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OA(사진=한대욱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3년의 기다림 끝에 데뷔하면서 이룬 꿈은 어떨까? 화려한 무대 위의 모습만 보고 연예인, K팝 스타를 꿈꾸는 청소년들이 많다. 데뷔만 하면 호화로운 생활이 보장된 것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신예 그룹 AOA의 24시는 연예인지망생 시절 춤과 노래에 몰두할 때만큼 바쁘다. AOA의 24시간을 추적해 고단한 스타의 길을 걷는 이들의 노력을 들여다봤다.
스무살 안팎의 8명이 줄지어 아파트 현관을 나와 대기 중인 승합차에 몸을 실었다. 모두 빼어난 미모다. 하지만 부스스한 머리에 피곤한 기색들이 역력했다. 이들은 “이틀 밤을 꼬박 새웠다. 일정이 있던 몇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어제 아침부터 시체처럼 쓰러져 있었는데 아직 피로가 가시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8월 초 ‘엘비스’로 데뷔한 AOA(Ace of Angels)다.
지난 9월21일 오전 11시. AOA 멤버들은 서울 문래동의 숙소를 나섰다. 자동차로 5분 거리인 당산동 댄스 연습실로 향했다. 평소 오전 9시부터 연습을 시작했는데 전날 끝난 뮤직비디오 촬영 스케줄이 너무 빠듯해 소속사에서 일정을 조금 늦춰줬다.
[이데일리 한대욱 기자] AOA가 연습실에 가기 위해 차량에 오르고 있다.
지난해 8월 마지막 멤버로 유경이 결정된 뒤에도 1년여의 준비 과정을 치렀다. 그 사이 단체로 활동하느라 개인적인 시간은 아예 없었다. 퍼포먼스와 밴드 실력을 겸비한 독특한 콘셉트를 완성하느라 매일 연습에 매달렸다. 그 결과 ‘트랜스포머 그룹’이라는 별칭을 얻으며 데뷔 전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데뷔를 했다고 끝난 게 아니다. 오히려 더 험난한 여정의 시작이다. 데뷔곡 활동을 마무리하고 신곡을 준비 중인 AOA는 여전히 연습생과 다름없는 빠듯한 연습 일정을 소화하고 있었다. 특별한 일정이 없는 날에는 댄스와 밴드 연습을 오전과 오후로 나눠 진행했다. 댄스 연습을 시작한 지 10여분이 지나자 얼굴에 땀방울이 맺히기 시작했다.
시간이 없어 점심식사도 도시락을 주문해 먹는다. 멤버들이 둘러앉아 농담도 하고, 웃음을 나눌 때다.
[이데일리 한대욱 기자] AOA가 연습실에서 도시락을 주문해 점심을 먹고 있다.
AOA는 점심 식사를 마친 후 연주 연습을 위해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에 있는 합주실로 향했다. 밴드 멤버는 드럼의 유경과 기타와 랩의 지민, 베이스와 랩의 민아, 기타와 보컬의 초아, 보컬과 건반의 유나다. 지민은 최근 산 자신의 첫 일렉트로닉 기타라며 새 기타를 자랑했다. 평소 다른 멤버들이 밴드 연습을 할 때 혜정과 초아, 찬미는 댄스 연습을 계속 한다.
저녁식사 후에는 외국어 교습 또는 다음날 활동 준비를 위한 의상 피팅 등을 끝내야 한다. 그래도 시간이 남으면 다시 밴드나 댄스 연습을 한 뒤 오후 11시쯤부터 정리를 하고 밤 12시 귀가를 한다. 기상 시간은 오전 7시.
“연습생 때는 숙소와 연습실만 오가면 됐는데 이제는 음악방송과 라디오 출연도 해야 하고 각종 스케줄 미팅까지 해야 하니까 시간이 더 없어요. 그렇다고 연습을 게을리 하면 무대에서 바로 티가 나거든요. 대중에게 좋은 평가를 받으려면 더 열심히 해야죠.”
[이데일리 한대욱 기자] AOA가 밴드 연습을 하고 있다.
음악 프로그램 출연이 있으면 오전 리허설 시간에 맞춰 메이크업과 헤어, 의상까지 준비해야 하다. 이동시간을 제외하면 하루 30분~1시간 정도 잠을 자기 일쑤라고 했다. 하이힐을 신는 것도 고역이다. 하이힐을 신고 무대 퍼포먼스는 물론 연습도 소화했다.
“무대 위 화려한 모습은 3분 정도 보여드리는 거잖아요. 그 3분을 위해 몇 년간 연습했죠. 연습생 생활이 생각보다 고되다 보니 포기하고 나간 친구들도 꽤 있어요. 꿈, 환상보다는 현실인 거죠. AOA를 알아봐 주시는 게 감사해요. 아직 못알아본다고 해도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우리는 행운아죠.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잖아요. 이렇게 힘든데 다시 도전할 거냐고, 누가 물어도 대답은 ‘네!’예요.”
김은구 (cowboy@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