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2일, 국내에 애플 '아이패드 미니'가 소매점을 통해 팔리기 시작했다. 블로터닷넷의 이지영 기자를 포함해 아이패드 미니를 구입하려는 이들이 지난 1일 밤부터 줄을 서 아침을 기다리는 동안 전자제품 수리 전문 사이트 아이픽스잇(iFixit)은 아이패드 미니의 내부를 파헤쳤다. 삼성전자가 공급한 디스플레이 구동장치가 탑재된 것으로 밝혀졌고, 아이패드 제품군 중 처음으로 스테레오 스피커가 탑재됐다. 사용자가 아이패드를 직접 수리할 일은 없겠지만, 수리하기 까다롭게 조립됐다는 불평도 이어졌다.
△ 사진: 아이픽스잇(iFixit.com)
아이패드 미니 부품 중 관심이 가는 부분은 디스플레이다. 디스플레이와 제품 본체를 연결해 화면을 구동하는 모듈이 삼성전자에서 만든 부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디스플레이 모듈을 삼성전자 제품을 썼다고 해서 애플이 삼성전자 부품 의존도를 낮추지 못했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아이픽스잇은 아이패드 미니에 쓰인 디스플레이가 어느 업체로부터 공급받은 제품인지는 확인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애플은 삼성전자나 LG전자, 일본 샤프 등으로부터 디스플레이를 공급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패드 미니에도 다양한 업체로부터 공급받은 디스플레이 장치가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내장 메모리가 SK하이닉스 제품이라는 점이 더 눈에 띈다. 기존 아이폰, 아이패드 시리즈가 삼성전자 메모리를 탑재했다는 점과 구별되는 부분이다.
애플 제품을 분해하면, 수리가 어렵다는 평가가 줄을 잇는다. 아이패드 미니에도 수리가 극히 어렵다는 불만이 따라붙었다. 아이픽스잇은 아이패드 미니의 수리 용이성 점수를 10점 만점에 2점을 줬다. 다루기 어려운 작은 나사못과 볼트가 쓰였고, 부품을 내부에 고정하기 위한 접착제가 많이 쓰였다는 점이 낮은 점수를 준 이유다.
아이픽스잇이 "지금까지 본 나사못 중 가장 작은 크기"라며 혀를 내둘렀을 정도다.
아이패드 미니는 무게가 300g 수준, 두께가 7.2mm에 불과하다. 뉴아이패드나 4세대 아이패드보다 2mm 이상 얇다. 심지어 아이폰5보다도 얇다. 제품의 두께를 줄이기 위해 까다로운 설계작업이 진행됐음을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스테레오 스피커도 아이패드 미니에서 처음 탑재된 사양이다. 기존 30핀 규격의 충전 단자를 '라이트닝볼트'라는 차세대 규격으로 바꾼 것이 듀얼스피커를 탑재하는 데 도움이 됐다.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미국 아마존은 지난 10월29일 아마존 홈페이지에 '킨들 파이어 HD'와 아이패드 미니의 사양을 비교 분석한 바 있다. 아마존은 당시 아이패드 미니에는 모노 스피커가 적용됐다며 듀얼 스피커가 쓰인 킨들 파이어 HD에 더 높은 점수를 주기도 했다. 아이픽스잇의 이번 아이패드 분해 작업을 통해 아이패드 미니에 스테레오 스피커가 쓰였음이 입증된 셈이다. 아마존은 해당 광고에서 스피커 사양 부분을 수정했다.
이밖에 아이패드 미니의 A5 모바일 프로세서는 32nm 공정이 적용된 삼성전자 제품인 것으로 확인됐고, 일본 무라타가 만든 와이파이 모듈과 4400mAh 용량의 배터리가 내장된 것으로 밝혀졌다.
오원석 기자 sideway@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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