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중국판 우버로 불리는 '디디외출(滴滴出行)'에 거액을 투자해 귀추가 주목된다.
신화(新华)통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언론의 보도에 다르면 디디외출은 13일 "최근 투자유치 과정에서 애플도 참여해 전략적으로 10억달러(1조1천715억원)를 투자했다"며 "이는 지금껏 디디가 단일기업으로부터 받은 투자 중 최대 규모"라고 밝혔다.
이번 발표는 애플이 앞서 발표한 분기별 회계보고에서 감소세를 기록해 투자자, 언론으로부터 지속적인 우려가 제기된 데다가 지난 12일에는 구글(Google)의 모기업인 알파벳(Alphabet)이 애플을 제치고 전세계 최고 시총기업이 된 뒤 이뤄진 것이라 더욱 주목받았다. 디디외출은 최근 잇따른 투자유치로 시총 규모가 250억달러(29조3천억원)을 넘어서며 중국 스타트업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외신은 애플이 기술력 있는 스타트업 기업을 인수한 것이 아닌 전략적 투자를 한 것에 주목했다. 애플은 지난 2014년 헤드폰 메이커이자 음악 서비스를 하는 비츠(Beats)를 30억달러(3조5천160억원)에 인수한 후 이를 애플 뮤직 서비스에 활용한 바 있다.
외신은 "애플의 디디외출 투자는 애플페이 서비스를 중국에서 한층 더 보편화시키고 다른 서비스에도 활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디디외출과 애플의 발표에서 양사간의 협력 부분은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았다.
중국의 업계 관계자들도 "보유자금만 2천억달러(234조원)이 넘는 애플에게 있어 10억달러로 바이두(百度), 알리바바(阿里巴巴), 텐센트(腾讯) 등 대형 IT기업의 경영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은 매력적"이라며 "디디의 영향력을 빌어 중국 내 서비스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고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방면에서도 협력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팀 쿡 애플 CEO는 디디 성명서에서 "디디가 중국의 iOS(아이폰 운영체제)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선도적인 개혁을 주도하고 있다"며 "디디외출의 서비스와 우수한 경영진에게 깊은 인상을 받았고 향후 디디외출의 발전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디디외출의 창립자 겸 CEO인 청웨이(程维)는 "애플의 이번 투자는 창립한지 4년밖에 되지 않은 디디에게 있어 매우 뜻깊다"며 "앞으로도 계속 노력해 운전기사와 승객에게 보다 다양하고 신뢰감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온바오 한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