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새송이버섯(사진)의 유전체 비밀을 세계 최초로 풀어 소비자와 생산자가 원하는 신품종을 신속하게 만들어 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경남도농업기술원은 새송이버섯의 유전정보인 게놈(genome)을 해독해 유전체에 대한 초안을 세계 최초로 완성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에 완성된 게놈 초안은 4500만여 쌍에 달하는 염기를 95% 이상 커버하는 수준으로 생산량, 품질, 색깔, 기능성 등의 새송이버섯 형질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기존의 고전적인 ‘교배(交配)육종’에 의존해 한 개의 품종을 개발하는 데 4∼5년 걸리던 국내 버섯품종 육성 관행이 1∼2년 내에 획기적으로 육성할 수 있는 ‘분자(分子)육종’ 시대로 이동하게 됐다.
이번 연구는 농촌진흥청의 차세대바이오그린21과제로 팽이버섯에 이어 두 번째로 지난해 4월부터 진행됐으며 경남도농업기술원 친환경연구과 생명공학연구팀의 류재산(44) 박사를 주축으로 농촌진흥청(공원식 박사), 경북대(김종국 교수), 건국대(이창수 교수) 등이 공동 수행했다.
연구진은 새송이버섯의 유전체 초안을 기반으로 우수·유용 형질 판별마커, 면역력 강화 역할을 하는 베타글루칸, 항산화활성 등 유용한 기능성 버섯연구를 단번에 선진국 대열로 향상시킬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연구진은 연구자료를 다듬어 내년에 국제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할 계획이다. 또 현 단계까지 분석된 유전체 염기서열은 홈페이지에 그래픽화를 통해 공유해 공동연구자들이 손쉽게 유전자의 위치나 발현여부를 확인하고 유전자의 기능연구, 형질마커 디자인 등의 다음 단계 연구를 위한 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류 박사는 “이번 새송이버섯의 유전체 초안 완성으로 유용한 유전자의 원천기술을 확보해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버섯 유전체 연구에 우리나라도 탄력을 받게 됐다”며 “부가가치성 유용 유전자의 기능을 밝혀 버섯의 수요저변을 확대하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 농가소득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새송이버섯은 큰느타리버섯 또는 왕느타리버섯으로도 알려져 있으며 가정에서뿐만 아니라 식당 등에서 대중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원산지는 남유럽 일대이며, 북아프리카·중앙아시아·남러시아 등지에도 분포한다. 1975년 송이과로 분류됐으나 1986년 느타리버섯과로 재분류돼 큰느타리버섯으로 명명됐다가, 다시 진미(眞味)버섯이라는 가칭을 거쳐 새송이버섯으로 최종 명명됐다. 팽이버섯과 마찬가지로 톱밥을 주원료로 하는 병재배(甁栽培) 방식으로 기른다.
진주 = 박영수 기자 buntl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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