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북경동계올림픽에서 도핑 파문을 일으킨 로씨야 피겨스타 발리예바(17살)가 징계 발표를 앞두고 최악의 성적을 내 로씨야 스포츠 화제의 중심에 섰다.

지난 12일 로씨야 타타르스탄공화국 카잔에서 페막한 로씨야 피겨스케트 그랑프리 대회에서 4위에 그친 것이다.

4위를 ‘나쁜 성적’이라고 판단할 수는 없지만 발리예바에게 4위는 이례적인 성적이다. 로씨야일간 《코메르산트》는 “카잔 그랑프리에서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발리예바가 3위권에도 들지 못하고 추락했다.”고 보도했다.

발리예바.

특히 이번 대회는 발리예바의 고향인 카잔에서 열려 더욱 주목을 받았다. 발리예바는 소년시절부터 남자선수도 하기 어려운 4회전 점프를 안정적으로 수행하며 압도적인 기량으로 세계기록 갱신 행진을 벌리던 선수이다.

발리예바가 출전한 대회에서 시상대에 오르지 못한 것은 북경동계올림픽 이후 처음이다. 그가 로씨야 국내대회에서 입상에 실패한 것은 2018년 모스크바 시니어 챔피언십 이후 처음이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발리예바는 지난해 2월 북경올림픽에서 도핑 파문이 불거진 이후에도 2022—2023 시즌 국내대회에서 꾸준히 메달을 획득했다. 로씨야 선수들은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특별 군사작전이 시작한 이후 국제대회에는 출전하지 못하고 있지만 피겨 강국인 로씨야의 국내대회는 국제대회 못지 않게 경쟁이 치렬하다.

이번 대회에서 발리예바는 4회전 점프를 시도하다가 넘어진 데다 코치진의 판단 착오로 프로그램 구성이 잘못돼 10점 이상의 감점을 받았다. 도핑 징계 발표를 앞두고 심리적 압박 때문에 무너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발리예바는 이번 대회 이틀 전 화상을 통해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 청문회를 했다. 재판소는 래년 1월말 발리예바의 징계 여부와 수위, 결과가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발리예바는 북경동계올림픽 피겨스케트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차지했으나 시상식 직전 소변 샘플에서 금지약물 성분이 검출되면서 파문을 일으켰다. 발리예바가 15살이던 2021년 12월 로씨야 챔피언십에서 실시한 소변 검사에서 트리메타지딘이 검출된 게 뒤늦게 알려져 문제가 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는 시상식을 무기한 연기했고 발리예바는 강도 높은 조사와 비판여론 속에 녀자 싱글에서 4위로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외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