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언론이 고의로 져주기 경기를 한 여자 배드민턴 대표팀에게 "국가 망신"이라며 강도 높은 비난을 퍼부었다.
신화통신 등 50여개 주요 언론은 "3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아레나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배드민턴 여자복식 조별리그 A조 경기에서 위양(于洋)-왕샤오리(王晓理) 조가 한국의 정경은-김하나 조와 맞붙었는데 실수를 연발해 0-2(14-21, 11-21)로 졌다"고 전했다.
신화통신은" 위양-왕샤오리 조가 경기 초반부터 서비스를 실패하고 공을 일부러 바깥으로 보내는 등 성의없는 플레이로 일관해 경기 시작 10분도 채 안돼 1세트를 14:21로 내줘 웸블리 아레나에 있는 관중 6천명의 야유를 받았으며 2세트에서는 양팀 모두 실수를 연발하며 경기를 11:21로 끝내 엄청난 야유를 받았다"고 당시 경기 상황을 상세히 설명했다.
이어 "이번 경기는 중국이 결선 토너먼트 대진을 고려해 고의로 져준 의혹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고 꼬집었다.
보도에 따르면 위양-왕샤오리 조는 이번 경기에서 패배해 A조 2위로 진출함에 따라 결승전까지 D조 2위를 차지한 중국의 톈칭(田卿)-자오윈레이(赵芸蕾)조와 맞붙지 않게 됐다. 만약 위양-왕샤오리 조가 A조 1위를 차지했다면 대진표상으로 D조 2위인 톈칭-자오윈레이 조와 8강에서 맞붙을 수밖에 없었다.
신화통신은 자체 사설을 통해 "고의 져주기는 강팀을 피하기 위한 전략일 수 있지만 스포츠 정신과 도덕을 위배한 것이며 경기장에 있던 관중들까지 우롱한 것이다"며 "위양-왕샤오리조는 국가를 망신시켰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한 영국 관중 역시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스포츠 대국으로 다른 선수들에게 모범을 보여줘야 하며 경기장에서 중국을 대표하는 모습을 분명 보여줘야 한다"며 "오늘 경기는 정말 이해할 수 없으며 불공정하다"고 비난했다.
경기를 지켜 본 베이징올림픽 배드민턴 여자복식 금메달리스트인 위양(于洋)은 "우리가 이미 조별리그를 통과한 상황에서 내일 시작되는 8강 토너먼트를 고려하면 힘을 뺼 필요가 없는 경기였다"며 "선수의 입장에서 부득이한 것으로 체력을 보존하면 남은 세차례의 경기에서 더 좋은 경기를 보여줄 수 있다"고 변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올림픽부터 조별리그 방식으로 바뀌면서 토너먼트 대진표가 이미 결정돼 일부러 대진을 유리하게 바꾸려는 작전이 나올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