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아프리카에서 밀려드는 난민으로 《죽음의 바다》로 변한 지중해가 유럽국가들의 잇단 구조예산 감축으로 또 다른 위기에 휩싸이고있다. 관할주체와 예산, 활동범위가 대폭 줄어들면서 《피의 바다》 지중해에 대한 우려가 한층 높아지고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14일 《난민은 더 많아지는데 구조지원은 줄어들고있다》며 《유럽련합(EU) 산하 조직(프론텍스)에 난민구조는 버거운 일》이라고 보도했다.
▶ 유럽 각국 난민구조예산 잇단 삭감
이딸리아 해군 주도의 《마레 노스트룸(라틴어로 우리의 바다)》작전은 지난달로 종료됐다. 이 작전은 지난해 10월 이딸리아령 람페두사섬으로 밀입국을 시도하는 이민선이 침몰하면서 360명이 사망하자 나온 대책이다. 매달 투입되는 예산만 900만유로에 달했다.
경기침체에 시달리는 이딸리아정부는 《마레 노스트룸》에 1억 1400만유로를 지출하면서 국내 불만에 직면했다. 영국도 이딸리아로 들어온 난민이 EU의 《역내 이동의 자유》를 타고 도버해협을 넘어오는것에 날을 세웠다.
일각에서는 《〈마레 노스트룸〉이 더 많은 난민이 국경을 넘도록 부추기고있다》며 《이들은 구조작전 덕분에 생존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같은 회의론이 부상하자 지중해난민 구조작전은 이달부터 EU 국경수비대 《프론텍스》가 맡는 《트리톤 패트롤》로 대체됐다. 예산도 매달 300만유로로 3분의 1수준으로 줄었고 수색반경도 이딸리아 령토에서 30마일 이내로 축소시켰다.
FT는 《이렇게 되면 람페두사섬과 리비아 사이의 수색사각지대가 100마일에 이른다》며 《이 지역에서 난민선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구조가 힘들어져 수개월내에 희생자가 급증할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프론텍스》는 《30마일 넘어선 바다에서도 〈비상콜〉에 대응할수 있다》고 주장했다. 《트리톤 패트롤》작전에 에스빠냐 군함과 핀란드 수색항공기, 화란 고속경비정 등이 포함돼 있기때문이다.
《프론텍스》의 대변인 이자벨라 쿠퍼는 《우리는 지중해에서 생명을 구하기 위한 의무를 다할것》이라며 《트리톤 작전의 주안점인 국경수비는 물론 위험에 처한 난민선 수색과 구조작업을 병행할것》이라고 말했다.
▶ 중동불안 가중속 난민수는 급증
지중해 난민수는 올들어 급증하고있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10월까지 지중해를 건너 이딸리아로 들어온 난민이 15만 4075명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3만 8882명에서 4배가량 늘어난것이다. 올해 가자지구를 둘러싼 중동정세 악화가 지중해 난민수를 급팽창시켰다.
지난 9월에는 가자지구 출신의 난민 450명을 태운 보트가 다른 난민선과 충돌하면서 바다에 수장되는 참사가 일어나기도 했다.
아울러 올해 난민중 2만 3735명은 아이들로 나타났다. 이들중 절반 이상이 보호자가 없이 혼자 국경을 넘었다.
편집/기자: [ 리미연 ] 원고래원: [ 본지종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