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극우 정치인인 장 마리 르펜(84) 전 국민전선(FN) 대표가 나치 전쟁을 용인하는 발언으로 법원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그는 현재 국민전선(FN) 대선 후보로 나선 마린 르펜(48)의 아버지이다.
프랑스 법원은 16일(현지시각) 항소심 재판에서 반(反) 인륜 범죄를 옹호한 혐의로 기소된 르펜 전 대표에 대해 1심과 같이 집행유예 3개월, 벌금 1만 유로(약 1500만원)를 선고했다. 르펜 전 대표는 2005년 한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이 점령한 프랑스 땅이 55만㎢에 달할 만큼 넓은 상황에서 나치의 과격 행위는 피할 수 없는 일이었으며, 특별히 비인간적인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르펜 전 대표는 AFP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판결은 기회주의적인 행위"라며 "대선을 앞두고 이런 판결이 내려진 것은 놀라운 일도 아니다"고 말했다. 르펜 측은 상고할 예정이다.
르펜 전 대표는 전에도 나치를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 1987년에는 나치의 독가스실을 '역사의 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수차례 유죄를 선고받았었다. "모든 인종은 동등하지 않다"고 공개 발언할 만큼 철저한 인종주의자인 그는 2002년 대선 1차 투표에서 사회당 후보를 제치고 결선투표에 진출했었다. 지난해 그로부터 국민전선 대표직을 넘겨받은 딸 마린 르펜은 오는 4월 대선을 앞두고 현재 지지율 3위에 올라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