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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있는 중국인민지원군 묘지를 찾아서

[길림신문] | 발행시간: 2016.03.30일 11:34
어느덧 춘분도 지나 청명이 성큼 눈앞에 다가왔다. 왕년의 이때면 내마음은 고향땅 부모님의 산소와 내가 다녀왔던 국내 여러 렬사릉원으로 줄달음쳐 갔건만 올해 청명은 왕년과 달리 겉잡을수 없는 마음으로 멀리 바다건너 한국경기도 파주시 중국인민지원군 묘지로 달려갔다.



한국 파주시 덕성면 답곡리에 있는 중국인민지원군 묘지 일각.

이 묘지와의 인연은 지금으로부터 거슬러 올라가 3년전에 맺게 되였다.

2013년 9월 17일 《길림신문》에서 연변대학예술학원 남희철교수가 쓴 “화해평화로 가꾸어진 한국의 중국인민지원군 묘지” 라는 기사를 읽고 나는 큰 감동을 받았다. 기사의 주요내용은 한국정부와 인민들이 한국땅에 파묻혀있는 중국인민지원군 유해를 이장하여 정성스럽게 묘지를 가꾸며 참배하고있다는 사연이였다.

이는 나로서는 근본 상상조차 못해 본 일이다. 조선전쟁 당시로 말하면 중국인민지원군은 한국의 적군이였으니 그 봉분을 파던지거나 돌맹이질 하지 않으면 천만다행이겠는데 이렇게 묘지를 정성스레 가꾸고 참배까지 하고있다니. 이 얼마나 고마운 처사인가 ! 이는 인류문명발전에서 또 하나의 획기적인 일로 높이 긍정받을만 하다고 생각했다.

나는 80세 넘도록 살아오면서 이런 이야기는 금시초문이여서 빨리 달려가 그 고마운 지성인들께 허리굽혀 인사드리고싶었다. 그러나 당시 나는 척추외상으로 가고싶은 간절한 마음을 잠시 접어두는수밖에 없었다.

3년이 지나 일정하게 건강이 회복되자 출국준비를 다그쳐 금년 1월초 안해와 함께 한국길에 올랐다. 나는 일반 백성이여서 이번 참배행사가 제대로 될수 있겠는가 하는것이 은근히 걱정되여 출국전 초면부지인 남희철교수님께 도움을 청했다. 남교수가 한국 관계부문에 연줄을 달아주어 참배행사는 생각밖으로 아주 순조로왔다.

떠나기 3일전 중국인민지원군 묘지를 총책임진 금강사묵개스님 (아래에 ‘묵개스님’ 으로 략칭함 ) 께 전화를 올렸더니 남교수님의 전화를 이미 받았다고 하면서 서울에 도착하는 날 자기도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와 동행하겠다며 근심 말라고 했다. 약속대로 우리는 서울에서 만나 저녁식사를 같이 하고 내가 주숙하는 구로구 구로동호텔에 모셨다. 그이는 려도의 피로도 마다하고 우리가 참배하려는 묘지의 자초지종을 상세히 소개했다.

그의 소게에 따르면 “지원군묘지”는 “38선”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는데 조선전쟁 당시 쌍방교전이 치렬한 곳이여서 쌍방의 살상손실도 많았다고 한다. 1953년 7월 조선전쟁이 끝나고 그후 한국정부는 한국군 유해를 다른 곳으로 이장하게 되였는데 한국군인들이 이 일을 맡아나서게 되였다. 유해를 땅속에서 파내는 족족 유전자검사를 진행해 한국군으로 판정되는 유해는 다른 곳으로 이송하였다. 그런데 나머지 중국인민지원군과 조선인민군으로 판정된 유해를 어떻게 처리하겠는가 하는 문제에서 시초에는 내부 분기가 컸다고 하였다.

“적의 유해인데 우리가 관계할게 무엇인가 ?” 하는것이다. 특히 조선전쟁에 참가했던 한국군인들의 반발심이 강했다고 했다. 이때 묵개스님을 비롯한 지성인들이 앞장서서 전사 (战死)한지도 반세기가 지난 유해도 그냥 적으로 봐야 하는가? 이러면 도량 넓은 군인이 될수 없다고 내심하게 설복한데서 그들은 생각을 돌려 인간생명을 존중해야 한다는 새 마음으로 유해를 전통토기항아리에 정성스럽게 모시고 뚜껑을 봉했다. 차에 실어보내면서 “ 친구야, 잘가 ”라는 인사까지 하였다 한다.

그리고 이 지원군묘지의 명칭을 다는데도 쟁이가 있었다고 한다. 시초에는 릉통하게 “적군묘지” 라고 하였는데 어딘가 만족스럽지 못했다. 이때도 사회민간단체 지성인들이 나서서 힘쓴 결과 인정미가 풍기는 “북한군, 중국군 묘지” 로 개칭하고 이 묘지를 책임지고 관리하는 민간단체를 결성했고 그 명칭을 “북한군, 중국군 묘지평화포럼” 이라 하였다. 그들은 명칭그대로 남북 화해와 평화를 수호하는데 유조한 행사와 중한친선을 도모하는 좋은 일을 많이 하여 왔다.

묵개스님은 “래일 참배행사에는 주요성원6명이 가는데 한중친선협회 리승래부회장님께서 더 상세한 소개가 있을것”이라 했다.

우리 량주는 그의 소개를 감명깊게 듣고나서 중국에서 가지고 간 중한친선이 한가슴에 안겨오는 중국인민지원군 유해귀환에 유관되는 사진3장을 올렸다. 그는 매우 소중한 사진이라면서 기뻐했다. 그이도 미리 준비한 족자를 나에게 증송하였는데 이런 글문을 씌여져있다. “어디에 있던 어디로 가든 우리는 반드시 하나가 되리니, 한방울 물이 대해에서 만나듯….”

이튿날 아침 8시에 우리 량주는 묵개스님과 함께 리승래부회장님의 자가용차에 앉아 묘지로 출발했다. 차는 유서깊은 한강연안을 거슬러 북을 향해 질주하였다. 파주시에 이르러서는 한강물과 합수하는 임진강연안을 거슬러 계속 달려서야 파주시 덕성면 답곡리 산기슭에 위치한 중국인민지원군 묘지에 도착하였다.

이날 참배활동에는 권현철 주일본 한국대사관 전임 대사를 비롯한 4명이 륙속 도착하였다. 우리 량주의 사인 참배에 이렇게 여러분들이 모처럼 동참하여 지도해 주시니 대단히 고맙다는 인사를 올리니 상대방에서 오히려 “저희들의 활동을 이처럼 관심하고 지지하여 주셔서 고맙습니다” 고 했다.



참배행사에 동참한 한국의 고마운 분들과 함께

리승래 부회장의 안내를 받으며 묘지에 들어서자마자 한눈에 안겨오는 정경이 내가 중국에서 상상하던것보다 더 원만하였다.

이곳을 어찌 한적한 묘지라고만 할수 있겠는가. 묘지의 평탄한 잔디밭은 경사진 산언덕을 깎아 두층의 제전형으로 되였다. 가로세로 질서정연하게 줄지은 흰 대리석묘비, 세멘트포장으로 된 인도, 화강암, 대리석으로 깐 층계, 입구에 반듯하게 세워진 묘지설명판, 묘지밖의 주차장, 화장실, 줄지은 가로등 …그제날 바람거친 산기슭이 오늘날의 정결한 환경에 그것도 설비까지 구전한 묘지로 변하였으니 말이다. 한국정부와 국민들의 로고와 지성을 알고도 남음이 있었다.

줄지어 선 그 많은 묘비들을 하염없이 바라보노라니 눈앞이 흐려짐을 막을바 없었다. 마치도 그 많은 비석 하나하나가 중국인민지원군 용사가 되여 눈물을 휘뿌리며 두팔 벌리고 달려와 우리를 포옹하며 조국과 고향친인들에 대한 그리움을 하소연 하는듯 하였다.

나는 뒤늦게 찾아온 자책감으로 하여 렬사들과 한국 지성인들에게 머리가 숙여졌다. 우리는 봉분마다 제주를 올리고 장미꽃 한송이씩 올려놓았다. 모두다 옷깃을 정겨히 여미고 묘비앞에 줄지여섰다. 묵개스님이 주최하고 “북한군, 중국군 묘지평화포럼” 상임대표이신 권현철 전임 대사님께서 추모사를 올렸다.

그이는 새해를 맞이하여 처음 고인들을 추모한다고 하면서 오늘 참배행사에는 중국 고향친인 두분이 참석하였음을 알린다고 하였다. 이어 나도 뒤늦게 찾아왔음을 사과하며 조국과 인민들은 당신들을 언제나 잊지 않으며 지금 아시아와 세계가 항구한 평화를 위해 힘 다하고 있으니 시름놓고 고이 잠드시라며 렬사들의 명복을 빌었다.

당시의 계절은 바로 대소한 사이여서 보다 추웠었는데 웬일인지 그날만은 따스한 해빛아래 바람한점 없어 따사로운 가을날씨를 방불케 했다. 나의 마음은 더욱 애잔하였다.

참배가 끝나자 리승래부회장님은 우리 량주를 안내하여 6000여평방메터 잘 되는 묘지를 에돌면서 설명을 시작했는데 우선 묵개스님에 대한 찬사가 많았다. 이 묘지에는 묵개스님의 로고가 많이 깃들어있다고 하면서 그는 불교 종교인사인데 인간생명에 대한 존중과 평화에 대한 리념이 강한 분이라 하였다.



필자에게 중국인민지원군 묘지에 대해 설명하고있는 묵개스님(우).

“묘지는 크게 두개 구역으로 획분되였는데 제1구역에는 조선인민군 유해가 묻혀있고 제2구역에는 중국인민지원군 유해외 조선인민군 유해도 묻혀있다.” 리승래부회장님이 이렇게 소개하면서 “전쟁당시 합장한 유해는 후에 다시 분간할수 없어 그대로 합장하고 유해 몇구라는 수자만 밝혔는데 묘지는 1996년에 시작해서 2012년 사이 한국정부에서 5억을 출자하여 재단장해 오늘날의 묘지로 면모가 일신되였다” 고 했다.

묘지관리도 날따라 완벽해지면서 지금은 한국군인들이 지키고있으며 경상적으로 청소하고 철따라 벌초하여 항상 깨끗하여 뜻있는 행사도 이곳에서 자주 진행한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리승래부회장님은 “임진평화제”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2013년 7월 21일 조선전쟁 정전협정체결 60돐을 기념하여 화해와 평화통일을 주제로 하는 “임진평화제”를 이곳에서 진행했다. 무려 200여명이나 참가하였다.

“임진평화제”는 인간의 생명을 존중하며 전쟁이 없는 평화로운 새 세상을 갈망하는 분위기로 차넘쳤다. 한국의 유명가수 설운도씨가 중국인민지원군 유해송환을 주제로한 “귀향 ” 을 작사작곡하였는데 그가 이 행사에 참석하여 노래 불렀다. 60년만에 나젊은 충혼들이 오매불망 잊지 못하던 그립고 그리운 고향 어머니품으로 돌아가는 그 절절한 심정을 너무나 구슬프게 불러 장내는 온통 울음바다가 되였다고 하였다

나는 그의 이야기를 묵묵히 들으면서 깊은 사색에 잠겼다. 이 세상에서 가장 귀중한것이 하나밖에 없는 생명인데 그 하나밖에 없는 생명을 아까워하지 않을 사람이 어데 있으랴.

통계에 의하면 조선전쟁에서 목숨을 잃은 쌍방 군인이 무려 200만명이 넘는다고 한다. 중국만하여도 14만명이라는 지원군렬사가 지금 조선반도 남북땅에 이름없이 누워있다 한다.

전쟁은 인간의 생명을 빼앗아가고 인류에게 재난만 갔다준다. 그제날의 갈등과 부동한 리념을 뛰여넘어 평화의 일념으로 중국인민지원군 묘지를 정성으로 가꾸고 있는 한국 민간단체 성원들의 행실이 돋보이고 그지없이 고마웠다.

어느덧 오후가 다 되여 나는 저녁에 다른 용무가 있어 더 지체 못하고 떠나야 했다.

그런데 발이 무거워 좀처럼 돌아설수 없었다. 만물은 새봄이 오면 다시 소생하건만 한국땅에 잠든 충혼들은 영원히 잠들어있다. 그들을 뒤에 두고 막상 떠나자니 걸음이 되지 않아 오래도록 다시다시 되돌아보며 “렬사들이여, 내가 생전에 꼭 다시 한번 찾아오리다” 고 입속으로 약속했다.

우리 량주는 우리를 배동한 고마운분들께 일일이 작별인사를 올리고 귀로에 올랐다.

나는 올해 청명절부터는 제일 먼저 영원히 잊지 못할 한국땅에 묻혀있는 중국인민지원군 묘지를 향해 묵도를 드리려 한다. / 윤영학

편집/기자: [ 홍옥 ] 원고래원: [ 길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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