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우인 기자] KBS2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이경희 극본, 김진원 이나정 연출)를 향한 시청자들의 의심은 끝이 없다. 배우들의 대사 하나, 표정 하나에도 의미를 부여하며 해석하고 있다.
최근 시청자 사이에서 가장 흥미롭게 떠오른 것은 기억상실증에 걸린 서은기(문채원)가 사실은 강마루(송중기)를 기억하고 있으면서 연기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기억을 잃기 전 은기는 마루를 사랑했고, 마루가 자신을 이용해 재희(박시연)에게 복수하려고 한 사실을 알면서도 매달렸다. 마루는 죄책감 때문에 그런 은기를 강하게 거부했다.
일부 시청자는 마루를 향한 은기의 절대적인 사랑에 주목했다. 또한 지난 25일 방송된 14회에서 나온 마루의 대사 '니가 제대로 서야 내가 떠나지' '니가 제대로 일어나야 내가 마음 놓고 니 옆에서 없어져 주지'는 은기가 기억이 없는 척 연기할 수밖에 없는 이유로 작용한다. 자신이 예전으로 돌아가면 마루가 떠날 것이라는 판단이다. 마루와 함께하기 위해 태산그룹과 아버지를 포기할 수 있는 은기라면, 충분히 가능한 행동이라는 해석이다.
마루의 마음을 의심하는 시청자도 늘고 있다. 14회, 마루가 재희의 멱살을 잡는 장면에서 재희가 은기에 대한 마음은 동정이며, 진짜 사랑은 마루가 자신에게 보여준 희생이라는 대사에서 드러난 마루의 눈빛 때문. 이내 가라고 경고한 마루지만, 그 잠깐 동안 떨리는 눈빛과 긴장한 목젖에 시청자들은 "아직 마루가 재희를 사랑하는 게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밖에 시청자들로하여금 결말을 비극으로 예측하게 하는 장면도 있다. 지난 24일 방송된 13회 첫 장면, 은기가 자신을 위한 아침을 준비하는 사이 샤워를 마친 마루가 거울에 서린 김을 이용해 손가락으로 '행복'을 쓰다가 지우는 모습. 일부 시청자는 이 장면이 '착한남자'의 새드엔딩을 예고한 것 아니냐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한 시청자는 "'착한남자'는 멜로 드라마인데 해석이 난무한다. 대사 하나에도 의미를 부여하게 만든다. 작가의 능력이 대단하다"며 놀라움을 드러냈다.
종영까지 6부를 남긴 '착한남자'는 현재 12회 연속 수목극 1위를 수성하고 있다.
사진=KBS2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 화면 캡처
이우인 기자 jarrje@tvrepo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