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쿠아 하이브리드를 다 뜯어보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남양연구소에 특명을 내렸다. 아쿠아 하이브리드를 입수해 샅샅이 분석해 보라는 것.
아쿠아는 다름 아닌 일본 도요타의 소형 하이브리드차다. 프리우스의 소형 모델에 해당하는 차로, 올해 미국과 일본서 출시됐지만 아직 한국에선 판매되지 않고 있다. 남양연구소는 지난달 일본에서 아쿠아를 긴급 확보해 정밀하게 분석작업을 벌이는 중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2일 "정 부회장이 아쿠아 하이브리드에 대한 정밀 분석작업을 지시했다"며 "정 부회장은 아쿠아의 원가와 중량 감축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정 부회장은 아쿠아를 현대차 하이브리드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차로 평가하고 적극적인 벤치마킹도 필요하다는 뜻을 나타냈다.
아쿠아 하이브리드의 판매 가격은 기존 프리우스 하이브리드보다 22%나 낮은 수준으로 책정됐다. 일본 시장서 프리우스 하이브리드는 최저가가 217만엔부터 시작하지만 아쿠아는 169만엔부터 시작한다.
정 부회장은 "가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었던 것은 원가 절감에 성공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며 "기술과 생산ㆍ조립 방식 등 아쿠아의 모든 것을 분석해 보라"라고 강조했다는 후문이다.
아쿠아는 또 압도적인 저연비로 한국 시장에 상륙할 경우 적지 않은 관심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연비 최강자로 불리었던 프리우스 하이브리드가 ℓ당 20~25㎞의 연비를 지녔으나, 아쿠아(ℓ당 35~40㎞)는 이를 크게 능가한다.
차 전체 길이가 4m를 넘지 않고 높이 또한 낮게 설계돼 공격적이고도 경쾌한 드라이빙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본에선 아쿠아란 이름으로, 글로벌 시장에선 프리우스c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쿠아에 대한 남양연구소의 정밀 분석이 한창 진행 중"이라며 "인버터 등 핵심 부품의 콤팩트한 패키징이 돋보이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고 말했다.
인버터는 전기모터를 제어해줄 뿐 아니라 DC(직류) 전압을 AC(교류) 전압으로 바꿔주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인버터엔 각종 전력 소자가 많이 들어가게 되는데, 아쿠아의 인버터 패키징은 아주 깔끔하고 밀도 있게 설계됐다는 설명이다.
각종 부품 배열과 조립이 짜임새 있게 이뤄진 것도 원가를 낮추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