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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족과 한국인의 상생관계

[중국조선족문화통신] | 발행시간: 2009.08.13일 10:00
김범송

1950년대 남북분단 이후 냉전시기 40~50년간 조선족과 한국인은 중국 국민과 대한민국 국민으로 각기 다른 이념과 제도 하에서 색다른 삶을 살아왔다. 이렇게 남남으로 살아오던 한민족이 한겨레 · 동포로 민족동질감과 정체성(Identity)을 확인하면서 극적으로 해후상봉(邂逅相逢)을 하게 된 것은 1988년 서울올림픽과 1992년 중 한 수교가 계기로 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후 한국기업의 본격적인 중국진출과 조선족들의 대량 고국방문을 통해 한동안 밀월(蜜月)을 보내다가 최근 몇 년 전부터 부동한 이념과 생활습관 및 사고방식의 트러블과 마찰이 심화되면서 이들의 관계에 금이 가기 시작했고, 현재는 서로가 상대를 원망하는 앙숙(怏宿)이 되고 말았다.

현재 중국 국적을 가지고 있는 조선족과 고국의 한국인들은 피를 나눈 한겨레 · 동포이며, 단군의 후예라는 데는 크게 이의가 없을 줄로 안다. 미상불 조선족과 한국인은 같은 조상을 가진 엄연한 한민족이며, 현재의 한민족이란 개념은 일제강점기에 형성된 것으로 잃어버린 나라를 찾기 위해, 민족의 동질성을 찾고 타민족을 상대해 혈통을 강조한 것이 그 특징이다. 민족의 개념은 동일한 문화집단으로 공동의 언어 · 문자 · 역사 · 풍속 및 가치관을 소유한 공동체를 일컫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동일한 민족이라 해도 부동한 이념과 제도 및 생활환경에서 장기간 갈라져 생활하거나 혹은 타민족 속에 오랜 기간 혼거(混居)가 지속된다면 서로 다른 민족으로 변화되며, 문화적인 이질감을 면치 못할 것이다. 오늘날의 조선반도 남과 북의 실례와 한국인과 조선족 간의 불신관계가 그 전형적인 보기이다.

한국인과 조선족의 상생관계를 밝히려면 우선 국가와 민족의 정체성을 확인해야 한다. 단일민족국가에서 생활하고 있는 한국인들은 흔히 민족과 국가의 개념을 동일하게 받아들이며, 한국인을 한국 국적을 가진 한민족의 일원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중국 국적을 가지고 있는 조선족은 중국 국민으로서의 책무와 법률에 충실해야 상응한 보호와 혜택이 주어진다. 동시에 조선족은 조상들의 살아왔던 조선반도 내의 모체민족(남북 포괄)과 밀접한 문화적 유대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이중 · 삼중의 정체성은 중국조선족만이 가지고 있는 특징이다. 1992년 중한 수교를 전후로 남과 북의 한민족은 감격적인 상봉을 했고 잇달은 조선족들의 ‘한국바람’은 평온하던 조선족사회에 엄청난 변화를 일으켰다. 조선족들의 ‘코리안 드림’을 실현하기 위한 출국 붐은 산업연수와 노무송출을 통해 급속히 진행되었고 위장결혼 및 대량출국에 따라 농촌 황폐화와 이혼율 상승에 따른 가정파탄, 학부모출국으로 인한 가정교육문제 등 일련의 사회적 문제들이 발생되었다. 하지만 많은 조선족들이 해외노무 등을 통해 경제적 富를 이뤘고 시장경제에 대한 인식전변 등 긍정적인 면이 있었으며, 더욱이 중국의 개혁개방으로 나타난 소극적이고 부정적인 현상들을 무조건 ‘한국바람’에 돌린다면 어불성설이다. 현재 상호접촉과정 중에서 나타난 사기행위를 어느 일방의 탓에만 돌리면서 험담으로 일관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못한 현상으로 이 또한 갈등과 불신의 존재이유다.

장기간 부동한 체제와 생활환경 속에서 살아온 중 한 한민족은 서로 다른 장점과 단점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인이 바라본 조선족은 도전정신이 강하고 개척정신이 있으며, 교육열이 높고 민족을 지키려는 의지가 강하다. 그들은 우리말과 문자를 지켜왔고 한민족의 생활습관을 유보한 엄연한 동포이자 겨레이다. 하지만 조선족은 일상의 예절이 부족하고 일확천금에 대한 미련이 강하며, 소비가 높고 직업의식이 박약하며 봉사활동이 정착되지 않은 단점이 있다. 반면 조선족이 바라본 한국인은 문명하고 일상예절이 바르고 직업의식이 강하며, 사업에 대한 책임감이 높은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신용을 지키지 않고 지나친 우월감과 허영심이 강하며, 성과 여색을 너무 밝히는 등 단점을 가지고 있다. 특히 중국진출초기 실패를 자초한 요인으로 통역 및 비서로 두었던 현지처에게 당한 사기를 들 수 있다.

현재 한국인과 조선족 사이의 갈등과 불신을 해소하자면 우선 상대를 이해하고 상대방의 장점을 긍정하고 단점을 극복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인들은 생활고로 고국에 온 중국동포들을 이해하고 신임하며, 한겨레의 따뜻한 정을 고국에서 느끼도록 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조선족들은 중국에서의 진부한 습관과 관념을 갱신하여 한국인들로부터 인정받는 노력이 필요하며, 한국인의 선진적인 경제의식과 생활상의 에티켓, 철저한 서비스정신을 따라 배워야 한다. 만약 중국조선족이 없었다면 한국기업들이 중국시장 공략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고 중국에서의 성공도 퍽 어려워졌을 것이다. 반면 조선족은 한국을 통해 민족문화를 되찾았고 경제상에서도 많은 혜택을 보았다. 즉 조선족과 한국인의 관계는 고기와 물과 같은 존재로 불가분리의 관계에 놓여 있다고 볼 수 있다.

21세기 중한 관계는 전면적 동반자로 발전했고 양국은 밀접한 교류와 합작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한국기업들이 대량 중국진출을 한 시점에서, 중국전역에서 생활하고 있는 200만 조선족들의 존재는 귀중한 재산이 아닐 수 없다. 또한 해외유학을 다녀온 많은 엘리트와 중국국내의 유명대학을 졸업한 고급인력들이 베이징, 상하이 등 대도시와 연해지역에 분포되어 있다. 이들은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의 발전에 무궁한 인적자원을 제공할 것이다. 그 외, 중국전역에 있는 상당한 자본력과 자생력을 갖춘 2만여 개의 조선족기업들은 한국기업들의 합작파트너로 될 수 있고 그들이 가지고 있는 자본과 인맥 및 정보와 시장을 공유한다면 한국기업들이 중국에서의 성공 보장이 될 것이며, 아울러 한국의 자본과 기술이 현지 조선족기업들과 손잡는다면 쌍방은 윈-윈 효과를 거둘 것은 분명하다.

반면 한국과의 협력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은 조선족들에게도 필수로 미래지향적이다. 현재 조선족사회가 자치지방인구의 감소와 민족교육의 퇴보 및 지역경제의 슬럼프 등 위기상황에서, 중한 한민족의 교류와 합작 및 상호의존과 보완은 조선족사회의 위기를 극복하고 제2의 도약을 실현할 수 있는 계기와 발판으로 될 수 있다. 한국기업의 중국진출은 조선족의 발전에 무궁한 기회와 발전공간을 제공해주었으며, 여러 가지 갈등과 오해가 존재하는 현실이지만 많은 조선족들이 직·간접적으로 한국과의 교류를 통해 경제이익을 포함한 실리를 챙기고 있는 것도 현존하는 사실이다. 한마디로 중국에서의 한국인 및 한국의 이미지를 업그레이드 하려면 조선족의 협력이 필요하고 한국기업의 명성과 한국의 영향력이 클수록 조선족의 위치도 상승되는 상부상조 · 공생공영의 친밀관계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과 한국은 지정학적이나 역사적으로 볼 때 불가분리의 관계에 놓여 있으며, 중한 양국 사이에서 미묘한 유대관계를 가지고 있는 중국조선족은 중한 양국 관계에서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우리는 한민족의 분열 및 경원(敬遠)관계가 초래한 악영향을 역사와 현실 속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현재 중한 한민족 사이에 존재하는 불신과 갈등이 극복되지 못하고 진일보 악화된다면 조선족의 미래는 밝지 못하고 ‘고립무원’에 처하게 될 것이며, 중국에서의 한국의 이미지와 지위도 심각한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요컨대 조선족과 한국인의 상생관계는 서로에게 득이 되고 이익이 되는 윈-윈 효과를 얻을 수 있지만 반면 그렇지 않을 경우 서로가 상처와 타격을 입는 양패구상(兩敗俱傷)이 될 것은 자명한 이치다.

2007/01/15 흑룡강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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