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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 엄마 아빠의 숨결

[인터넷료녕신문] | 발행시간: 2019.05.17일 09:14
엄마 아빠의 숨결

-- 심용숙의 수필을 읽고

(심양) 노을

올해 료녕신문 3월 22일지 "압록강부간"에 게재된 심용숙의 아버지를 기리는 수필 "고기잡이"를 본 필자는 전에 본 그의 수필 "어머니 날"이 뇌리에 떠올라 며칠간 그의 수필세계를 산책하게 되였다.

필자의 손에 그의 수필은 도합 9편 밖에 없다. 첫손에 잡힌 것이 "료동문학" 제 30 집에 오른 그의 수필 "비 속에서"였다. "비 속에서"는 2017년 문학회 단풍기행을 쓰고 있다. "소중한 기회를 아끼고저 차분한 비 속에서도 산길에 들어섰다. 자연의 울긋불긋함이 눈에 안겨왔다." "저 깊은 수림 속은 구경 어떤 모습일가? 야릇함과 달콤함에 비 속을 가볍게 걸었다. 비가 오지 않으면 금상첨화겠지만 비 속의 단풍구경 또한 운치가 새로우리라."고 화자는 한껏 부푸른 심경을 표출하고 있다.

"청초한 나무잎엔 윤기 흐르고 태고연한 수림엔 정적이 감도네. 똑똑 이슬방울 떨어뜨리며 정적을 알린다. 은방울 굴리는 듯한 산새들의 지저귐소리도 가뭇없고 다정하게 노래 부르는 시내물소리도 감춘, 쪼르르 달아다니는 햇다람쥐의 약삭바름도 톡톡 터지는 가래토시의 영글음소리도 경직된, 숙연함 속에서 이 낮을 평화로이 맞이한다." 보다 싶이 아름다워 감미로운 시적 운향을 안기는 서정산문시의 한 대목이다.

"활활 타번지는 정열적인 단풍들에 내 인생을 반추해 본다. 한 인생 역시 이런 정열적인 순간이 있어야 할 것이 아닌가?" "가장 늦다고 했을 때가 가장 이른 때라고 다시금 불타오르면서 새롭게 도전할 욕망이 솟아난다." 자연이 선물하는 단풍에서 감오하는 인생의 진수, 다시금 정열에 불타며 새 도전을 기약하는 값진 소득이다.

필자를 보다 더 경탄케 한 것은 바로 아래 대목이다. "갑자기 눈이 반짝, 새파란 록색의 나무가 눈에 띈다. 계절의 환경에 맞지 않게 파란 나무잎, 파랗다 못해 제법 청색을 띠는 나무잎, 20세로 돌아간듯 마음에 새록새록 새 힘이 솟구친다." 초가을 한잎 두잎 익어가는 빨간 단풍잎이 푸름속에 이채로왔다면 울긋불긋한 단풍속에 한 그루의 푸른 나무... 그 선명한 대조와 조화 속에서 화자는 "갑자기 눈이 반짝"이고 "20세로 돌아간듯 마음에 새록새록 새 힘이 솟구친다." 단풍속의 한그루 푸른 나무, 그만의 발견, 그만의 감격, 반짝이는 사색에서 20세의 젊음과 생기를 환기하는 정감의 세례와 승화이다.

이상에서 과시된 화자의 능란한 언어구사와 막힘 없는 문장력, 빛발치는 예지와 성숙되고 있는 지성은 경탄과 더불어 기대감을 안겨 필자로 하여금 마치 신대륙을 발견한 듯한 기분에 잠기게 한다. 기대가 클수록 우려 또한 따르기 마련이다. 분명 문학회 단풍기행으로 집단적 행사였으나 그의 "비속에서"는 "우리"의 모습이 없다. 글에서는 열망이 불타고 뉘우침이 번개치지만 글 밖에는 화자의 고독함에 외로움의 암류가 여울친다.

혹여 필자의 로파심에 비롯된 기인우천(奇人?天)일 수도 있어 두고두고 고민과 망설임 끝에 작자의 아량을 믿고 리치를 밝혀 무해할 것 같아 몇마디 더 적는다.

자페는 더불어와 상반되여 공명의 공감대의 확장과 역행하기에 우리 모두 마음을 열고 수용과 융합의 지혜를 가꾸어 간다면 작품의 매력과 가치의 증장을 기할 수 있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다.

필자가 배독한 그의 9편의 수필 그 모두가 금쪽 같은 그만의 미와 향을 안기는 가작들이였다. 하지만 신문지의 편폭 제한으로 본문에는 이제 화자의 엄마 아빠의 숨결을 더듬어 간 몇편을 두고 더 평할가 한다.

수필 "어머니 날"은 표제가 제시하듯 어머니 날에 외지에서 공부하는 딸애의 축복전화를 받고 자신의 로모에게도 문안전화를 하는, 전일의 편지문화에서 전화문화로 승격한 오늘의 일상을 쓰고 있다. 고향에 홀로 계시는 외로운 8순의 엄마에게 전화하니 문안 간 6갑의 오빠가 받으며 엄마의 허리병이 도져 병원신세를 보고 있단다. 종전의 전화만 해도 엄마가 집에 맛 있는 쌀을 더 보태주지 못해 쌀타령을 하기에 건성으로 허리가 어떠냐고 물었더니 더 아프다고 했으나 그저 늙어서겠지 하고 대수롭게 여기지 않았던 것이 한없이 후회됐다. 금시라도 달려가고 싶었으나 그러지 못하는 자신의 죄책감을 힐책하면 할수록 엄마의 사랑, 그 뜨거운 숨결이 더 눈물 겹게 안겨온다.

"나에겐 이젠 한해 한번 밖에 없는 어머니 날이 아니라 엄마가 살아 생전인 매일매일이 엄마의 날이라 오늘도 달콤한 미소 머금고 엄마께 아기자기 사랑을 속삭인다. 마음속 전화로!"

상기한 한 대목은 수필 "어머니 날"의 결속구이자 본 수필의 정화이다. 딸의 축복전화에서 자신의 로모에게 축복전화로 효도하는 서두와 종말의 조응이 문장구사의 기량을 보여줌과 더불어 매일 "마음속 전화"로 효도하려는 그 효성이 절정으로 고조되고 승화되면서 의미심장한 종지부를 찍었다. 그렇듯 종지부를 찍었으나 "마음속 전화"란 그의 신조어는 독자들의 감지에 따라 한계 없는 여운을 남긴다. 이것이 바로 예술이고 수필의 미가 아닐가 하는 생각이다.

하지만 그 모든 사물이 완미할 수 없듯이 수작임에 틀림없는 이 수필도 단점을 안고 있다. 엄마의 의외의 타박상에 대한 서술이 장황하여 정감의 흐름의 열기가 중도에서 랭각되는 유감을 보인다.

수필 "아버지"는 생동한 두 스토리로 구성된 부애를 구가한 가작이다. 수필은 "아버지, 아버지란 말만 떠올려도 내 눈에 눈물이 글썽인다"고 아빠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으로 시작하여 "아버지 삶의 신조는 바로 내 마음의 든든한 기둥이요 내 삶의 씩씩한 동력이였다"고 아빠의 거룩함을 구가하며 끝을 맺었다.

수필의 두 스토리 중 하나만 보기로 한다. 사범시절 개학 맞아 홀로 무거운 짐을 지고 먼길을 떠나는 딸이 애처로와 아빠가 바래고 또 바래다 달리는 트럭을 위험 무릅쓰고 막아서 차에 오른 "나는 그 덕분에 구름을 탄듯 둥둥 떠서" 멀어가는, 환히 웃고 있는 아빠의 모습을 보며 눈굽을 찍는다. 이 대목은 그 스토리 자체가 감동적일 뿐더러 그 과정을 서술한 표현수법 또한 슬기롭다. 아빠가 트럭을 막아섰다 하고는 차에 오르는 그 번다한 과정을 독자의 상상에 맡긴 채 삭제하여 필묵을 아낀 것이 바람직 하다.

필자는 한때 이 수필을 두고 천이백자에 두 스토리로 산 같이 거룩한 아버지의 형상을 표현하기는 력부족이기에 미완성작으로 간주했었다. 허나 후일 수필 "아버지"가 한차례 어문교원 실력수험에서 쓴, 시험문제들을 다 답하고 남은 짧은 시간에 가슴을 옥죄이며 작문시험문제인 "아버지"를 쓴 것이였고 만점 150점에서 148을 득점하여 그의 재질과 기량을 떨친 사연을 알고 크게 놀랐고 경탄을 마지 않게 되였다.

그는 바로 그 작문(수필) "아버지" 를 더 가필하지 않고 그대로 "료동문학"에 투고한 것을 자신의 경박한 처사로 자책하지만 필자는 천만다행이였다는 생각이다. 그런 범상치 않은 래력을 지닌 수필 "아버지"는 그의 기념작으로 소장할, 그의 문학의 길에서 세운 리정표이자 엄마 아빠의 숨결을 이은 그의 지혜와 기질을 과시한, 자신의 존재를 온 누리에 선언한, 주먹을 부르쥐고 숨막히는 적막을 깨뜨리며 대성질호한 감탄부호이기도 하다.

수필 "어머니 날"과 "아버지"에서 보이는 엄마의 터밭과 아버지의 새끼꼬기가 그의 다른 수필에서도 수차 반복되고 있다. 터밭과 새끼의 이야기가 독자들에게 초면일 때에는 신선하고 감동적일 수 있으나 반복은 거부감을 초래하기 마련이다.

당하 중국문단에서 가평오의 출세작 "페도"의 스토리들이 그의 근작에 자주 중복되여 화제가 되고 있다. 한 작가의 제한된 삶의 체험에서 스토리의 반복은 면키 어려운바 문제는 새로운 발견에 있을 것이다. 심용숙의 수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아빠의 새끼꼬기가 다른 한 수필 "내 마음속의 풍경"에서 비록 중복되나 그 경지가 확대되여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다. 설명절 자손들이 모여든 날에도 아빠가 새끼를 꼬자 자식들이 너나없이 일손을 돕는 효성을 표현하여 수필 "아버지"에서 새끼꼬기가 아빠의 근면을 일가족의 화목과 흥성에로 승화시키고 있다. 하지만 중복은 종국적으로 엄마 아빠의 눈길 손길 말끝마다에서 풍기는 사랑의 숨결에 대한 관찰과 발굴의 미흡을 의미하기에 변명할 바는 못된다.

수필 "문풍지"는 딸이 마가을 엄마가 홀로 지키는 삼간집에 문풍지를 하고 난 감회를 쓰고 있다. 문풍지보다 자식들의 효성이 엄마의 마음을 덥혀 엄동설한을 이겨갈 수 있다 한 주제 표현이 수필의 가치를 승격시켰다.

수필 "미나리 찬가"는 미나리에 깃든 남편의 살뜰한 사랑을 쓰고 있다. 소시적 엄마의 사랑의 손끝에서 담겨진 시원한 미나리 김치도 한입 맛보고 떫다고 투정질하던 것이 남편의 정성과 사랑에 녹아 미나리에 맛들고 지어 "미나리 찬가"를 부르고 있다.

필자는 그의 오늘의 감미로운 생활이 래일의 감미로운 작품을 창작하게 될 "소산지"가 되여 창작의 새로운 정진을 맞아오기 바라며 본문을 마무려 각필한다.

2019년 3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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