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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ho >어릴적 싸이, 담배 피다 걸리자 “아빠부터 끊죠?”

[기타] | 발행시간: 2012.10.10일 11:51
가수 싸이(본명 박재상·35·사진)가 ‘세상에 없던 가수’로 데뷔해 ‘월드 스타’로 성장하기까지 밑바탕이 된 동력은 ‘반항심’과 ‘독립심’이다. 강남에서 태어나 ‘상위 1%’ 문화에 쉽게 흡수될 수 있었던 이 부유층 자제는 그러나 세상이 요구하는 질서와 규칙에 삐딱한 시선을 투영하며 독립군의 길을 걸어왔다.

그의 타고난 반항심은 생활 곳곳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담배를 피우다 아버지에게 걸리자, “아버님부터 끊으시라”고 대들었던 그다. 음악을 하겠다고 고집을 피울 땐 아버지가 “사업을 이어야지, 무슨 음악이냐”고 강하게 반대하기도 했다. 그때 그는 “아버지는 작곡을 해 보셨냐”며 “어떻게 당신이 가지 않은 길에 대해 그토록 확신을 갖고 말씀하실 수 있느냐”고 똑 부러지게 대항했다.

싸이는 가족에서 ‘미운 오리 새끼’같은 존재였다. 다들 공부를 잘 했지만, 싸이만 유독 공부와 거리가 멀었기 때문. 반도체 장비를 생산하는 ㈜디아이의 회장인 아버지 박원호 씨는 경기고, 연세대를 졸업한 인재였고, 현재 강남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어머니는 경기여고, 이화여대를 졸업한 재원이었다. 누나 박재은 씨는 학창시절 한 번도 1등을 놓치지 않을 정도로 학구파였다.

싸이가 여덟살 때 ‘잔디밭에 들어가지 마시오’라고 쓰인 푯말을 무시하고 아예 잔디밭을 밟고 훼손하자 어머니는 그때부터 ‘아들을 포기했다’고 한다. 그는 그렇게 어린 시절부터 ‘삐딱하게’ 굴었다. 자수성가한 아버지의 강한 독립심과 원리원칙을 감당하기 힘들었고, 공부를 잘 해야 하는 압박감에서도 벗어나고 싶었다. 부모가 원하는 ‘아들상’에 맞추지 못하면 아버지로부터 발차기를 당하기 일쑤였던 싸이가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유일한 즐거움이 집이 아닌 집 밖에서의 ‘소통’이었다. 그는 학교에선 오락부장, 응원단장으로 활동했고, 학교 밖에선 물 좋다는 나이트클럽을 전전했다. 그렇게 규율에서 벗어난 아찔한 일탈은 원칙과 학업만을 중시하던 집의 답답한 문화와는 차원이 다른 것이었다.

싸이는 “어릴 땐 그런 문화가 너무 답답해서 힘들었다”며 “뭘 해도 성이 안차는 아들 때문에 부모가 속상해했고, 그래서 ‘어차피 열심히 해도 인정받지 못할 거니까’하며 더 엇나갔던 것 같다”고 회고했다. 아버지가 걸어온 길과는 무조건 정반대로 가야 한다는 의무감은 어릴 때부터 깊이 박힌 그의 생활 신조이자, 생존 방식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어릴 때 정신적으로 힘든 상황에서 빚어진 ‘그릇됨’은 엔터테이너적인 자질을 높이고 타인과의 더 많은 소통을 통해 즐거움을 확산시키는 성장 동력이었다.

싸이가 2001년 발표하고 히트시킨 데뷔 음반 수록곡 ‘새’는 그의 청개구리 같은 성격이 고스란히 반영된 작품이었다. 당시 주류 대중음악계에서 선보이지 않던 독특한 외모도 그랬지만, 거침없고 솔직한, 그러면서 기성사회의 권위주의를 은연중 비꼬는 노랫말은 기존에는 없는 색깔이었다. 그는 남들과 전혀 다른 모습으로 결국 ‘엽기 가수’라는 꼬리표를 달았다.

그는 ‘새’로 국민적인 호응을 얻었지만, 대마초 흡입과 군대 두 차례 입소 등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되기도 했다. 그때마다 ‘그’를 일으켜 세운 건 몸에 단단히 배인 ‘독립심’이었다. 그의 독립심은 자신도 부정할 수 없을 정도로 자수성가한 가족력에서 나왔다.

㈜디아이의 창업주인 조부 박기억 회장은 자상하면서도 호방한 성격이었다. 싸이는 월남해 탄탄한 사업을 꾸릴만큼 독립심이 강한 조부와의 기억을 지금까지 가장 소중한 자산으로 여기고 있다. 부친이 싸이의 가수 데뷔를 만류할 때도 조부가 나서 협력자가 됐을 정도다. 싸이의 독립심을 기른 주역으로 부모도 빠질 수 없다. 2007년 군 문제로 재입소할 때, 싸이는 아버지로부터 CF 위약금을 무상으로 ‘받지’ 못하고 ‘빌려야’했다. 어머니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에선 늘 밥값을 내야하고, 싸이의 공연엔 부모가 제값을 주고 티켓을 사야 했다. 싸이가 2001년 대마초 문제로 경찰에서 수사를 받을 때, 면회 온 부모에게 들은 말이라곤 ‘이제 담배 끊으라’는 충고 한마디뿐이었다.

싸이는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근면과 독립성이 어릴 땐 너무 싫었는데, 그런 교육방식이 아니었다면 내가 죽기 살기로 일을 했을까 의문이 든다”며 “나이가 들어 아버지가 되고, 남편이 돼 보니, 그런 교육방식이 너무 고맙게 느껴진다”고 했다.

그가 가족에게서 배운 건 독립성만이 아니었다. 냉정한 관계처럼 보이는 가족 관계에서도 늘 가족을 사랑하는 법을 놓치지 않았다. 누나 박재은 씨는 싸이의 가족 사랑에 대한 일화를 이렇게 털어놓는다. “음식점에 가서 맛있으면 꼭 싸가지고 와서 가족들을 먹여요. 곰살맞고 예쁜 짓을 잘하는 편이죠. 싸이는 공동체 속에서 힘을 얻고 공동체가 잘 돼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주변 사람을 챙기는 스타일이에요.”

싸이는 극과 극을 동시에 소유한 아티스트다. 삐딱하면서도 타인과의 소통에 뛰어난 역량을 발휘하고, 개방적이면서도 가부장적이다. 새장 밖의 삶을 누리면서 새장 속의 삶도 불편해하지 않는다. 평범한 가장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 ‘삐딱한 이단아’로 살아야 한다는 그의 역설은 선뜻 귀에 거슬리면서도 설득적이다. ‘청개구리’. 싸이를 설명하는 이 수식어만큼 더 명확한 단어가 있을까. ‘그 누가 제아무리 뭐라 해도 나는 나야/우물 안의 개구리라도 나 행복하니/그래 그게 바로 나야 그래 그게 바로 나야∼’(6집 ‘청개구리’중에서)

문화일보,김고금평 기자 dann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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