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밖… 첫 총리 후보자에 김용준
75세 역대 최고령… 박근혜 당선인 "법치 바로 세우고 약자 보호할 적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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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회의실에서 대통령취임식준비위원회 위원들에게 취임행사 준비상황을 보고 받기 위해 들어서고 있는 모습.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24일 새 정부 첫 총리 후보자로 김용준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지명했다.
박 당선인은 이날 서울 삼청동 인수위원회 공동기자회견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저는 김 위원장이 나라의 법치와 원칙을 바로 세우고 무너져 내린 사회안전과 불안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을 해소하고 사회적 약자가 보호받는 국민행복시대를 열어갈 적임자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발표했다.
박 당선인의 총리 후보자 발표에 대해 정치권 안팎에선 "예상 밖 인선"이라는 평가가 쏟아졌다. 실제 박 당선인의 측근들도 총리 후보자는 물론 발표 날짜조차 예상하지 못했다. 김 후보자는 그동안 언론의 총리 후보 하마평에도 거의 거론되지 않았다.
75세인 김 후보자가 국회 임명동의를 거쳐 총리로 임명되면 임명 당시를 기준으로 역대 최고령 총리로 기록된다.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총리로 직행하는 경우도 이번이 처음이다.
김 후보자는 소아마비에 따른 장애를 딛고 헌법재판소장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로 평가 받는다.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박 당선인의 대선캠프에서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데 이어 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장으로 발탁됐다. 김 후보자는 서울가정법원장을 거쳐 1988년 지체장애인으로서는 최초로 대법관에 임명됐으며 1994년 제2대 헌법재판소 소장에 올랐다.
박 당선인은 총리 지명 배경과 관련해 "김 후보자가 인수위원장을 맡으면서 각 분과별 인수위원들과 크고 작은 문제들에 대해 교감하면서 인수위원회를 합리적으로 이끌어왔다"며 "살아온 길을 보면 늘 약자 편에 서서 어렵고 힘든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분"이라고 말했다. 박 당선인은 "김 후보자가 항상 국민과 눈높이를 맞추고 국민과 소통하며 국민들 삶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 온 힘을 다할 것이라 생각해 왔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자도 기자회견에서 "총리로 임명 받게 되면 헌법에 따라 대통령을 보좌하며 행정 각부를 통할하는 임무를 성실하게 수행할 것을 약속 드린다"고 말했다.
박 당선인은 금명간 국회에 총리 후보자 인사청문요청서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르면 금주 중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인선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하마평에 별로 안 올랐던 김용준 위원장이…" 회견장 술렁
김성환기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24일 김용준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초대 총리 후보자로 지명하자 인수위 안팎은 술렁거렸다. 언론의 총리 하마평에 별로 오르지 않았던 김 위원장이 총리 후보자로 지명됐기 때문이다.
인수위 측은 이날 오전 10시쯤 출입기자단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오후 2시에 주요 인선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그 동안 주요 인선 발표 등을 오후 4시에 하던 관례를 깬 것이다. 그러자 취재진들은 총리 후보자를 파악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였지만'철통보안'속에 인선 내용은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
박 당선인은 이날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를 찾아 직접 기자회견을 갖고 총리 후보자를 지명했다. 박 당선인이 발표하는 동안 총리 후보자가 된 김 위원장은 박 당선인의 오른쪽 옆에서 지팡이를 짚고 서 있었다. 발표 예정 시간 10분 전에 김 위원장이 먼저 인수위 공동기자회견장에 도착해 단상 위 의자에 앉아 있었지만 대부분 인수위원장 자격으로 배석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미국에서도 국무장관 등 핵심 공직 후보를 지명할 때 대통령이 직접 소개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김대중ㆍ노무현 당선인 등은 대변인 또는 비서실장을 통해 총리 후보자를 발표했으나 5년 전 이명박 당선인이 직접 한승수 총리 후보를 발표했다.
박 당선인이 당선 직후부터 김 위원장을 총리 후보자로 염두에 두고 있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하지만 김 후보자를 최종 낙점한 것은 최근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자는 이날 기자들에게 "며칠 전에 (총리 지명을) 통보 받았다"고 답변했다. 박 당선인은 2,3일 전 김 위원장에게 총리 지명에 관해 운을 뗀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전날 인수위 사무실에서 열린 '사랑의 열매' 행사를 마친 뒤 김 위원장과 10분 가량 독대한 자리에서 총리 후보 지명을 공식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유력 후보들이 총리직을 고사함에 따라 '김용준 카드'로 선회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실제 김능환 전 중앙선관위원장은 지난 22일 밤 자택 앞에서 일부 기자와 만나 박 당선인 측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느냐는 질문에 "허허, 지금 일진광풍이 불어서…"라며 부인하지 않으면서도 "(총리로 가는 것은) 박 당선인을 위해서나 조직을 위해서 별로 도움이 될 것 같지 않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당선인 측이 '대선 때 심판 역할을 했던 인사를 초대 총리로 기용할 경우 논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김 전 위원장을 총리 후보군에서 제외시켰다는 얘기도 있다.
인터넷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