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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바람”아, 춘하추동 가리지 말고 불어라/김호웅

[중국조선족문화통신] | 발행시간: 2009.08.13일 10:00
-제5회 조선족아동장학금시상식에서 개회사


김호웅(중국조선족아동장학회 회장)



중국조선족아동장학회와 연변대학교 공회에서 자녀 둘을 키우는 학부모, 소학교에 다니는 그들의 자식들에게 장려금과 장학금을 주게 되었는데, 참으로 아이디어가 새롭고 의미가 깊다고 하겠다. 장려금과 장학금을 받은 학부모님들과 아동들에게 진심으로 축하를 드린다.



30십대 후반, 지어는 40대 초반에 둘째아이를 낳아 키우는 것을 “둘째바람”이라고 한다. 듣기에는 좀 쑥스럽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참으로 재미있는 신조어(新造語)요, 바람직한 바람이라고 생각한다.



아들애이든, 딸애이든 하나만 낳아 키워야지. 그러면 귀한 자식을 남부럽지 않게 키울 수 있고 내 인생도 편안해질 수 있다. 이게 요즘 젊은 부부들의 꾀바른 생각이다.



그런데 연변대학교 교직공 중에 소학교 학생 및 그 이하 아기를 둔 부부만 해도 60쌍이나 된다고 하니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 60쌍의 부부 중에는 불쌍한 애들을 입양한 경우도 있다고 하니 더더욱 아름다운 소행이라 하겠다. 이들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한다

― “강아지를 키우지 말고 애들을 키우라.”



참으로 지당한 말씀이다. 인간의 생명은 지상에서 가장 귀중하기 때문이다.



자식 둘을 키우는 게 하나를 키우는 데 비해 힘이 더 들고 돈이 더 들 수는 있다. 하지만 자식 둘을 키우는 부부는 자식 하나 키우는 부부에 비해 가배의 행복과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두 자식이 마주앉아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 손 잡고 유치원에 가고 학교를 갈 때 아빠, 엄마 된 사람의 마음은 얼마나 흐뭇하고 대견하겠는가?



30대 후반, 40대 초반에 본 자식은 더더욱 사랑스럽다고 한다. 전화가 걸려오면 토끼처럼 깡충깡충 뛰어가 받고 퇴근해 돌아오면 아빠의 거칠거칠한 볼에 뽀뽀를 해준다는 어느 집 둘째 놈, 그 애비의 천륜지락을 자식 하나 가진 부모는 모르리라.



또한 자고로 형제는 수족(手足)과 같다고 했다. 형제간의 우애보다 더 순결하고 지속적인 우애는 있을 수 없고 형제는 평생 손과 발처럼 서로 돕기 마련이다. 형은 천덕꾸러기 동생 때문에 일찍 철이 들 수밖에 없고 동생은 어른스러운 형을 본 받고 따르게 마련이다.



특히 핵가족화 된 오늘 형제간은 서로가 외로움을 달래고 대화를 할 수 있는 좋은 상대가 되고 친구가 되어주니 더욱 좋다. 강아지나 도야지도 두 놈을 함께 기르면 서로 먹이를 잘 먹고 우썩우썩 크듯이 애들도 둘이 함께 자라면 무언의 경쟁 상대가 되어 밥도 잘 먹고 공부도 잘하기 마련이다. 형이 입던 옷을 동생이 입을 수 있고 동생의 맛있는 간식을 형도 맛볼 수 있으니 이 역시 좋지 않은가.



외로운 나무는 휘기 마련이고 웬만한 바람에 부러질 수 있지만 수림속의 나무들은 서로 의지하면서 곧게 자라고 바람을 이겨내는 도리와 마찬가지이다.



특히, “둘째바람”은 위기와 침체의 십자로에서 우왕좌왕하는 우리 민족공동체에 재생의 봄을 안겨준다는 데 더욱 큰 의미가 있다. 어린이들이 있어야 학교가 살고 우리 학교에서 글 읽는 소리가 낭랑하게 울려 퍼져야 연변이 살 수 있다. 세상에서 가장 귀한 농사는 자식농사, 자식농사의 성패는 민족의 미래를 좌우지한다.



좀 힘이 들고 고생스럽더라도 더욱 많은 부모들이 “둘째바람”에 동참하기 바란다. 도시와 농촌에 아기들의 고고성(呱呱聲)과 웃음소리가 넘쳐날 때 우리 민족사회는 봄을 맞은 들판처럼 소생할 것이다.



여기서 석화시인의 시 《칠월, 장마뒤끝 오얏들이― 연변》을 선물한다.

칠월, 장마뒤끝 오얏들이/ 애기엄마 젖꼭지만큼 하다//

하얗게 피어났던 춘삼월 꽃잎/ 하늘하늘 나비처럼 내려앉은 가지마다/

어제오늘 다르게 굵어지는 열매들//

알알이 노랗게 단물이 들기까지/ 아직 한철 남았고/ 새콤새콤 입안을 톡 쏘는 싱싱한 맛/ 새 색시 입술만 감빨게 한다//

오얏나무집 할배 입이 귀가에 걸렸나/ 오가는 길손마다 손목잡고 건네는 말씀―/ 이제 아기 울음소리에 동네가 들썩할거요/ 십년, 십년만의 경사라니깐//



생 생명의 탄생을 찬미하고 우리 민족사회의 소생을 기원한 너무도 아름답고 유머러스한 시다. 이 어찌 오얏나무집 할배만의 소원이겠는가? 민족의 미래, 나라의 꽃봉오리들이 무럭무럭 자라는것, 이는 우리 모두의 소원이요, “둘째바람” 이 춘하추동 가리지 말고 불어야 이룰 수 있는 일이다. 젊은 부부에 중년 부부들까지 가세해 풍성한 가을 들판에 무 뽑듯이 아기들을 쑥쑥 낳아 키우자.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장학금과 장려금을 수상한 어린이들과 학부모 여러분께 축하를 드리면서 이로써 개막사를 마친다.

2007년 6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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