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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정의 연예직설] 육아 예능을 보는 보통 부모의 씁쓸함

[기타] | 발행시간: 2015.02.13일 09:57

[enews24 오미정 기자] 요즘 TV에 육아 예능이 넘쳐납니다.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 SBS '오 마이 베이비'에 얼마전 끝난 MBC '아빠 어디가'까지. 시청자들은 TV 속 귀여운 아이들의 모습에 혼이 쏙 빠졌습니다.

육아 예능은 단지 아이들의 귀여움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았죠. 연예인의 육아 얘기를 통해 육아의 고통도 전했습니다. 아이가 있는 사람은 있는 사람 나름대로 공감하며 재미를 느꼈고, 아이가 없는 사람은 없는 사람대로 신세계를 접하며 신선함을 느꼈습니다. 일단 육아 예능은 겹치기 출연을 하는 연예인들이나, 낯설기만한 아이돌들이 나와서 하는 신변잡기 토크 예능 프로그램보다는 확실히 재미있습니다.

기자는 9개월 아기를 둔 엄마입니다. 그래서 육아 예능에 더욱 공감이 갑니다. 열심히 챙겨보며 육아 정보를 얻기도 하지요. 그런데 가끔 그 육아 예능을 보면서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낍니다.

우리 부부는 맞벌이를 하는 탓에 아이와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없습니다. 아이와 보내는 시간이라고는 고작해야 퇴근 후 잠깐입니다. 아이는 이내 잠이 들어 더 놀 수 없습니다. 아이 아빠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빠는 아이가 잠든 후 집에 와서 깰 때 즈음 출근을 합니다. 아이를 사랑하지 않는 것도 아닌데, 밥벌이의 의무감 때문에 아이와 도통 시간을 보낼 수 없습니다.

그런 우리 부부, 더 나아가 많은 맞벌이 부부들에게 TV속 육아 예능은 부러운 신세계입니다. 아이와 시간을 보내는 아빠, 혹은 엄마의 이야기는 재미를 넘어 부러움 그 자체입니다. 아이와 함께 여행을 떠나고, 스키장에 가고, 시장에 간다는 것이 힘들다는 것을 잘 압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많은 부모들, 특히 아버지들은 그 힘듦마져도 너무 부러워하고 있다는 사실을 꼭 좀 기억해줬으면 합니다.

남편은 육아 예능을 보며 시기 어린 말투로 얘기합니다. "연예인들은 좋겠다.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며 방송 촬영도 하니까"라고. 그 말 속에는 "나도 시간만 있으면 내 아이와 저렇게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말이 숨겨져 있습니다.

육아 예능에 출연하는 연예인들, 혹은 연출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이 것입니다. 연예인들이 '어렵다'고 말하는 방송 속 육아의 과정조차도 누군가에게는 너무 부러운 상황이라는 점입니다. 첨언하면, 그만큼 더 책임감을 갖고 만들어 달라는 것입니다.

그런 부분에서 육아 예능에 대거 등장하는 PPL이나, 아이와의 함께 하는 고가의 체험 이벤트는 시청자들의 씁쓸함을 더합니다.

요즘 유행하는 육아용품 브랜드에는 '어느 방송에 누가 사용한 것'이라는 광고 문구가 종종 등장합니다. 어떤 연예인은 아예 방송에서 자신이 사용했던 육아용품의 모델이 됐습니다. 어떤 출연자의 집을 유심히 보니, 매번 거실에 까는 매트가 달라지기도 합니다. 모두 PPL인듯 보입니다. '리얼'한 재미를 느끼기 위해 육아 예능을 보는 것인데, 인위적인 PPL이 지나치게 많이 등장하니 시청자 입장에서 배신감까지 듭니다.

저 역시도 연예인들의 화려한 육아 용품을 보며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꼈습니다. 샘이 나서 몇몇 육아용품은 직접 구매하기도 했습니다. 대중문화를 오랫동안 취재를 해 온 기자임에도 아이 문제가 걸리니, PPL임을 알아도 구매욕구가 생기더군요. 기자도 이럴진데, 시청자들은 얼마나 부러움을 느꼈을까요.

해외여행 등 비용이 많이 드는 체험을 하는 모습은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큰 마음을 먹지 않고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많은 '럭셔리' 체험들은, 보통의 부모들에게 '그림의 떡'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해외에서 홈스테이를 하고, 스키장에도 갑니다. 논란 속에 하차한 한 연예인은 리조트 안에 위치한 집에서 아이에게 승마 교육까지 시켰습니다.

글의 초반에도 얘기했지만, 저도 육아 예능을 정말 재미있게 봅니다. 이런 '지적질' 역시도 사실은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의 산물입니다. 육아 예능 출연자와 제작진이 조금만 더 시청자들의 눈높이에서, 그들의 마음을 이해하며 프로그램을 만들어 준다면 이런 조금의 아쉬움도 사라질 듯 합니다. 그래야 괜히 TV를 보며 들었던 아이에 대한 알 수 없는 죄책감도 사라질 것만 같고요.

오미정 기자 omj0206@enews24.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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