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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이야기]그리움이 흐르는 마음의 가락 《고향생각》

[길림신문] | 발행시간: 2012.06.08일 19:03
[특별기고] 우리 노래 100년 스토리(5)

《고향》이란 단어를 떠올리면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가슴이 먼저 뜨거워지고 눈시울부터 붉어진다. 그것은 이 《고향》이란 단어에는 수많은 그리움과 추억과 동경이 깃들어있기 때문이다. 고향을 떠난 곳이 수백, 수천리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고향을 떠나온 시간이 10년, 20년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가슴속의 그리움은 더해지게 된다. 그것은 《고향》이란 다정한 어머니가 계시는 곳이고 새파란 동년이 숨쉬는 곳이며 못잊을 첫 사랑이 깃든 곳, 내 모든 것이 시작되고 다시 또 돌아가야 할 곳이기 때문이다.

세상의 모든 진행은 기실 떠나온 곳에로의 돌아감이다. 이것은《회귀(回归》 또는 《회복(回复)》이란 단어로 표현되며 이 진행의 궤적을 한가닥 선으로 그어보면 우리는 원점으로 다시 되돌아가는 하나의 둥근 원과 만나게 된다.

인간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목적이 완전성으로의 회복이라고 한다면 기독교적인 해석에서의 락원상실에서 비롯된 락원회복의 추구나 《주역》에서의 《일어남은 스러짐에 있고 스러짐은 일어남에 있다.(始則有終, 終則有始)》라는 역학원리에서와 같이 우리 인간에게는 잃어버린 것을 그리워하고 상실된 부분을 다시 찾으려하는 의지가 늘 잠재되여있다. 즉 인간은 본능적으로 현재 상실된 부분에 대한 《보상심리》를 가지고있기때문에 잃어버렸거나 떠나버린 것에 대한 추구가 더욱 강렬한 욕망으로 일어나는 것이다. 이는 또한 수많은 예술작품의 창작적 동기가 되기도 하는데 《고향》은 서정시, 수필, 소설과 같은 문학작품에서뿐만아니라 미술, 무용 및 음악 등 모든 쟝르에서 가장 많이 다루는 소재와 주제가 되기도 한다. 따라서 인간의 정서를 직접적으로 담아내고 표현하는 가요의 경우《고향》을 노래하는 작품이 매우 많게 된다.

수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진한 감동을 안겨주고 절절한 그리움을 떠올려주는 이 노래 《고향생각》은 김인준 작사, 허세록 작곡으로 1957년 6월 연변인민출판사에서 간행한 《노래집》 제14집에 처음 발표되였다. 당시 방송에 나가고 노래집에 실려 발표되는 작품들은 반드시 연변문학예술계련합회(간칭 연변문련)음악분과위원회의 작품합평회의에서 토론, 통과되여야 하였다. 그 시기 중국조선족음악계의 1인자였던 허세록의 작품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합평회의에서 이 작품을 듣자마자 정진옥선생이 즉석에서 명곡이라고 통쾌하게 긍정하면서 통과시키던 인상깊은 정경을 작곡가 김덕균선생은 어느 회상록에서 다음과 같이 생생하게 묘사하였다.

《정진옥선생네 집에서 합평회를 했는데 이 노래를 듣자마자 정진옥선생이 무릎을 툭 치면서 <허세록선생의 창작에서 획기적인 작품이다>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모두 의견이 없고 이 노래 정말 좋다고 모두 동의하여 통과되였습니다. 그때 김성민선생이 불렀는데 워낙 부르기도 잘 불렀고 이 노래는 상당히 좋다고 하여 통과되였습니다.…특히 허세록선생의 서정가요창작에서 획기적이라고 한 것은 이전의 허세록선생의 작품을 보면 신민요풍격에 아름답고 그저 경쾌한 이런 것으로 했는데 이 노래에는 깊이가 있고 철학적이고 상당히 사색적인 음악적 언어가 깊은 면에서 특징이 있습니다》

이 노래는 전형적인 서정가요의 부드러운 선률흐름에 고향에 대한 사람들의 진실한 사랑과 깊은 사념의 정을 담았다. 악곡은 비록 28소절, 네 개의 악구로 한개 악단을 구성하여 간결한 규모를 가졌지만 서정가요의 연변풍격을 개척함에 있어서 력사적인 의의가 자못 깊다.

가요의 서정적 주인공―《젊은 병사》가 생각하는 고향은 《함박꽃 피여나는》아담한 고향이고 《어머니》가 계시는 그리운 고향이며 《내 사랑》이 있는 정다운 고향이다. 이 세상 사람들이 모두 자기의 고향을 그리워하듯이 《젊은 병사》의 가슴에도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서려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이처럼 훌륭한 가요가 예기치 못한 정치풍파가 밀려오자 대뜸 작곡가의 인생을 한번에 망가뜨리는 단초가 될 줄을 그 누가 상상이라도 하였으랴.

1957년, 바로 그해 8월 전국적으로 《반 우파투쟁》이 발발하자 이 가요에는 곧 인민자제병 해방군전사의 형상을 《연약》하고 《무력》하며 《병태적》으로 부각하였다는 죄명이 씌워지고 작사가, 작곡가에게도 모두 《우파분자》라는 가혹한 멍에가 씌워졌다.

1957년의 《반 우파투쟁》에 잘못 걸려든 이 아름다운 서정가요는 그후 1966년도에 이르러 이어서 덮친 《무산계급문화대혁명》기간 내내 비판투쟁의 대상이 되였다. 하여 이 노래는 《문화대혁명》이 끝나는 1970년대말까지 《반동작품》,《독초》로 몰려 거의 20년 되도록 파묻히고 사장되어 고향땅에서는 그 누구도 부를수 없는《위험한 노래》가 되였다.

그러나 창작자들이 순결하고 진지한 마음을 담아 고향에 바친 이 노래가 그 본인들이 살고있는 고향땅에서 그들 자신의 인생을 한창 망쳐가고있을 때 아이러니하게도 다른 곳에서는 훌륭한 음악으로 평가받고 출판, 방송되었다.

이 노래는 1958년 12월 경음악곡으로 개편되어 북경음악출판사에서 편집, 출판한 《경음악선집》제1집에 수록되였는데 이 《경음악선집》에 실린 가요 2수와 경음악곡 5수중 경음악곡 2수가 허세록의 작품이였다. 또한 쏘련 모스크바에서 내보내는 조선말방송 음악프로에서는 이 경음악곡을 경상적으로 방송하기도 하였다.

허세록은 1916년에 태여나 2000년에 돌아가 이 땅에서 80년 남짓한 인생을 살다갔지만 작곡가로서의 실질적인 삶은 1943년 노래《향수》의 창작으로부터 시작하여 1957년 《고향생각》의 창작에 이르는 짧은 15년 좌우밖에 되지 않는다. 그것은 《우파분자》로 몰린 1957년 당시 그는 겨우 42세밖에 되지 않았으며 그의 후반생 수십년간의 세월은 인격과 창작의 권리를 모두 박탈당한 어둡고 침침하고 소외된 시간들이였기때문이다.

한 인간이 가늠못할 운명의 조롱앞에서는 그처럼 연약하여 한 순간에 걷잡을수 없이 무너져버릴수도 있지만 그가 창조해낸 예술은 무한한 생명을 얻어 끝없는 시간과 공간을 뻗어가며 영원할수도 있다는 것을 이 노래 《고향생각》이 또한 말해주고 있다. /석화

편집/기자: [ 안상근 ] 원고래원: [ 길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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