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탄생3'의 행보에 적신호가 켜졌다.
지난 8일 방송된 MBC '위대한 탄생3'(이하 '위탄3')에선 위대한 캠프에 접어든 출연자들의 본격적인 경쟁과 이에 걸맞은 수준급 무대들의 향연이 이어졌지만 오디션 프로그램의 전형적인 공식이라 할 수 있는 '악녀' 탄생과 악마의 편집 등이 이어져 시청자들의 아쉬움을 사기도 했다.
현재 역대 최강 시즌이라 평가받고 있는 '위대한 탄생3'는 다양한 음색과 다양한 끼를 가진 범상치 않은 참가자들과 시즌1의 중심축을 이루었던 멘토 김태원의 재합류로 든든한 힘을 더하며 금요일 밤 시청자들의 긍정적인 평가를 얻고 있다. 그간 여타 오디션 프로그램에 비해 화제성이나 참가자들의 스타성에 있어 약세를 보였던 '위탄3'는 이번 시즌, 한동근부터 시작해 이형은, 양성애 등 굵직한 참가자들을 연이어 배출해내고 있다.
↑ 사진: 방송 캡처
'위탄3'만의 '청정'방송도 한 몫 했다. 지금은 종영했지만 금요일 밤 오디션 프로그램의 최강자라 불리던 Mnet '슈퍼스타K4'는 시청자들의 애간장을 녹이는 악마의 편집과 스타성을 품은 참가자들에 집중된 편집 등 '슈스케4'만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장치들을 이어갔고, 이는 분명 채널을 고정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기도 했지만 시청자들의 강한 반발을 사기도 했다.
반면 '위탄3'는 출범 당시부터 악마의 편집 없는 '착한' 방송과 독설로 무장한 여타 심사위원들과 다른 모습을 '위탄3'만의 차별점으로 내세웠고, 이는 자극적인 방송에 지친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오며 '위탄3'를 시청하게 하는 커다란 원동력으로 자리했다,
하지만 현재 '위탄3'는 이러한 장점을 부각시키기보단 스스로 오디션 프로그램의 전형적인 틀에 갇히려는 듯 보인다. 방송 초반부터 화제의 참가자로 떠오른 한동근은 여전히 프로그램의 시작과 끝을 장식하며 '낚시'의 도구로 사용되고 있으며, 빠질 수 없는 악녀 캐릭터의 등장은 시청자들에게 "역시나" 하는 시선을 갖게 하는 것.
물론 이러한 요소들이 시청률을 상승시키는 원동력으로 자리할 수도 있지만 현재 '위탄3'가 커다란 주목을 받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흥미진진한 편집도, 다양한 캐릭터의 집합도 아닌 참가자들의 놀라운 '끼'다. 따라서 이처럼 훌륭한 자원을 손에 쥐고 여타 부수적인 장치로 시청자들의 흥미를 끌려는 노력은 외려 상승세를 타고 있는 '위탄3'의 행보에 걸림돌로 작용할 위험성이 농후하다.
위대한 캠프에 접어든 참가자들은 그간 숨겨왔던 본격적인 감정과 끼를 내보이며 제대로 된 판을 벌였다. 과연, '위탄3' 제작진들은 이들이 만들어낸 판을 그저 그런 뻔한 틀 안에 가둘 것인가, 그간 없었던 새로운 감동을 전할 것인가. 두 갈래의 기로에 선 '위탄3'가 다음 방송의 마지막 역시 한동근으로 장식하지 않길 바랄 뿐이다. 그러기에 '위탄3'의 인재는 차고 넘친다.
최인경 기자 idsoft3@reviewstar.net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