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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오딧세이] 명왕성 사진 한장 받는데 5시간...우주는 아직도 PC통신 시대

[기타] | 발행시간: 2015.07.19일 04:41

미국항공우주국 무인 탐사선인 뉴호라이즌스호가 촬영한 스푸트니크 평원의 모습. 지금까지 인류가 포착한 명왕성 사진 가운데 가장 가까운 곳에서 촬영된 사진이다. /미국항공우주국 제공

미 항공우주국(NASA)의 무인(無人) 우주탐사선 뉴호라이즌스호가 명왕성에 가장 가까운 지점으로 스쳐 지나가면서 촬영한 생생한 영상이 속속 지구에 도착하고 있다. 뉴호라이즌스호는 이달 14일 오후 8시 49분 57초 명왕성에서 1만2550㎞ 떨어진 지점을 성공적으로 지난 뒤 4일간 그간 베일에 싸였던 명왕성과 최대 위성인 카론의 비밀을 밝혀줄 영상과 데이터를 속속 보내오고 있다.

NASA는 이달 15일 뉴호라이즌스호가 명왕성에 가장 가깝게 접근해 적도 부근을 찍은 사진을 공개하고 1억년 이내에 생성된 높이 3500m 얼음 산맥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 17일에는 명왕성 적도 부근에서 발견된 ‘톰보 영역’으로 불리는 하트모양의 지형에서 평평한 형태의 얼음 평원 모습을 포착한 사진을 공개했다. 이어 18일에는 명왕성의 대기에서 빠져나온 질소 이온이 태양에서 날아온 태양풍의 영향을 받아 명왕성 주위에 긴 꼬리를 만들고 있다는 정보와 명왕성 표면에 일산화탄소 얼음층이 있다는 분석 정보도 보내왔다.

그랜드피아노 크기의 뉴호라이즌스호에는 명왕성의 신비를 풀어줄 광학관측카메라인 로리(LORRI)와 적외선카메라인 랠프(Ralph), 자외선센서인 앨리스, 태양풍측정장치(SWAP), 명왕성 에너지입자분광기(PEPSSI) 등 각종 관측장비가 실려 있다.



이 탐사선은 이처럼 먼 곳에서 생생한 명왕성의 모습을 지구로 보내기 위해 X밴드라는 주파수를 사용한다. 국제통신연합(ITU)에 따르면 7~11.2기가헤르츠(GHz)의 대역을 사용하는 이 주파수는 주로 레이더나 인공위성 통신 등에 이용되고 있다. 미국의 차세대 미사일 방어체계인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 사드)의 탐지 레이더는 물론, 목성과 토성을 탐사한 보이저와 화성 탐사선인 바이킹, 최근 토성 탐사선인 카시니 호이겐스호와 큐리오시티와 지구를 잇는 통신에 활용된다. NASA는 미국 캘리포니아와 오스트레일리아의 캔버라, 스페인 마드리드에 설치된 지름 70m인 안테나로 수신하는 심우주통신망(DSN)을 통해 탐사선과 교신을 하고 있다.

하지만 뉴호라이즌스호가 포착한 명왕성에서 선명한 사진을 받아보려면 상당한 인내심이 필요하다. 뉴호라이즌스호는 명왕성에서 약 510만㎞ 떨어진, 지구에서 47억7972만㎞ 떨어진 곳에서 카이퍼 벨트를 향해 날아가고 있다. 이는 지구에서 태양까지 거리의 32배에 이르는 먼 거리다. 이런 이유로 탐사선이 지구로 데이터를 보내는 데는 최소 4시간 이상이 걸린다. 이달 15일 오전 탐사선이 명왕성 도착한 이후 지구로 보내온 첫 교신 신호도 초당 30만㎞를 날아 4시간 20분만에 지구에 도착했다.

뉴호라이즌스호는 데이터를 확 줄여 보낼 수 있는 압축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데이터를 압축해도 한계는 있다. 탐사선이 멀어지면서 신호가 약해지면서 데이터 전송 속도도 떨어진다.

지구에선 스마트폰으로 고화질 영화 한편을 75초만에 내려받는 시대지만, 먼 우주를 항해하는 탐사선은 아직 1980년대 PC통신 수준이다. 뉴호라이즌스호에 설치된 통신용 모뎀의 속도는 목성을 지날 때 초당 32킬로비트(Kb)지만, 명왕성을 지나면서 초당 1 Kb로 떨어진다. 4메가바이트(MB)인 음악 파일 1곡을 보내는 데는 약 17분이나 걸린다. 가로세로 100m를 한점으로 인식하는 광학카메라 ‘로리’가 촬영한 고해상도 사진은 2.5메가비트(Mb)까지 압축되지만, 이 사진 한 장을 전송하는 데는 42분이나 걸린다. 4세대 이동통신인 롱텀에볼루션(LTE)으로 고화질 영화 17편을 내려받는 동안 우주에서는 사진 한 장을 가까스로 전송받는 것이다. 탐사선에서 지구까지 신호가 날아가는 시간까지 감안하면 한 장의 사장을 완전히 받아보는데 5시간 2분이나 걸리는 셈이다.

NASA와 뉴호라이즌스호를 공동 운영하는 존스홉킨스대 응용물리학연구소(APL)는 이런 속도라면 하루에 최대 34장의 사진을 받아볼 수 있고 한달에 최대 1045장의 사진을 얻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탐사선이 명왕성을 지난 지 4일이 넘었는데도 NASA 측이 예상과 달리 다수의 사진을 공개하지 못하는 것도 이처럼 우주 환경이 열악한 탓이다.

뉴호라이즌스호는 내년초 카이퍼벨트에 도착할 때까지 명왕성의 최근접점을 지나며 각종 센서와 카메라가 수집한 15GB가량의 정보를 메모리에 저장했다가 단계적으로 차례로 지구로 송신할 계획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포트 어윈에 설치된 지름 72m 심우주통신망(DSN) 안테나가 명왕성 탐사선인 뉴호라이즌스호가 보내온 명왕성의 모습을 담은 신호를 수신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미국항공우주국 제공

[박근태 기자 kunta@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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