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팡—팡—》
새해를 맞이하는 폭죽소리가 울립니다. 섣달 그믐날 캄캄한 밤하늘을 장식하며 끊임없이 울립니다. 아름다운 불꽃들이 밤하늘의 상공에서 활짝 피여오릅니다. 마치 별무리가 내려앉는것 같습니다.
집집마다 설을 맞는 기쁨으로 들끓고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집에는 여전히 세식구뿐입니다. 년로하신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나. 다른 사람에게는 귀맛좋게 들리는 폭죽소리겠지만 나한테는 슬픈 발라드로 들릴뿐입니다. 폭죽소리가 클수록 내 가슴은 무거워나기만 합니다.
자정이 넘도록 줄기차게 울리는 폭죽소리는 마치 나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끊임없이 내 귀전을 때립니다. TV에서 온 가족이 모여앉아 물만두를 빚는 모습이 내 눈을 찔렀습니다. 나의 마음은 점점 시려왔고 눈시울은 뜨거워났습니다.
추억의 쪽문이 열리며 어렸을 때의 설날이 떠오릅니다. 그땐 같이 물만두를 빚던 아빠도 곁에 계시고 같이 게임을 놀아주시던 삼촌도 곁에 계시며 나에게 김밥을 정성껏 만들어주시던 엄마도 곁에 계셨습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나한테 속했던 그 행복은 어데론가 자취를 감췄습니다.
기쁜 웃음은 슬픈 탄식으로 변해가고 분주히 음식상을 차리던 뒤모습은 다신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우리 집 형편은 점점 좋아지고있지만 집안은 점점 쓸쓸해졌습니다. 그 옛날의 행복과 따스함은 어느새 감쪽같이 사라져버렸습니다.
귀맛좋은 폭죽소리를 들으면서 나는 다시한번 아빠와 물만두를 빚고싶습니다. 잘 빚지는 못해도 아빠의 칭찬은 언제나 따뜻했습니다. 다시 한번 삼촌과 게임을 놀고싶습니다. 번마다 졌지만 지금 내가 그토록 즐기는 컴퓨터게임은 그 즐거움과는 비길바도 못됩니다. 다시 한번 엄마가 만든 김밥을 먹고싶습니다. 맛은 별로였지만 그속에 담긴 정성과 사랑은 너무도 감미로왔습니다.
마트에서 사온 물만두를 먹으면서 나의 눈앞은 어느새 희미해졌습니다. 걷잡을수 없이 멀어져간 행복이기에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손을 내밀어 다시 그때의 웃음, 그때의 감동, 그때의 행복을 붙잡으려 하니 그것들은 모두 나를 피한듯 희미하기만 했습니다.
나는 폭죽소리를 들으면서 새해소원을 빌었습니다.
《새해엔 엄마 아빠랑 함께 보내게 해주세요. 지금처럼 부유하진 못해도, 지금처럼 넉넉하진 못해도, 지금처럼 명품을 갖진 못해도… 아니 더 초라해지더라도…》
나는 간절히 두손 모았습니다. 희미해진 그 명랑한 웃음을 되찾게 해달라고, 희미해진 그 따뜻한 행복을 되찾게 해달라고.
폭죽소리와 함께 한번 또 한번…
/ 장형(통화시조선족중학교 9학년 1반) 지도교원: 박금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