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MBC, 방송 캡처
‘보고싶다’의 두 배우, 박유천과 윤은혜의 연기가 물이 오르고 있다.
지난 5일 방송된 MBC '보고싶다‘ 9회에서는 강상득을 죽인 범인으로 결국 조이(윤은혜 분)가 체포되는 모습과 그런 조이를 두고 마음아파 하는 정우(박유천 분), 본격적으로 이중적인 얼굴을 드러내기 시작한 해리(유승호 분)의 모습이 전파를 탔으며 극 말미 수연의 모 명희(송옥숙 분)가 조이와 수연이 동일인물임을 알아채는 모습을 그리며 긴장감을 더했다.
눈물 없인 볼 수 없는 한 회였다. 조이가 범인이 아님을 그 누구보다 잘 알지만 경찰서로 연행해야 하는 정우는 눈물을 떨구며 조이를 연행했고, 자신을 위하는 정우의 마음을 그 누구보다 잘 알지만 외면해야 하는 조이 역시 애써 흐르는 눈물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서로를 향한 애절한 마음을 품은 이들은 과거의 쓰디쓴 기억에 섣불리 다가서지 못하고, 그런 이들을 지켜보는 시청자들 역시 애가 타기는 마찬가지.
“내가 이수연이었으면 너부터 죽였어”, “날 죽여도 당신이 이수연이면 좋겠어” 그간의 모든 감정이 응축된 대사였다. 정우를 그만큼 사랑했기에, 미워할 수밖에 없었던 수연과 그런 수연의 마음을 모두 이해하고 살아있음에 감사하는 정우는 서로를 바라보며 굵은 눈물을 떨군다. 이 과정에서 박유천과 윤은혜는 지켜보는 이들의 눈시울을 붉게 할 만큼의 섬세한 감정선과 표정연기로 극으로의 몰입도를 한껏 높였다.
끝이 아니다. 두 젊은 배우 박유천과 윤은혜는 연기력에 있어서는 두 말 하면입아픈 송옥숙과 각각 합을 맞추며 그간 갈고닦은 섬세한 연기의 끝을 보여주기도 했다. 먼저 박유천은 수연의 모친인 명희 앞에서 과거 수연의 모습을 떠올리며 애절한 눈물연기를 선보였다. 과거 수연의 모습을 떠올리며 장난스레 “수연이, 걸을 때도 거꾸로 걸었다, 잘생긴 내 얼굴 보려고”라며 입을 뗀 그는 이내 걷잡을 수 없이 올라오는 감정에 결국 굵은 눈물을 떨궜다.
윤은혜 역시 오열 연기의 끝을 보여주며 안방극장을 눈물로 적셨다. 정우와의 만남 후 감정이 극에 달한 그는 이불을 뒤집어쓰고 목 놓아 우는 연기를 통해 정우를 향한 마음이 남아있는 조이의 감정선을 확실히 표현해냈으며, 극 말미 조이가 수연임을 직감하고 조이의 집으로 찾아온 명희와 맞닥뜨린 모습을 눈빛 하나, 표정 하나로 표현해내며 그간의 그리움과 슬픈 감정들을 녹여냈다.
이처럼 두 배우, 박유천과 윤은혜는 극 초반 불거지던 캐스팅 미스 논란을 다부진 연기력으로 옹골지게 메우며 극을 이끌어가는 중심축으로 거듭나고 있다. 쉽게 그림이 그려지지 않았던 두 사람의 러브라인 역시 회를 거듭할수록 애절함이 더해지고 있고, 복잡한 내면을 표현해야 하는 감정연기 역시 인물의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고저를 오고가며 능수능란함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박유천은 언제나 따라다니는 ‘가수’ 출신이라는 꼬리표에 부담감 역시 배가 됐을 터,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이러한 꼬리표를 완전히 떼어버리기로 작정한 듯 매 회마다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만한 연기력을 선보이며 자신이 품은 가능성을 입증해내고 있다. 2년 만에 브라운관에 돌아온 윤은혜 역시 ‘커피프린스’로 굳혀지던 자신의 이미지를 새로이 바꿔놓으며 그간의 연기세월을 통해 얻은 내공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 상황.
정우와 수연, 두 남녀의 얽히고설킨 사랑을 중심으로 강상득 살인사건, 해리의 복수 등을 다루며 흥미진진함을 더하고 있는 ‘보고싶다’, 매 회마다 가슴 저미는 슬픈 사랑과 눈을 뗄 수 없는 추리극을 선보이는 이들이 펼쳐낼 다음 이야기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최인경 기자 idsoft3@reviewstar.net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