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지구촌]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동해 상륙훈련 사진이 조작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시사월간지 디 애틀랜틱은 26일(현지시간) 인터넷판을 통해 최근 전쟁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는 북한이 제공한 사진을 검증하던 과정에서 사진 조작 흔적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디 애틀랜틱은 8척의 북한군 공기부양정이 해안에 상륙하는 사진 속에서 3척은 디지털 조작을 통해 다른 공기부양정의 모습을 복사해 붙여 넣은 것이라고 지적하며, 북한이 실제보다 많은 공기부양정을 과시하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전송된 문제 사진의 원본 이미지를 확대해보면 사진 조작의 여지가 확연하게 드러난다. 사진 속 두 척의 공기부양정은 다른 부양정을 복사해 다른 크기로 붙여 넣거나 부분적으로 수정한 듯 똑같은 모습이고, 또 다른 한 척도 확대한 픽셀(pixel·디지털 이미지를 이루는 화소)이 색과 형태에서 배경과 확연하게 차이를 보인다.
앞서 북한은 25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동해상에서 인민군 제324대연합부대와 제287대연합부대, 해군 제597연합부대가 참여하고 공기부양정 등이 동원된 대규모 합동 ‘상륙 및 상륙 저지 훈련’을 진행했다고 밝혔고, 조선중앙통신은 다음날 훈련사진을 공개했다. 조선중앙통신으로부터 문제의 사진을 입수해 배포한 게티이미지는 현재 사진 조작 여부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구받은 상태다.
북한의 이런 ‘영상 이미지 조작’은 지난 2008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뇌졸중으로 쓰러졌던 일 이후로 부쩍 잦아진 모습이다. 당시 공개된 김 위원장의 축구경기 관람 사진과 군부대 시찰 사진에 대해 와병설과 맞물려 조작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북한은 지난 2011년 7월에도 국제사회의 지원을 이끌어낼 목적으로 조작된 대동강 수해 사진을 AP통신에 배포해 물의를 일으킨 바 있고, 같은해 11월에는 조선중앙TV가 북한군 합동훈련 영상을 방송하며 실시하지도 않은 방사포 발사 장면을 의도적으로 짜깁기했다는 의심을 사기도 했다. 심지어 김 위원장의 영결식 사진도 포토샵으로 일부분을 조작해 해외 통신사에 전송한 것으로 드러난 사례까지 있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구성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