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천정인 기자 =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부장판사 김대웅)는 28일 유동천(72·구속기소) 제일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불구속 기소된 이광재(47) 전 강원도지사에게 벌금 500만원에 추징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전 지사는 다른 범죄 혐의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고 항소심 선고를 기다리는 중 이같은 범죄를 저질렀다"면서 "그러나 받은 돈의 액수가 크지 않고 대가성도 없었던 점 등을 감안하면 징역형을 선고하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고 양형이유 밝혔다.
재판부는 우선 유 회장으로부터 3차례에 걸쳐 정치활동비 명목으로 받았다는 3000만원 중 1000만원에 대해서만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유 회장은 이 돈을 건넬 당시 참석자와 대화내용 등을 구체적으로 진술하고 있고 이 자리에 동석한 관련자 역시 이 전 지사가 돈을 받은 것을 목격했다고 진술하고 있다"며 "이들이 일부 일관되지 않은 진술을 했다고 해도 이 전 지사가 돈을 받지 않았다고 볼만한 정도는 아니다"고 판단했다.
다만 "자신의 집무실에서 1000만원을 줬다는 유 회장과 관련자들의 진술은 신빙성이 없고, 이 혐의가 의심이 없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며 무죄 이유를 설명했다.
아울러 "유 회장은 부산의 한 복집에서 나머지 1000만원을 줬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 전 지사가 돈을 실제로 받았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앞서 당시 이 전 지사는 정치활동을 하는 사람이라고 볼 수 없어 무죄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선고를 마치고 나온 이 전 지사는 "유죄 판결을 받은 1개의 혐의에 대해서도 항소심에서 무죄로 밝혀질 것을 확신한다"며 항소 계획을 내비쳤다.
이 전 지사는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유 회장으로부터 3차례에 걸쳐 정치활동비 명목으로 모두 3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그는 지난 2010년 강원도지사에 당선됐지만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이 확정돼 도지사직을 상실한 바 있다.
한편 유 회장은 불법·부실 대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검찰로부터 징역 9년을 구형받고 내달 5일로 예정된 판결 선고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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