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뉴시스】장재혁 기자 = '모친 흉기살해 사건' 피의자 30대 아들이 평소 잔소리를 늘어놓는 어머니에게 불만을 품고 범행을 위한 준비를 해왔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24일 오전 서귀포시 도순동 한 주택에서 주부 A(64·여)씨가 흉기에 찔려 숨져있는 것을 외출했다가 집에 돌아온 남편 B(70)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발견당시 A씨는 목부위가 흉기에 찔려 피를 흘리고 있었고 방안은 온통 피로 뒤범벅돼 있었다.
경찰은 이날 낮 12시15분께 신고를 받고 현장 감식과 함께 가족 등을 상대로 조사를 벌였다.
경찰은 "평소 집에만 있는 둘째 아들과 승용차량이 없어졌다"는 가족들의 진술을 확보하고 둘째 아들을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해 탐문수사를 진행했다.
오후 4시30분께 서귀포시 서귀동 한 주차장에서 승용차량을 발견한 경찰은 인근 일대를 수색해 오후 5시께 서귀동 모 숙박업소에서 아들 C(38)씨를 긴급 체포했다.
경찰관계자는 "검거 당시 아들 C씨가 무척 당황스러워 했고 범행을 시인했다"며 "차량 뒷트렁크에서 범행에 사용된 흉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C씨를 경찰서로 이송한 후 범행동기 등에 대해 집중 조사를 벌였다.
C씨는 일을 하지 않고 집에만 있는 자신을 향해 잔소리를 늘어놓는 어머니에게 평소 불만이 많았던 것으로 조사결과 드러났다.
특히 C씨는 어머니를 살해하기 위해 범행에 사용된 흉기를 최근 마트에서 구입해 소지해왔던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줬다.
C씨는 현재 미혼에 무직으로 3형제 중 둘째다. C씨는 제주에 있는 4년제 대학교를 졸업한 후 약 14년간 별다른 직업 없이 집에서만 생활해왔고 지난해에는 약 2개월간 우울증 등으로 정신병원에 입원한 병력도 있었다. 가족들도 C씨를 환자 취급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관계자는 "피의자가 다녔던 병원에 정확한 진단명 등을 의뢰했다"며 "과대망상 등 정신질환으로 이번 범죄를 저지른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C씨에 대해 25일 존속살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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