애거사 크리스티의 문학을 홀대할 수가 있는가?!....실제로 16세기 쉑스피어의 4대비극(‘햄리트, 오쎌로, 리어왕, 막베스)도 다분히 추리문학의 요소들을 지니고 있는 것.......

  “그렇지요. 이를테면 에드가 앨렌 포우를 미국문학에서 홀대할 수가 있겠습니까. 보르헤스의 말이 생각납니다 ‘포우가 없었다면 우리 시대의 문학은 존재하지도 않거나 아니면 적어도 지금의 문학과는 아주 다른 문학이 되었을 것이다.’라는.......”

  “저는 아까 선생님 강연에서 일본엔 추리소설가가 1천명, 한국엔 10명밖에 안된다는 숫자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우리 여기엔 단 한명도 없지요.....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연변 문학평단의 “신사” 장정일씨는 스스로에게 질문하듯이 대화에 끼여들었다.

  분위기가 한창 무르익어가고 있을 때, 김금복 마담이 버드와이저 맥주 한 티(6병)를 들고 나타났다.

  “제가 술 한잔씩 올려도 될까요?”

  “아, 좋지!”

  소설가 손룡호씨가 물개박수를 짝짝 치면서 환성을 올렸다.

  김성종작가님부터 시작을 해서 차례순으로 한잔씩 부어올리고나서 김금복 마담은 잠간 주저주저하더니 “김성종작가님께 한가지 청(請)이 있사온데, 사인을 해주셨으면......) 하고 수줍게 웃는다.

  “허허.... 사인지(紙)를 가져와요.”

  김성종작가의 흔쾌한 수락에 김금복씨는 아이들처럼 방방 뛰었다.

  자신의 배낭에서 여러가지 색깔의 화필을 꺼낸 김성종작가는 사인지(紙)에다 얼핏 들여다 봐서는 무엇인지 알 수가 없는 그림을 속사를 하고서 정성껏 “김성종”이라는 함자(銜字)를 사인을 하는 것이었다.



  마침 뒤늦게 쫓아와서 동참을 한 윤운걸기자가 사인을 하시는 장면을 렌즈에 담았다.



  김성종작가, C.E.O 까페 마담 김금복 팬에게 사인을 해 드리다.(윤운걸기자 찍음)

  “제가 한잔 제의를 하겠습니다.”

  김성종작가는 술잔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오늘 우연히 C.E.O 까페에서 팬을 만나니 감개무량합니다. 저는 이번에 처음 연변에 와봤는데, 여러모로 인상이 깊습니다. 앞으로 자주 내왕하면서 교감을 나누고 소통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내년 여름쯤, 저희들 쪽에서 초청을 하렵니다.”

  저녁연회 때부터 적잖은 량의 술을 마셨지만 김성종작가님은 흔쾌히 잔을 비우셨다.

  어느새 시간은 밤 열시를 넘어서고 있었다.

  아쉬움과 아름다운 추억을 남기고서 우리는 급기야 김금복 마담의 배웅을 받으며 까페문을 나섰다.

  김성종작가님 일행은 래일 연길을 떠난다. 밤추위속에서 우리는 마지막 작별인사를 나누어야 했다.

  택시를 기다리면서 무심히 밤하늘을 아득히 바라보고있노라니, 갑자기 슬퍼졌다.

  - “문학의 길은 멀다!......”

  (2015년 12월 24일 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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