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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많던 청년이 한국땅에서 노숙인이 되기까지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6.10.14일 09:00
조선족 가정에서 출생, 한국에 와서 완전한 이방인 돼

  (흑룡강신문=하얼빈) 조선족 형제의 꿈을 찾아가는 여행에 여러분의 관심이 필요합니다. 아래와 같은 스토리를 가지고 대한민국을 찾은 수많은 조선족이 계십니다. 그분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길 원하며, 그들을 향한 관심이 표현되기를 또한 소원합니다. 다음은 노숙인 사역을 하며 10월 10일 만난 노숙인 청년의 이야기를 요약한 내용입니다. 조선족 청년의 이야기는 끝이 아니라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기자 말

  ▲ 조선족 청년과 함께. 함께 노숙인 사역을 시작하며 촬영한 사진. 오른쪽이 노숙인 청년.

내가 노숙인이 되기까지

  중국 심양(shenyang) 조선족 가정에서 태어난 저는 쌍둥이 여동생과 부모님의 사랑을 독차지한 남동생이 한 명 있습니다. 부모님 노력으로 큰 어려움없이 어린 시절을 보낸 저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청도(Qingdao)에서 한국인 통역으로 일하게 됩니다.

  그리고 지인을 통해 상해(Shanghai)의 한국인 음식점에 취업하고 수년 간 일하다 한국에 방문취업으로 올 기회가 생겼습니다. 부모님이 한국으로 먼저 건너 가시고 저는 뒤따라 한국행을 선택했습니다. 제가 올 당시에는 한국 방문취업 조건이 많이 완화되어 200여만원만 소개비용으로 주면 되었습니다.

  큰 꿈을 가지고 도착한 한국은 제게 그 꿈을 이루기에 알맞은 장소처럼 보였습니다. 중국인이 한국에서 일하기 위해 먼저 찾아야 되는 병원과 경찰서와 은행에서의 첫경험은 중국과는 전혀 다르게 낮선 이방인인 저를 친절하게 맞아 주었습니다. 첫직장으로 취업한 중국식당에서도 따뜻하게 저를 대해 주었습니다. 하지만 따뜻한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습니다.

  수개 월이 지나지 않아 손이 느려 주방과 홀에서 빨리 일하지 못하는 저를 보는 시선이 차가워졌고 조그만 실수에도 그들은 육두문자를 쏟아내었습니다. 부모님은 제가 한국으로 온 뒤 얼마 안 되어 중국으로 돌아가셨습니다.(세 명 동생의 대학 학비를 벌고 나니 병을 얻게 되었습니다)

  한국 어디에도 저를 위로해주고 함께 하는 사람이 없어 심신이 많이 위축되었습니다. 심한 감기와 몸살을 얻어 며칠 무단결근을 하게 되고 그만 첫직장을 잃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 직장은 종로 르메이에르에 입점한 국수집이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도 갑자기 불어닥친 메르스 여파로 손님이 급감하자 휴직을 제안받았습니다. 메르스가 잠잠해질 무렵 다시 복직했지만 경기가 여전히 좋지 않아 또 한번 직장을 잃게 되었습니다.

  꿈 많던 30대 초반인 제가 한국에서 완전한 이방인이 되어 직업소개소를 전전하는 처지로 전락해버렸습니다.

  '여기서 나는 도대체 무얼하는가?'

  매일 수백 번도 더했던 질문입니다. 직업소개소에서는 알선비를 미리 받고 첫 주에는 3-4일 일당을 받는 일자리를 소개해주었습니다. 둘째 주에는 1일, 셋째 주부터는 전화 연락조차 끊겼습니다.

  매달 백 만원씩 중국에 송금하고 나머지 돈으로 살아오던 저는 당시 송금은 고사하고 고시원에서도 쫓겨나게 되었습니다. 한 주에 한 번 일을 구하기도 힘들어졌고, 거리에서 지내는 시간이 점점 늘어만 갔습니다.

  '지금 이 상태로 중국에 돌아갈 수 없다. 그 누구도 나를 반겨주지 않을 거고 이런 실패한 인생을 내 자존심도 허락하지 않는다.'

  어느새 거리생활이 7개월이 되었습니다. 그 동안 한강에도 가보았고, 자해시도도 해보았습니다. 목에 줄을 감기도 했었고, 어떻게든 이 비참한 생활을 마무리 지으려 했습니다.

  그러다 우연찮게 거리에서 한 노숙인분을 만났고, 굶주린 배를 채워줄 교회 급식장소를 소개받아 함께 가게 되었습니다.

  '나와 같은 사람도 도와주는 분이 계시구나.'

  오랜 기간 가져보지 못한 따뜻함을 느꼈습니다. 지금은 고시원에서 지내며 노숙인 사역을 함께 돕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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