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실은 초등학교 다닐 때 길동이를 좋아하지 않았겠니...걔 공부도 잘하고 깔끔하니 여학생들한테 인기 좋았잖아! 그런데 이번 동창회에서 오랜만에 보니 신체도 왜소해서 볼품없고 직장도 그저 그런 회사 다닌다고 하더군!”
결혼을 준비 중인 미혼 남성 과반수와 여성 4명 중 3명 정도는 과거 학창시절 호감을 가졌던 이성학생을 시간이 지난 지금 다시 만나면 실망을 느끼는 것으로 드러났다.
결혼정보회사 비에나래가 연애결혼 정보업체 커플예감 필링유와 공동으로 23일 ∼ 29일 전국의 결혼희망 미혼남녀 516명(남녀 각 258명)을 대상으로 전자메일과 인터넷을 통해 ‘학창시절 짝사랑했던 동창생을 지금 만날 때 느끼는 호감도’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이다.
이 질문에 대해 남성 응답자의 56.1%와 여성의 76.4%가 ‘다소 실망스럽다’(남 39.9%, 여 56.2%)거나 ‘매우 실망스럽다’(남 16.2%, 여 20.2%)고 답해 남녀 모두 절반 이상이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인 것.
반면 학생 때보다 ‘훨씬 더 매력적이다’(남 10.9%, 여 3.5%)와 ‘다소 매력적이다’(남 7.4%, 여 5.0%)고 답한 비중은 남성 18.3%와 여성 8.5%에 그쳤다.
한편 ‘그때와 비슷하다’는 응답자는 남성 25.6%, 여성 15.1%이다.
자세한 응답 순위를 보면 남녀 모두 ‘다소 실망스럽다’가 가장 많고, 그 다음으로는 남성의 경우 ‘그때와 비슷하다’ - ‘매우 실망스럽다’ - ‘훨씬 더 매력적이다’ - ‘다소 매력적이다’의 순이고, 여성은 ‘매우 실망스럽다’ - ‘그때와 비슷하다’ - ‘다소 매력적이다’ - ‘훨씬 실망스럽다’ 등의 순서로 답했다.
짝사랑했던 동창생을 먼 훗날 만나서 느끼는 실망감은 남성보다 여성이 더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손동규 비에나래 명품커플위원장은 “성장하면서 어릴 때와는 신체조건도 많이 변할 뿐 아니라 정신적인 성숙도도 각자 다르다”라며 “학력이나 직업이 크게 향상되고 외모관리가 상대적으로 뛰어난 여성은 시간이 흐르면서 매력적으로 변하는 사례가 많으나, 여기에 비해 학력이나 직업, 신체조건 중에서 하나라도 취약요인이 발생하면 여성들의 평가가 낮아지기 때문에 남성들의 경우 실망을 주는 사례가 많다”라고 설명했다.
미혼女 26%가 꼽은 ‘잘 나간 동창男의 비호감 전락 이유?’
‘학창시절 인기있던 동창생 이성이 비호감으로 변했을 경우 주된 요인’으로는 남성의 경우 ‘볼품없는 외모’(34.5%)를, 여성은 ‘내공 부족’(26.0%)을 각각 첫손에 꼽았다.
그 뒤로는 남성이 ‘내공 부족’(31.0%)과 ‘세련미 부족’(10.5%), ‘(말이 안 통할 정도의) 수준 차이’(9.7%) 등을 들었고, 여성은 ‘볼품없는 외모’(21.7%)를 내공부족 다음으로 꼽았고, 이어 ‘선호도 낮은 직장’(17.4%), ‘악화된 집안환경’(13.2%) 등을 비호감 요인으로 지적했다.
미혼들, ‘이런 동창男, 동창女 다시 본다!!’
“철수야, 미연이는 중학교 다닐 때만 해도 공부는 잘했지만 치장에 관심이 없어서 늘 꾀죄죄하니 눈길을 끌지 못했잖니...그런데 이번 모임에서 보니 직장 좋고 패션 세련되고 자신감 충만하여 단연 군계일학이더군!!”
‘학창시절 별로 눈길을 끌지 못했던 이성 동창생이 지금은 매력 만점으로 변해 있을 경우의 주된 요인’은 남녀간에 많은 차이를 보였다. 남성은 ‘매력적인 외모, 신체조건’(31.4%)을 꼽은 비중이 가장 높고, ‘번듯한 직업, 직장’(20.9%), ‘성격, 가치관’(17.4%), ‘능력, 교양’(12.8%), ‘성향, 코드’(10.5%) 등의 답변이 그 뒤를 이었고, 여성은 ‘번듯한 직업, 직장’(29.8%)과 ‘능력, 교양’(24.8%)을 비슷하게 1, 2위로 꼽았고, 그 외 ‘성격, 가치관’(19.8%)과 ‘매력적인 외모, 신체조건’(14.7%), ‘성향, 코드’(7.0%) 등을 매력 가점요인으로 꼽았다.
커플 상담 컨설턴트는 “결혼이 임박한 미혼들이 이성을 볼 때는 남성의 경우 상대의 외모와 직업 등을 크게 고려하고, 여성은 직업과 내공 등을 관심있게 본다”라며 “따라서 학창시절과 비교하여 이런 요인들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했을 경우 매력적으로 보이나, 반대일 경우 실망감을 준다”라고 설문결과를 분석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 한국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