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벌떼 마운드'로 위기를 헤쳐나간다. 선발 로테이션에 활용할 선발 투수 자원을 8명선에서 꾸려나갈 계획이다. '5선발 체제'를 기본 틀로 구성하지만 상황에 따라 다양한 선발 카드를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8선발 체제'도 가능한 그림이다.
LG는 2012시즌을 맞아 선발 로테이션 구성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기 조작 혐의로 지난 해 팀내 최다승(13승)을 올린 박현준과 김성현(4승9패)이 동반 퇴출됐고, '11승 투수' 레다메스 리즈는 마무리 부재의 오랜 숙제를 해소하기 위해 소방수로 보직을 옮겼다. 선발진에서 28승이 한꺼번에 빠져나갔다. 지난 해 벤자민 주키치-리즈-박현준의 세 축을 중심으로 단단한 선발진을 구성했던 것과 딴판이다. 대책 마련이 꼭 필요한 부분이다. 선발진 구성만 제대로 갖춰지면 마운드 고민은 저절로 해결된다. 리즈의 마무리 이동뿐 아니라 봉중근 등 부상 선수의 복귀, 우규민 등 군 제대 선수의 합류로 불펜은 큰 폭으로 보강을 마친 상태다.
▲LG는 박현준 김성현의 퇴출, 리즈의 마무리 보직 이동 등에 따란 선발 공백 위기를 '벌떼 마운드'로 정면돌파한다. 일본 전지훈련을 마치고 귀국한 LG선수들이 지난 12일 구리구장에서 훈련을 재개하고 있다. 구리 | 홍승한기자 hongsfilm@sportsseoul.com
선발 공백의 해결책은 '벌떼 작전'이다. 김기태 감독은 "선수는 많다. 선발 로테이션은 8명 정도의 투수를 활용할 계획이다. 기본적으로는 5선발 체제로 가겠지만 부상선수도 발생활 수 있고 여러가지 측면을 고려해 8명 정도는 확보돼야 한다. 2~3명은 1군과 2군을 오가면서 선발 로테이션에 참여할 것이다. 선발 투수 육성의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8인 선발'에 포함될 후보군은 하나둘씩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통해 최종 점검을 받고 있다. 주키치와 임찬규가 중심 축을 이룬다. 새로운 '원투 펀치'다. 주키치는 지난 해 10승을 거둔 검증된 외국인투수다. 올 해 1선발의 중책을 맡는다. 지난 해 신인으로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9승을 챙긴 임찬규는 올 해 '붙박이 선발'로 나서 박현준의 공백을 메운다. 그 뒤에는 이대진 김광삼 정재복 신재웅 등 30대 베테랑과 유원상 임정우 등 20대 영건들이 경쟁한다. 부상 탓에 오키나와 훈련에 참가하지 못한 좌완투수 이승우도 18일 삼성과 시범경기에서 4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눈도장을 찍었다. 신인 좌완투수 최성훈도 시범경기에서 무실점 행진을 하며 경쟁구도에 뛰어들 태세다. 필승 계투조에서 던질 우규민의 선발 전환도 가능한 시나리오다. 김 감독도 "우규민은 일단 불펜에서 활용하지만 투구수를 늘린 뒤에는 선발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우규민은 지난 해 경찰청에서 선발투수로 나서 15승무패 방어율 2.34를 기록하며 퓨처스리그 다승.방어율 1위를 차지했었다.
주키치 외 확실한 선발 자원을 갖지 못한 LG가 '인해전술'로 위기를 정면 돌파한다.
박정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