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에서 나나는 하나의 범주에 한정되지 않는다. 슈퍼모델 대회를 거친 그는 아이돌 그룹 애프터스쿨로 데뷔했다. 소수 멤버들과 함께 이름도 콘셉트도 독특한 오렌지캬라멜로도 활동,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했다.

지난 8년간 나나가 대중의 사랑을 받은 데는 외적인 장점의 영향이 컸다. 모델 출신답게 늘씬한 몸매와 도회적인 마스크, 여기에 반전의 하이톤 목소리. TC 캔들러에서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얼굴’ 1위에 오르기도 한 나나는 누군가의 ‘이상형’ 혹은 ‘워너비 스타’로 자리 잡았다.

그렇기에 나나가 tvN 드라마 ‘굿와이프’에 캐스팅됐다는 소식이 들렸을 때 시청자들은 기대보다는 우려를 표했다. 그러나 이는 기우였다. 기대 이상의 안정된 연기력을 보여준 나나는 앞서 연기자로 데뷔한 애프터스쿨 멤버들과 달리 ‘호평’을 받았다.

나나가 ‘굿와이프’ 다음으로 선택한 작품은 범죄 오락 영화 ‘꾼’이다. 매력적인 외모로 상대를 홀리는 춘자를 연기했다. 실제 본인의 이미지와 상당히 겹치는 캐릭터. 영리한 나나는 이번에도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단 두 작품만으로 성장 가능성을 보여준 나나는 세 번째 도전작, 드라마 ‘사자’에 들어간다. ‘워너비 스타’를 넘어 이제는 ‘연기자’ 나나로 도약하고 있다.

Q. 보통 가수들은 연기할 때 본명을 쓰잖아요. 본명 임진아를 쓰지 않는 이유가 궁금해요.

A. 그런 질문을 특히 감독님들께 많이 받았어요. 이름을 바꾸는 게 낫겠다면서요. 이번 ‘꾼’에서도 감독님이 ‘이름을 바꿔서 올리는 게 맞겠죠?’라고 하시더라고요.

저도 고민해봤는데 본명을 쓰는 게 당연한 건지 의문이에요. 새로운 인물을 연기하기 위해서는 연예인 나나가 아닌 사람 임진아로서 연기하는 게 맞다는데 동의하기에 어느 정도 이해는 돼요. 하지만 저는 나나로 데뷔해서 지금까지 왔어요. 나나라는 이름으로 좋은 일이 많았고요. 소중한 이름이죠. 나나가 임진아고 임진아가 나나인데 이름을 꼭 바꿔야 할까요? 앞으로도 나나로 활동할 것 같아요. 몇 년 후에는 생각이 바뀔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그래요.

Q. 연기 공부는 어떻게 했나요.

A. 회사에 선생님이 따로 계세요. 공부한지는 꽤 됐어요. 연기에도 욕심이 생겨서 20대 초반부터 수업을 받았어요. 예전에는 가수 활동이 바쁘다 보니 시간이 생길 때 수업을 받곤 했어요. 오디션도 많이 봤고요.

Q. 언제부터 연기 욕심이 생겼나요.

A. 가수로 데뷔하기 전까지는 춤추고 노래하는 게 좋았어요. 활동을 하면서 무대에 설 때 ‘이것 또한 연기구나’ 느껴지더라고요. 뮤직비디오 촬영할 때는 연기를 해야 하기도 했고요. 순간순간 연기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고 해보고 싶다는 마음도 생겼어요.

유이 리지 등 다른 멤버들이 연기하는 모습을 모니터링하면서 ‘나도 저 역할을 하면 잘 할 수 있을까?’ 싶기도 했어요. 재밌을 것 같더라고요. 제대로 연기를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때부터 연기 수업을 시작했던 것 같아요.

Q. 연기로 전향한 후 좋은 평가를 많이 받았어요.

A. 좋게 봐주셔서 신기하고 감사해요. 부족한 부분, 모르는 것을 제가 잘 알기 때문에 채우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 노력을 좋게 봐주시고 받아들여주신 것 같아요. 잘 전해져서 정말 다행이에요.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아요. 저는 두 작품 밖에 안 했으니까요. 더 많이 공부해야죠. 다양한 작품과 캐릭터로 제 가능성을 더 보여주고 싶어요.

Q. 현재 연기가 일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어느 정도인가요.

A. 요즘은 거의 대부분인 것 같아요. 연기에 대한 흥미가 정말 커요. 재밌고 신선해요. 빨리 다른 것들을 많이 해보고 싶어요. 드라마 ‘사자’를 준비 중인데 늘 대사와 캐릭터를 생각하고 있어요. 가만히 있을 때도 상상하고 있죠.

Q. 드라마 OST에 대한 바람도 있나요.

A. 기회가 된다면 OST도 부르고 싶어요. 저에게 기회를 주실까요? 저 노래하는 거 정말 좋아해요.

Q. 연기에 올인 중인데, 가수 활동을 병행할 계획도 있나요.

A. 병행하고 싶어요. 현재는 회사가 각자 개인 스케줄을 존중해주고 있어요. 레이나 리지 등 다른 멤버들도 개인적으로 활동하고 있죠. 앨범 발표 시기는 각자의 스케줄을 조정해야겠죠.

Q. 해체는 아닌 거네요.

A. 네. 아니에요. 각자 열심히 하고 있는 상황이죠. 기회가 된다면 빨리 무대에도 서고 싶어요.

Q. 해보고 싶은 장르나 캐릭터가 있나요.

A. 로맨틱 코미디를 해보고 싶어요. 망가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전혀 없기 때문에 코믹적인 것도 제대로 할 수 있어요. 액션은 허무적거릴 수도 있지만 도전해 본 적 없는 분야라 해보고 싶어요.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사진|쇼박스


출처: 스포츠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