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홈런은 담장을 넘어가면 다 똑같은 홈런이다. 하지만 맞는 순간 크게 넘어가는 대형 홈런이 주는 짜릿함은 거포들만이 느낄 수 있는 쾌감이다.
올해 프로야구에서 가장 대형 홈런을 많이 맛본 타자는 삼성 박석민이었다. 박석민은 지난주 홈런 3방을 터뜨렸는데 그 중 2개가 비거리 130m 대형홈런이었다. 대구구장은 물론 잠실구장의 백스크린 근처에도 타구를 떨어뜨렸다. 박석민은 올해 130m 대형 홈런이 3개로 리그에서 가장 많다.
홈런 비거리에서도 박석민의 존재감은 단연 돋보인다. 평균 비거리 119.6m로 홈런 랭킹 10위 안에 든 11명의 선수 중 가장 길다. 평균 비거리 120m에 가까운 홈런. 그가 담장 밖으로 넘긴 13개 홈런은 모두 규모가 가장 큰 잠실구장에도 넘어갈 수 있는 대형 타구들이다.
박석민은 지난 2010년 시즌을 마친 뒤 왼손 중지 인대재건수술을 받았다. 2009년 홈런 24개를 터뜨렸던 그는 수술 전후였던 2010~2011년 2년 연속 15홈런에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손가락 통증에서 벗어난 올해는 시즌 절반도 치르지 않은 시점에서 13개를 쳤다. 특유의 힘이 배트에 제대로 전달되고 있다.
박석민 다음으로는 넥센의 4번타자 박병호가 뒤를 잇고 있다. 벌써 개인 최다 14개의 홈런을 터뜨린 박병호는 지난 14일 목동 KIA전에서 앤서니 르루를 상대로 올해 리그 최다 비거리 135m 중월 홈런을 쏘아올렸다. 17일 목동 롯데전에서도 송승준에게 비거리 125m 홈런으로 중앙 백스크린을 직격했다.
박병호도 올해 홈런 평균 비거리가 118.9m나 된다. 185cm 97kg 거구를 자랑하는 박병호는 고교 시절 4연타석 홈런을 터뜨릴 정도로 타고난 힘을 자랑한다. 여기에 노림수가 향상되며 대형 홈런이 양산되고 있다. 대형 홈런은 힘도 좋아야 하지만 그만큼 노림수가 좋아야 제대로 힘을 전달할 수 있다.
이어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LG 4번타자 정성훈이 홈런 평균 비거리 118.6m로 박석민-박병호 다음이다. SK 이호준(118.1m) 넥센 강정호(117.4m) 한화 김태균(117.1m) 롯데 강민호(115.0m)가 차례로 뒤를 잇고 있다. 삼성 이승엽은 113.4m로 홈런 10위권의 11명 중 9번째.
비록 순위권 밖에 있지만 삼성 최형우가 올해 터뜨린 홈런 3개의 평균 비거리가 120.0m나 된다. 지난해 홈런왕(30개)을 차지한 최형우는 평균 비거리(120.2m)가 리그에서 가장 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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