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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필립칼럼 74] 돈의 흐름으로 읽는 세계사 2

[모이자] | 발행시간: 2020.07.21일 18:00
제2차 세계대전 후 세계경제는 미국과 소련이 패권 다툼을 벌였고, 소련 붕괴 후, 중국이 미국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 패권 다툼 이면에 어느 노후한 대국이 세계경제를 뿌리부터 뒤흔드는 계획을 진행시키고 있었다. 세계경제를 파멸로 이끌 수 있는 ‘경제 테러’다. 세계경제를 배후에서 파괴해버리는 교묘하고도 흉포한 이 경제테러는 바로 조세피난처(Tax Haven)이다.


2016년, 데이터에는 과거 40년 동안 파나마에서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 거래한 데이터 21만 건이 담겨있었다.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 영국의 캐머런 전 총리, 아르헨티나의 축구 선수 메시, 홍콩 배우 성룡 등 세계 각국의 정치가와 경제인, 스포츠 선수 같은 저명인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파나마는 대표적인 조세피난처인데, 말 그대로 세금을 내지 않는 지역이다. 조세피난처에 거주지를 두면 개인에 대한 세금은 거의 부과되지 않는다. 또한 각국에 발을 걸치고 있는 다국적기업이 본거지를 이곳에 두면 법인세 절감도 가능하다. 조세피난처에 본사를 두고, 다른 국가들에는 자회사를 둔다. 그리고 자회사를 둔 국가들에서 발생한 이익은 조세피난처에 있는 본사로 집중시키는 것이다. 특히 헤지 펀드라 불리는 투자 기업들 다수는 조세피난처에 본적을 두고 있다. 일본 펀드 업계에서 ‘신의 손’이라 불리던 무라카미 요시아키의 무라카미 펀드가 홍콩으로 본거지를 옮긴 것도 홍콩이 조세피난처이기 때문이다. 조세피난처는 자국 내에 개설된 예금 계좌, 법인 등의 정보를 절대 비밀에 부친다. 탈세를 방조함과 더불어 범죄 자금 은닉 장로로도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조세피난처의 기원은 19세기. 서구 열강이 아시아, 아메리카, 아프리카를 손에 닿는 대로 마구 삼켜대던 시절의 일이다. 기업의 글로벌화가 시작되던 시기에, 영국에서는 식민지에 대한 투자를 늘리기 위해 식민지 내 기업에 부과되는 세금을 인하했다. 그러자 영국의 식민지로 다수의 영국 기업들이 이전해왔고, 곧 전 세계의 다국적기업들도 영국 식민지로 적을 옮기게 되었다. 당연히 영국 식민지는 윤택해졌다. 세금은 내렸지만 회사가 적을 두는 것만으로 등기 비용 등이 들어올뿐더러 회사는 해당 지역에 어느 정도 돈을 쓰게 된다. 이는 영국 식민지의 귀중한 재정 노릇을 했다. 제2차 세계대전 후에도 영국의 해외 영토들은 모처럼 적을 옮긴 다국적기업들이 떠나지 않도록 세제를 그대로 유지했다. 나아가 1960년대부터 스위스은행 같은 비밀주의도 도입했다. 영국의 해외영토 시책은 세금을 낮추고, 회사 등기를 간단히 처리하도록 해주면서 금융 비밀을 지킨 것이다.


미국은 처음부터 조세피난처의 최대 피해자로 1961년부터 조세피난처 단속을 강화하고자 했으나, 뜻대로 이루지 못하자 미국 스스로 조세피난처를 만들어 운영하게 되었다. 스위스,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등은 영국 해외 영토에 대항하여 그들 스스로 조세피난처가 되었다.


현대에 들어서서 세계는 머니게임이 불러일으킨 폐해로 고민하고 있다. IT 버블 붕괴나 리먼 사태 등으로 인해 수차례나 불황을 맞닥뜨렸다. 머니게임의 본거지는 런던이다. 세계 금융 전체의 점유율을 보면 이쪽이 월스트리트를 능가한다. 국제적인 주식 거래의 절반, 국제 신규 공모주의 55%, 국제통화 거래의 35%는 런던이 차지하고 있다. 이는 영국이 조세피난처의 총수이기 때문이다. 영국은 금융 및 기업에 대한 규제가 미국과 비교했을 때 대단히 느슨하다. 교제를 완화해 전 세계 기업들과 돈을 끌어들인다. 예를 들어, 러시아 기업이 해외에서 상장할 때, 뉴욕이 아닌 상장기준이 상대적으로 느슨한 런던을 택한다.


조세피난처는 자칫하다가는 세계경제를 무너뜨릴 수도 있는 존재다. 조세피난처의 폐해 중 하나는 대기업과 부유층의 세금이 대폭 낮아졌다는 점이다. 이는 전 세계 대기업과 부유층의 ‘세금 구멍’ 노릇을 하고 있다. 이에 선진국들은 조세피난처로 떠나는 대기업과 부유층을 막기 위해 세금을 낮출 수밖에 없게 되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격차는 점차 더 벌어진다. 부유층에게 부과되는 세금은 대폭 인하되는 한편 서민의 부담 비율이 큰 소비세(간접세)는 인상된다. 이 결과, 빈부격차가 확대된다.


국제구호개발기구인 옥스팜의 발표에 따르면, 62명의 전 세계 부자들의 자산이 극빈층 36억 명분과 같다고 한다. 이 62명의 2015년도 자산은 1조 7600억 달러로 세계 총 인구의 절반의 부를 합한 것과 같다는 뜻이다.

이런 빈부 격차가 계속 확대된다면 세계경제는 언젠가 붕괴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거산 윤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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