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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지 줍는 할아버지 하루 수입이 고작..

[기타] | 발행시간: 2012.12.03일 17:15
“10시간 동안 폐지 모아도 수중엔 고작 1600원”

▲경기침체로 재활용 원자재 수요가 급감해 고물값이 하락하자 고물 수거로 생계를 이어가던 노인들의 생활고가 심각해지고 있다. 한 할머니가 폐지가 가득 실린 리어카를 끌고 힘겹게 고물상으로 향하고 있다.

고물팔아 생계연명 노인 생활고 ‘직격탄’

내가 올해 95세인데 아들과 마누라가 아파서 돈 벌 사람이 나밖에 없어요. 내가 일할 게 이런 폐지 주우러 다니는 것밖에 더 있겠어. 옛날엔 그래도 50만~60만원은 벌었는데 폐지 값이 떨어져서 이달에는 30만원 벌기도 힘들게 생겼어. <서울 구로동 김씨 할아버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고물 가격이 급락하자 고물을 팔아 생계를 연명하던 노인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자 노인들은 난방비 걱정에 한 푼이라도 더 벌어보겠다고 열심히 돌아다니지만 고물은 점점 줄어드는 데다 가격까지 떨어져 생계가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달 29일 서울 구로동의 한 고물상. 오후 3시께가 되자 새벽부터 폐지를 주우러 다녔던 노인들이 리어커를 끌고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한다. 이날 '딸딸이'(리어커나 손수레를 칭하는 속어)에 한가득 폐지를 채워 힘겹게 고물상으로 들어온 할아버지의 손에 쥐인 돈은 고작 1600원. 올해 77세인 박씨 할아버지는 "새벽부터 10시간 동안 돌아다녀서 딸딸이 한가득 싣고 왔는데 고작 이만큼 번다"면서 "월 10만원도 채 벌기 힘들어서 폐지 줍는 것도 이달까지만 해야겠다"고 말했다.

올해 72세인 최씨 할머니는 자식들에게 경제적 부담을 주지 않으려면 힘들어도 계속해서 고물을 수거하러 다닐 수밖에 없다고 한다. 최씨 할머니는 "아들도 벌이가 좋지 않은데 나라도 용돈 벌이를 해야 눈치가 안 보인다"면서 "요새는 자식들이랑 같이 살아도 자기 용돈 못 벌어쓰면 자식들이 부담스럽다며 버린다고 하는데 힘들어도 같이 살려면 일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넋두리를 했다.

그나마 자식들과 함께 사는 노인들은 주거비나 식비 걱정은 덜 수 있으니 다행이다. 문제는 홀로 사는 노인이나 노부부다. 이 고물상 손님 중 가장 나이가 많은 김씨 할아버지는 올해 나이가 95세다. 할아버지는 병든 할머니와 신장병을 앓고 있는 아들을 데리고 산다. 할아버지가 실질적 가장인 셈이다. 김씨 할아버지는 "국가에서 보조해주는 돈이 7만4000원 정도 나오는 거 말고는 없어서 힘들어도 내가 고물을 주우러 다녀야 먹고살 수 있다"면서 "고물 값이 너무 떨어져서 하루 종일 다녀도 한 달에 30만~40만원밖에 못 버는데 올겨울 추위를 어떻게 견뎌낼지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노인들이 돈을 벌 수 있는 일이 마땅히 없는 탓에 고물 수거를 하려는 노인이 계속 증가하자 경쟁이 갈수록 심해져 말썽을 빚기도 한다.

서울 신도림동 테크노마트 인근 주택가에 거주하는 왜소한 체구의 이모 할머니는 체력이 떨어지지만 인근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집 앞에 폐지 등을 가져다줘서 그나마 근근이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최근 벌이가 어떠냐는 질문에 이 할머니는 "얼마 전부터 가격이 60원대로 떨어져서 전보다 더 많이 주워야 맞출 수 있다"고 말하면서 집 밖에 쌓아둔 폐지에 연신 바가지로 물을 뿌려댔다. 폐지에 물이 많이 흡수되면 그만큼 무게가 늘어 더 높은 값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폐지 가격이 폭락한 마당에 불법이더라도 이런 방법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서울 구로동 A고물상 관계자는 "경기가 안 좋아 공사도 없고 사람들이 물건을 소비하지도 않으니 고물은 점점 줄어드는데 고물 수거하는 노인은 늘어나서 매일 밤 수거경쟁이 치열하다"면서 "최근에는 밤에 몰래 대문까지 들어가 고물을 수거하는 일도 생기면서 폐쇄회로TV(CCTV)를 설치하는 집도 늘어났다"고 말했다.

파이낸셜뉴스 조창원 김호연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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