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 22시간만에 귀가…묵묵부답 / 연합뉴스TV(YonhapnewsTV)

[앵커]

어제 오전 검찰에 출석한 박근혜 전 대통령이 밤샘 조사를 받고 조금전 검찰 청사를 빠져나와 삼성동 자택으로 돌아갔습니다.

다소 지친 표졍의 박근혜 전 대통령은 아무말 없이 집으로 향했습니다.

검찰에 나가 있는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이재동 기자.

박 전 대통령의 귀가 상황 전해주시죠.

[기자]

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조금 전인 오전 6시 55분쯤 이곳 서울중앙지검 청사를 빠져나왔습니다.

어제 오전 9시30분에 이곳에 출석을 했으니까 밤을 꼬박 새우며 21시간이 넘게 검찰 청사에 머물렀던 셈입니다.

과거 노태우 전 대통령이 16시간 동안 검찰청에 머물렀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13시간 동안 조사를 받은 적이 있는데, 21시간이 넘게 조사를 받은 것은 전직 대통령 중 처음입니다.

조금전 검찰 청사를 나온 박 전 대통령, 장시간 조사를 받은 탓인지 매우 지쳐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어제 출석 당시에는 조금이나마 미소를 짓고 있었는데, 얼굴 표정이 상당히 굳어 있었습니다.

어제 오전 청사 안으로 들어갈때는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짧게 입을 열었는데 이번에는 아예 아무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아직도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지, 조사를 받으면서 어떤 점이 힘들었는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이 쏟아졌지만, 박 전 대통령은 아무말 없이 차량에 올라탄 후 삼성동 사저로 향했습니다.

[앵커]

당초 자정 전후에는 조사가 끝나지 않겠느냐 하는 관측이 나왔었는데, 검찰 조사가 이렇게 길어진 것 어떻게 봐야할까요?

[기자]

네, 사실 엄밀히 얘기하자면 검찰의 조사는 어젯밤 11시40분에 끝이 났습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이 7시간 넘게 신문 조서를 확인하면서 귀가가 그만큼 늦어진겁니다.

통상 피의자가 검찰 조사를 받은 내용은 향후 재판에 중요한 증거 자료로 사용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조사를 받은 당사자는 변호인과 함께 신문조서를 검토한 뒤 본인 진술과 다르게 적혀있거나 취지가 다른 부분 등은 수정한 뒤 최종 서명하게 됩니다.

바로 이 과정에 시간이 오래 걸렸는데, 박 전 대통령이 그만큼 꼼꼼하게 조사 내용을 다시 확인했고, 상당히 신경을 썼다 이렇게 볼 수가 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혐의와 사실관계 등을 둘러싸고 검찰이 확인할 내용이 많았고, 조사도 상당히 강도 높게 진행됐다고 짐작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앵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조사에서 검찰은 어떤 부분에 가장 중점을 뒀을까요?

[기자]

네, 아무래도 대기업으로부터 미르와 K스포츠재단의 출연금을 걷은 경위, 그리고 삼성의 최씨일가 특혜 지원 부분을 집중적으로 캐물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검찰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이 단답형 답변도 했지만 질문에 따라서는 적극적인 해명도 하며, 특이사항 없이 조사가 진행됐다고 밝혔는데요.

검찰은 진술 내용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지만, 박 전 대통령의 앞선 발언 등을 살펴보면 혐의 사실에 대해서는 여전히 부인한 것으로 보입니다.

검찰은 일단 조사 내용을 검토한 뒤 박 전 대통령을 다시 소환할지, 또 구속영장을 청구할 지 여부 등을 조만간 결정할 예정입니다.

서울중앙지검에서 연합뉴스TV 이재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