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배민욱 기자 = 9일 오전 1시40분께 청주시 상당구의 한 편의점. 서모(42)씨가 아무렇지 않은 듯 문을 열고 편의점 안으로 들어왔다.
편의점 종업원 김모(21)씨는 평소와 다름없이 이상한 느낌은 받지 못했다. 새벽시간 물건을 사러온 여느 손님과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순간 얼마나 지났을까. 갑자기 편의점 안은 공포분위기로 돌변했다.
서씨가 미리 준비한 흉기를 들고 김씨를 위협했다. 서씨의 목적은 하나였다. 편의점에 있는 돈을 훔쳐가는 것이었다. 흉기로 위협을 받은 김씨는 공포감에 별다른 저항을 하지 못한채 순순히 돈을 내줘야만 했다. 서씨는 30만원을 빼앗고 유유히 그 곳을 빠져나왔다.
21일 오전 4시께 경기 단원구 선부동의 한 편의점에 황모(30)씨가 흉기를 들고 들어가 아르바이트(알바)생 김모(22)씨를 위협했다. 황씨는 이날 현금 8만3000원을 손에 쥐었다.
술을 마신 상태였던 황씨는 평소 생활고에 시달렸다. 돈이 궁했던 황씨는 가위와 깨진 소주병을 들고 집 근처 편의점을 찾아가 강도행각을 벌였다.
같은날 오전 4시께 광주 동구 불로동에서도 편의점 강도사건이 벌어졌다. 30대로 추정되는 괴한은 편의점에 들어가 종업원 김모(21·여)씨를 흉기로 위협해 현금 30만원을 빼앗았다.
그는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채 편의점에서 금고에 있던 현금을 챙겨 곧바로 도주했다.
편의점이 강도범들의 표적이 되고 있다. 편의점은 야간이나 새벽 시간대 종업원 혼자 근무하는 경우가 많고 24시간 현금을 취급하고 있어 각종범죄가 빈발하고 있다.
새벽시간대 편의점에는 범죄의 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다. 보통 점원 1명만이 근무하고 출입에도 제한이 없는 탓이다.
각종 범죄자들 가운데 특히 강도범는 편의점에서 근무하는 종업원과 알바생에게 공포의 대상이다. 야심한 시각에 인적도 드물어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수단이 극히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들려오는 편의점 강도 소식에 종업원과 알바생들의 불안한 마음만 더 커진다.
경찰 관계자는 "편의점을 대상으로 하는 강도행각은 여전히 빈발하고 있다"며 "편의점 숫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24시간 종업원 혼자 근무하는 특성상 범죄에 쉽게 노출될 수 있는 환경이다. 그만큼 강도범들에게 표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강도범들에게 편의점이 더이상 범죄의 놀이터가 되서는 안된다. 그만큼 범죄의 표적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철저한 예방이 중요하다.
그러나 예방법은 그리 어렵지 않다. 경기 하남경찰서 생활안전과에 근무중인 김정석 경관이 그 방법을 제시했다. 바로 정리정돈과 내부관리다.
김 경관에 따르면 편의점 내부가 잘 보이는 곳에 광고부착물을 부착하고 물건 등을 적절한 곳으로 이동시킨다.
CCTV 각도와 위치를 조정하고 녹화와 화질 상태를 수시로 체크한다. CCTV의 사각지대 발생하지 않도록 점검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한달음(무다이얼) 시스템 전화기를 가능한 카운터 밑에 설치하고 위급상황시 작동할 수 있도록 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성 1인 근무하는 장소는 카운터 옆 등에 호신용품인 최루액 스프레이, 야구방망이, 장봉 등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는 장비를 비치하는 것도 방법이다.
김 경관은 "편의점 강도범죄 발생은 대낮 등 광범위하고 인적이 드문 지역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어 경찰력만으로 한계가 있다"며 "강도범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업주들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편의점 업주들도 범죄예방을 위한 각별한 관심을 갖고 점포내 CCTV 보강, 한달음시스템 설치와 사설경비업체 가입 등 자체 방범체제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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