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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일유적지 답사 실기(3) 그 산 그 강은 기억하네

[인터넷료녕신문] | 발행시간: 2019.05.30일 18:13
영웅은 갔어도 넋은 남아

김창영

일행은 리홍광 렬사의 석상이 세워져 있는 신빈현 남산의 렬사릉원을 찾기 위해 평정산에서 차머리를 돌렸다. 사실 신빈현 남산의 렬사릉원은 혼자서도 수없이 찾았던 곳이다. 렬사릉원이 있는 남산은 신빈시민들의 힐링의 곳으로 최적의 산행코스였는데 나는 그곳에서 편안하게 취재대상들을 만날 수 있어 신빈현에 취재갈 적마다 아침산행을 고집했던 것이다. 이런 연고로 나는 개인적으로 신빈현 남산의 렬사릉원보다는 평정산으로 가는 도중 잠간 차를 멈추고 바라본 리홍광부대 로령구(老岭沟) 전적지를 품을 놓고 돌아보고픈 생각이 간절했다. 허나 빠듯한 일정 때문에 맘속말을 입 밖에 내지 못했다.

봉고차는 어느덧 평정산진 등장촌을 지나고 있었다. 마을 앞을 지나는 변관선국도를 사이두고 훤히 바라보이는 앞산이 곧바로 로령이고 그 깊은 골이 로령구다. 로령구전투에 대해서는 이번에 답사에 나선 항일투쟁선렬 후손들 모두 전문가 못지 않게 잘 알고 있었다.

《압록강류역의 조선민족과 반일투쟁》(김양 저)에서는 로령구전투를 아래와 같이 기술하였다.

“1935년 5월의 어느 날, 리홍광은 동북인민혁명군 제1군 군부의 지시를 받들고 신빈현 호자구부근에서 제1사기병대재조직회의를 열었다. 회의가 끝난 후 리홍광은 소년영과 제5려의 전사 200여명을 인솔하여 80여필의 말을 몰면서 본계, 환인 방향으로 이동하였다. 점심때쯤 대오는 환인과 신빈의 접경지대인 로령에 이르렀다. 로령에는 절간이 하나 있었는데 대오는 여기서 잠간 휴식을 취했다.

…바로 이때 일본수비대 200여명이 동쪽의 랑자구방향에서 북쪽 등장방향으로 행군하는 도중 역시 이곳을 지나게 되였다. 쌍방의 거리는 불과 몇백메터 밖에 되지 않았다.

뜻밖에 벌어진 조우전은 시작부터 치렬하였다. 격전은 세시간 이상나 지속되였지만 악착스러운 왜놈수비대는 좀처럼 물러서려 하지 않았다. 놈들이 무선전으로 증원병을 불러대여 전투형세는 갈수록 엄중해졌다. 리홍광은 비발치는 탄우 속에서 목갑총으로 달려드는 놈들을 한놈씩 쏘아눕혔다. 리홍광은 재차 망원경을 들고 적정을 살피려 하였다. 이때였다. 적탄이 리홍광의 흉부를 관통하였다. 리홍광 사장은 중상을 입고 쓰러졌다. 부대에서는 즉시 경위원들을 파견하여 리홍광 사장을 담가에 실어 환인현 해청화락(海青火洛)에 자리잡은 부대의 밀영에 호송하여 갖은 방법을 다하여 치료하였다.

당시 부대에서는 행경나무껍질과 약담배로 만든 ‘황랍고’ 밖에 없었다. 흉부의 관통상에 ‘황랍고’를 발랐건만 솟구치는 선지피를 막아내지 못했다. 리홍광 신변에 있는 의사, 경위원, 취사원들은 초인간적인 의지로 육체적 고통을 완강하게 이겨내는 리홍광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였다.

주위사람들이 비통하게 흐느끼는 것을 본 리홍광 사장은 있는 힘을 다해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하였다.

‘눈물을 아낄 줄 알아야 하오. 혁명을 하자면 피를 흘려야 하오. 승…리…는… 꼭 우리의 것이요. 노래나…불러…주오…’

전사들은 를 불렀다.”

가슴 쥐고 나무 밑에 쓰러졌다

혁명군 가슴에서 흐르는 피

푸른 풀에 즐벅해

만리장천 무주고혼 부모형제

다 버리고 홀로서 나무 밑에

한을 품고 쓰러진다

산에 나는 까마귀야 시체 보고

우지 말아 몸은 비록 죽었지만

혁명 정신 살아있다.

그랬었다. 영웅은 갔어도 넋은 남아 불멸의 노래로 로령구 골안에 오늘도 울려퍼지고 있는 듯했다. 동시에 평정산진 등장촌에서 신빈현 남산의 령사릉원으로 가는 동안 필자의 귀전에는 1935년 5월, 환인현의 한 밀영에서 26세의 새파란 생을 접으며 리홍광이 들었던 노래가 가실 줄 몰랐다.

우연의 일치인지는 몰라도 신빈현 남산의 렬사릉원기념비에 새겨진 ‘항일영렬기념비’란 일곱 글자는 리민의 남편 진뢰의 친필 제사였다. 2018년 7월 21일 심장병 돌발로 세연을 접은 리민은 생전에 동북항일련군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웠으며 흑룡강성 정협 부주임, 흑룡강성민족사무위원회 주임으로 사업하는 기간 전반 조선족사회의 발전을 위해 큰 공헌을 한 분이다. 세상사에 어디 우연이 있으랴! 리홍광과 리민, 그리고 진뢰, 이들 사이에 흐르는 민족정은 이들을 하나로 묶은 필연이리라!

기념비 정면 오른쪽에 리홍광렬사의 석상이 모셔져 있었다. 일행은 석상 앞에서 숙연히 묵도를 드리고 렬사릉원을 돌아보았다. 리홍광석상 뒤면의 비문에는 “리홍광은 조선족으로 리홍해(李弘海)로도 불리웠다. 1930년 이통현 3도구에서 중국공산당에 가입하였다. ‘9.18’사변후 남만유격대 창시자의 한사람으로 양정우의 친밀한 전우였다. 동북인민혁명군독립사 참모장, 제1사 사장, 동북‘항련’1군 참모장을 력임했다. 1935년 신빈현 경내 로령구전투에서 영광스럽게 희생됐다. 종년 26세였다. 모택동은 ‘리홍광은 동북에서 이름있는 의용군 수령의 한사람이다’고 평했다.”는 글귀가 새겨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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