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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의 꿈 50대에 이루었다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5.04.29일 09:11
(흑룡강신문=하얼빈)리수봉 기자= 10대에 꾸었던 꿈을 40여년이 지나 50대에 이루었다. 이것은 한 50대 녀성한테서 생긴 이야기이다.

  그 주인공은 흑룡강성 상지시조선민족문화관 리미영(52세)관장이다.

  흑룡강성내에서 조선족이 비교적 집중된 곳으로 알려진 상지시는 1984년부터 해마다 상지시조선족음력설맞이 련환모임을 조직해 왔는데 이젠 조선족의 문화브랜드로, 간판행사로 정착했다. 이 행사가 지난해 제30회를 맞이했는데 20회는 그녀가 1994년 관장직을 맡은후 조직한것이다. 그래서 리관장이 상지시 간판행사의 중심에 서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한족들한테 조선족 무용을 배워주며 '단결, 진보'를 슬로건으로 내세우는 등 그 지역에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리미영 관장(좌)이 한족 아줌마한테 조선민족무용을 가르치고 있다. /본사기자 

  리관장은 10대 시절에 연변예술학교에 입학해 무용배우가 되는것이 꿈이였다고 한다. 그녀는 12~13살 때 우연히 신문에 실린 예술학교 학생모집 광고를 보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연변에 시험 보러 가겠다고 말하니 어머니가 한숨을 내쉬었다. 시험을 보려면 등록비 30원을 내야했다. 어머니는 집에 돈이 없어 보낼수 없다고 말했다. 리관장은 울음을 터뜨렸다. 후에 어머니가 돈을 구해다주어 몇몇 학생이 통일로 갔다. 당시 리관장은 키가 작은데다 무용복도 제대로 없어 촌스럽게 보였던지라 탈락했다. 그래도 꿈을 저버릴수 없어 이듬해 또 예술학교에 시험보러 갔었다. 역시 탈락이였다.

  그래서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예술학교 꿈을 접고 고중을 졸업하고 유치원에서 1년간 어린이들을 가르치다 목란문공단에 입단, 2년간 배우, 과외지도, PD로 근무하다 1983년 상지시조선민족문화관에 출근하게 되였다.

  그때로부터 리관장은 조선민족무용을 가르치는데 전념했다. 1994년 말부터 관장으로 사업하면서 무용보도에 박차를 가했는데 1년 내내 한주일에 2번씩 청년조, 중년조, 로년조로 나누어 무용을 가르쳤다.

  청년조는 조선족소학교와 중학교 두개반을 가르치며 중년조는 한족 아줌마반, 로년조는 로인협회 회원반인데 20명이 춤을 배운다. 전에 최고로 60명이 무용을 배운적도 있었는데 대부분 60~70세 로인들이였다.

  후에 입소문을 타고 한족 아줌마들이 조선민족무용을 배우러 찾아왔다. 처음에는 반가운 마음에 한족 아줌마들이 찾아오면 무조건 다 받아들였는데 후에는 춤 재능이 있는 연출이 가능한 사람들만 받았다. 리관장은 한족들한테 민족문화를 전파한다는 자부심에 열심히 가르쳤다.

  2008년 10월 서울국제로인예술축제가 서울에서 열렸는데 리관장은 흑룡강성의 유일한 대표팀으로 한족 아줌마 무용반을 데리고 공연에 참가했다. 당시 서울공연에 참가했던 한족 아줌마들은 국제무대에 올랐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런 모습을 보며 리관장은 자신이 하는 일에 보람을 느꼈으며 더 열심히 가르쳐야 겠다고 다짐했다.

  "문화관에서 의무적으로 무료로 민족무용을 가르쳐야 한다는 요구는 없습니다. 내가 스스로 가르치는것이지요."

  리관장은 고생을 사서 한다는 말을 들을 때도 있지만 우리 민족무용을 널리 보급한다는데서 보람을 느끼고 있었다.

  리관장은 장구춤, 부채춤, 키춤, 동이춤 등 조선민족무용을 가르치는 외에 장족무용과 신강무용도 가르친다.

  이렇게 민족무용을 가르치는데 전념하다 어느덧 50대에 들어선 리관장한테 10대에 꾸었던 꿈을 이룰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리관장은 40년만에 찾아온 기회를 놓치고싶지 않았다. 지난해부터 원 연변예술학교에서 문화반을 조직해 무용, 악기, 농악무 그리고 리론지식을 가르쳤다. 리관장은 무작정 문화반에 신청했다. 문화반에 학원이 50~60명 되는데 그가 나이가 제일 많다고 한다. 그는 "우리 딸보다 더 어린 학생들이 있다"며 미소를 지었다.

  "드디여 예술학교 문에 들어섰다는 생각에 정말 감동되였어요. 어린 시절의 꿈을 이룬것이잖아요." 그러면서 "학교 기숙사 침대에 누워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20대들 속에서 춤을 추노라니 20대로 돌아간 기분이란다. 그래도 나이가 들어 부끄러워 구석진 곳을 찾아 련습했고 회보공연때는 영향을 줄가 걱정돼 사람들의 눈에 잘 띄지 않는 제일 뒤줄에 섰다고 한다.

  처음에는 춤을 가르치는 선생님도 의아해서 단위에 젊은 사람이 없는가고 물었다. 배우고싶은 욕심에 왔다고 대답하니 선생님도 머리를 끄덕이였다. 장구춤을 출 때 손가락이 터져 피가 났지만 20대들 못지 않게 열심히 배웠다. 상모춤도 배웠다. 지난해부터 이렇게 련속 2년 다녔다.

  한편 리관장은 인재 발굴에도 심혈을 기울이였다. 2010년 조선족 9명, 한족 1명으로 관악반을 설립했는데 최고령자가 72세, 최년소자가 36세, 대부분 퇴직간부들이다. 매주 2번씩 모여 련습을 하는데 여기서는 나이가 정말 수자에 불과하다. 이 관악반이 상지시 음력설 련환만회에서 관악연주를 맡는다.

  하루종일 춤을 추고 또 춤을 가르치고 집에 들어가면 침대에 그대로 쓰러질 때가 한두번이 아니라고 한다. 그때마다 남편한테 미안한 감이 든다고 한다.

  리관장의 사무실에는 상장들이 수두룩했는데 흑룡강성문화청에서 받은 뭇별상(群星奖)이 30여년간의 그의 로고를 잘 알려주는듯 했다. 뭇별상은 문화부가 설치한 군중상으로서 군중문화 보급에 기여를 한 사람에게 주는 상이다.

  퇴직후에는 뭘하고싶은가고 묻자 리관장은 "그냥 푹 쉬고싶다"고 말했다. 인간으로서의 솔직함이 풍겨와 더 아름다워 보였다. 그러나 그녀는 분명 새로운 꿈을 꾸고 있었다.

  hljcfb@163.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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