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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는 우리…” 이상범 감독, 떠나며 남긴 말

[기타] | 발행시간: 2014.02.23일 06:45

“언제 어디서 어떻게 다시 만날지 모를 일이다. 다들 각자의 위치에서 운동 열심히 하길 바란다.”

이상범(45) 감독의 갑작스런 사퇴는 KGC인삼공사 선수단에게도 적잖은 충격으로 다가왔다.

안양 KGC인삼공사는 지난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상범 감독이 플레이오프 탈락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라고 이상범 감독의 사퇴 소식을 전했다. 그렇게 KGC인삼공사의 진정한 프랜차이즈였던 이상범 감독은 안양을 떠나게 됐다. 이상범 감독은 실업시절 서울방송에 입단, 프로 출범 후 SBS-KT&G-KGC인삼공사를 거치며 선수-코치-감독으로 계속해서 안양을 지켜왔다. 프로 원년인 1997시즌 공식 개막전에선 인천 대우(현 전자랜드)를 상대로 프로 1호 득점 및 3점슛을 성공시키기도 했다.

이상범 감독은 늘 선수의 편에 서서 팀을 이끈 감독이었다. 부상으로 컨디션이 안 좋은 선수는 몸 관리에 전념할 수 있도록 승패를 떠나 경기에 투입하지 않았다. 또 심판이 선수를 무시하는 듯한 발언을 하면 대신 언성을 높이며 싸우기도 했다.

올 시즌만 해도 오세근이 국가대표로 선발될 수 있도록 컨디션을 조절해줬고, 개인사와 부상이 겹쳤던 김태술도 무리시키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이상범 감독의 사퇴에 선수단이 받은 충격도 크다. 선수들 역시 기사를 통해 소식을 접했다고 한다. KGC인삼공사 A선수는 “가족이 연락을 해줘서 알았다. 새벽 4시에 깼는데 뜬 눈으로 밤을 샜다”라고 이상범 감독의 사퇴 소식을 듣던 순간을 전했다.

대부분의 선수가 잠을 설쳤고, 이상범 감독은 아침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선수들과 만났다. 그리곤 떠나는 순간까지 선수들을 배려했다. “나는 괜찮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만날지 모를 일이다. 다들 각자의 자리에서 운동 열심히 하길 바란다.” 이상범 감독이 KGC인삼공사를 떠나기 전 선수들에게 마지막으로 건넨 말이다. B선수는 이 순간을 “마음이 짠했다”라고 돌아봤다.

KGC인삼공사는 이상범 감독이 떠난 후에도 오전, 오후 훈련을 여느 때처럼 진행했다. 훈련일정은 같았지만, 분위기까지 똑같을 순 않을 터. 주장 박상률은 최근 쇄골 수술을 받아 자리를 비운 상태다. 이에 고참들이 “감독님을 위해서라도 마무리 잘하자”라고 어린 선수들을 다독였다고 한다.

그렇게 선수단은 이상범 감독과 작별했다. 일부 선수들은 2011-2012시즌 챔프전 우승의 추억을 공유하며, 또 어떤 선수들은 정이 차고 넘쳤던 이상범 감독을 떠올리며 말이다.

# 사진 점프볼 자료사진

2014-02-23 최창환 기자(doublec@jumpba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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